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독서 민수기의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아론과 아들들이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축복하라고 말씀하시고,
말씀대로 축복하면 당신도 그들에게 복을 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그리고 설 명절에 우리는 전통적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아론과 아들들처럼 여러분에게 축복하며,
다시 말해서 여러분에게 복을 빌어드리며 두 가지 덕담을 하려고 합니다.
첫째는 여러분도 저도 축복하는 한 해가 되자는 덕담입니다.
이웃을 향한 우리 축복은 우리 행복의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축복 곧 복을 빌어주는 것은,
이웃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것은 남에게 복을 빌어줘야 복이 돌아오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사실 남을 축복해야 남도 나를 축복해주니
복이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라도 축복해줘야 하겠지만
설사 복이 돌아오지 않을지라도 축복해주라는 말이고,
그것은 남이 아니라 나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말입니다.
저주하는 사람보다는 축복해주는 사람이 행복하고,
무엇보다도 축복하는 사람에게 하느님께서 강복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느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아론과 아들들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축복하면 당신도 그들에게 복을 내리시겠다고.
“그들이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주님께서 복음의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바 있듯이
주는 됫박과 받는 됫박은 같습니다.
주는 됫박 따로 있고 받는 됫박 따로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같은 <복 박>으로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는 것이며
같은 <저주 박>으로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는 겁니다.
둘째 덕담은 복을 많이 받으시라는 것입니다.
사람들 가운데는 행복도 욕심부리지 말라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여러분이 복을 많이 받아 많이 행복하시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 정도로 행복하라는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행복이란 만족인데 이 정도로 만족할 줄 알 때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고,
사실 행복한 줄 모르는 것이 불행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복을 많이 받으시라고 하는 것은
지금 받는 복이 부족하다며 욕심부리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많이 주시는 복을 내가 부주의하여 흘려버리거나
나의 복 박이 작아서 넘쳐버리지 않게 하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앞서 얘기했듯이 여러분이 <복 박>을 키우시라는 뜻입니다.
욕심은 버리고 <복 박>은 키우라는 말입니다.
하느님께서 복을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믿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복이 많고 넘친다는 것을 믿는다면
비 올 때 빗물을 받기 위해서 큰 양동이를 마련하듯이.
새 해 주님께서 주시는 복 많이 받아
올해도 행복한 여러분 되시길 빌며 세배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