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부끄럽지만 몇 년 전부터, 특히 소팔가자를 방문한 작년부터
성 김 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저에게 도전이요 화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단한 열성으로 쫓지는 못할지라도
간간이 김 대건 신부님의 삶과 영성을 뒤적여보았습니다.

올해는 두 측면에서 김 대건 신부님의 삶과 영성을 조명해봤습니다.
첫째는 패가망신입니다.
둘째는 순례자와 나그네의 삶입니다.

김 대건 신부님의 삶은 한 마디로 패가망신(敗家亡身)의 삶입니다.
신앙 때문에, 천주교 때문에 잘 나가던 집안이 완전히 망했습니다.
1830년 할아버지 김 택현이 먼저 신앙 때문에 돌아가셨고,
1839년 아버지 김 제준이 신앙 때문에 돌아가셨는데,
그것이 사위, 즉 김 대건 신부님 자형의 밀고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1836년 김 대건 신부님을 유학 보내고 이런 변을 당한 어머니는
거의 실성한 사람처럼 살다가 1845년 잠깐 아들을 만났는데
그 아들 김 대건 신부님마저 돌아가십니다.

어제 김 대건 신부님 대축일 제 1 저녁기도 성무일도를 바치는데
시편 118편의 다음 구절이 마음에 꽂혔습니다.
“나는 죽지 않으리라 살아보리라,
주님의 장하신 일을 이야기 하고자.”
이 말은 이런 뜻도 되는 것이지요.
이 세상 애착 때문에 구차하게 그리고 꾸역꾸역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산다면 주님의 장하신 일을 이야기하고자 더 살려는 것이고,
그런 것이 아니라면 일찍 죽어도 좋고,
또 주님의 장하신 일을 이야기하기 위해 살기도 하지만
주님의 장하신 일을 이야기하기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입니다.
“나는 살아도 주님을 위해 살고 죽어도 주님을 위해 죽습니다.”

지난 주 선교사 형제들과 피정과 연수를 하였는데 피정도 좋았지만
선교사 형제들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던 연수가 더 좋았습니다.
그때 한 형제가 아주 대담한 얘기를 하였습니다.
우리의 선교가 하느님 뜻에 맞지 않고,
우리가 하느님 뜻대로 잘 살지 못해서 망하는 것이라면
죽은 자식 불알 만지듯 살리려 해서는 안 되고
우리의 선교는 망해야 하며,
망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자기를 비워야 한다는 얘기고
그만큼 하느님 뜻대로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얘기지요.

실상 우리는, 아니 나는 망해야 합니다.
하느님 뜻대로 못 사는 나는 망해야 하고,
하느님 뜻대로 살기 위해 내가 망해야 합니다.
내가 망하지 않고는 하느님 뜻대로 절대로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패가망신한 김 대건 신부님의 삶이 저에게 주는 도전입니다.

두 번째는 순례자와 나그네의 삶입니다.
이것은 프란치스칸의 삶이지만 프란치스칸만의 삶은 아니지요.
주님을 따르다보니, 주님의 뜻을 따르다보니
자연히 순례자와 나그네가 된 것입니다.
김 대건 신부님은 25세 짧은 생을 정말 순례자와 나그네로 사셨습니다.
우선 돌아다닌 거리가 엄청납니다.
마카오, 필리핀, 상해, 만주를 걸어서 다녔고,
한국에 들어와서는 다시 낙엽 같은 배로 중국으로 가셨으며,
또 다시 배로 가시려다 붙잡혀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순례자와 나그네의 삶을 실제 발로 몸으로 사시기도 하셨지만
마음과 정신으로 그 삶을 사신 것이 더 찡합니다.
15살 그 어린 나이에 어찌 떠납니까?
75세에 고향을 떠난 아브라함도 대단하지만
15살에 떠난 김 대건 신부님도 정말 대단합니다.

제가 만나는 새터민 아이들 얘기를 들어보면 정말 기가 막힙니다.
그 어린 나이에 중국과 몽고를 떠돌다 한국에 온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제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고
그야말로 어려움 정도가 아니라 사선을 넘나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김 대건 신부님은 그들처럼 내몰려서 그런 면도 있겠지만
하느님을 위한 선택이고 결단이었습니다.
그 어린 나이에 무슨 마음으로 이런 선택을 하고
어떤 정신으로 이런 결단을 내렸는지 감탄을 하게 됩니다.
그 어린 나이에 선택한 것을 위해 모든 것을 버렸고,
그 소중한 것들을 버린 만큼 선택한 것에 All-in한 것이었습니다.

그분의 축일을 지내는 오늘,
버리지 못하기에 선택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다 소중하기에 제일 소중한 것이 없는 우리에게,
이런 김 대건 신부님은 엄청난 도전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 도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고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엄청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고
간단하게 무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돌아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1.07.05 17:57:39
    지난 유월에 성 김대건 신부님 생가에서
    눈물을 흘리며 미사를 드렸던 것을 기억하며

    성 김대건 신부님의 하느님께 드리는
    열정과 사랑을 본 받아야 겠습니다.

    지금의 편안한 신앙생활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 ?
    홈페이지 하늘이 2011.07.05 17:57:39
    김대건신부님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아립니다.
    그주님이 아니고서는 어찌 이런 일이 가능이나 하겠습니까..
    그 신앙, 그 믿음을 되돌아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8Jul

    연중 17주 목요일- 나의 곳간은?

    “하늘나라의 제자가 된 율법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 것도 꺼내고 헌 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나의 곳간은 어떤 곳간인가? 빈 곳간인가, 가득한 곳간인가. 헌것으로 가득한가, 새것으로 가득한가. 쓰레기, 잡동사니로 가득한 곳간일 바엔 빈 곳간이 낫겠지...
    Date2011.07.28 By당쇠 Reply8 Views1099
    Read More
  2. No Image 27Jul

    연중 17주 수요일- 나날이 새로운 삶

    “하늘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저는 오늘 좋은 진주를 찾아다니는 상인이 부럽습니다. 저는 좋은 진주를 찾아다닐 마음이 그리 없기 때문입니다. 좋게 이해하면 지금, 여기에 제가 만족하기 때문이고 나쁘게 얘기하면 현재에 안주하기 때문입니...
    Date2011.07.27 By당쇠 Reply0 Views771
    Read More
  3. No Image 26Jul

    연중 17주 화요일- 나는 밀일까, 가라지일까?

    “가라지는 악한 자의 자녀이다.” 나는 밀일까, 가라지일까? 가라지가 아니라 밀이고 싶지만 가라지가 아니라고 도저히 말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제 주제가 실제 그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라지이면서 밀이라고 감히 주장할 정도로 뻔뻔스럽지 않기 위해서...
    Date2011.07.26 By당쇠 Reply0 Views758
    Read More
  4. No Image 25Jul

    성 야고보 사도 축일-야고보는 할 수 있을까?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할 수 있습니다.”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야고보와 요한은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I can do it!”, “I can do it!”합니다. 자신감의 표현으로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정말 야고보...
    Date2011.07.25 By당쇠 Reply0 Views898
    Read More
  5. No Image 24Jul

    연중 제 17 주일- 지혜로운 사람은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지혜를 깨닫는다고 합니다. 지혜를 얻는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살면서 보니 지혜를 깨닫고 얻는 것이 머리의 능력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이라면 머리 좋은 아이가 늙은이보다 더 지혜로울 것...
    Date2011.07.24 By당쇠 Reply1 Views897
    Read More
  6. No Image 23Jul

    연중 16주 토요일- 부정의 부정보다 긍정의 긍정이 더 사랑적

    “가만 두어라. 가라지를 뽑다가 밀을 뽑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 그래서 욕심이 지금보다 더 많았을 때, 그때는 왜 그렇게 잘못만 보이고, 잘못하는 사람, 특히 젊은이들이 잘못하는 것을 보면 저는 여지없이 훈장기질을 발휘하여 고쳐주...
    Date2011.07.23 By당쇠 Reply0 Views845
    Read More
  7. No Image 22Jul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죽음과 부활을 공유하는 사랑

    “마리아 막달레나는 제자들에게 가서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하고 말하였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 부활의 첫 목격자이고 증인입니다. 이런 성녀의 날을 교회가 기념으로만 지낸다는 것은 우리 교회가 너무 남성 중심...
    Date2011.07.22 By당쇠 Reply1 Views130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83 1184 1185 1186 1187 1188 1189 1190 1191 1192 ... 1428 Next ›
/ 142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