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962 추천 수 1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저는 참 가증스런 죄인입니다.

오늘 복음의 세리처럼 죄인을 불쌍히 여겨달라는 기도를 하지만

제가 실제로 불쌍한 사람이 되거나

사람들이 저를 불쌍히 여기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은 싫습니다.

 

그나마 이것은 전보다 나아진 것입니다.

전에는 이보다 더 중증의 죄인이었습니다.

전에는 저를 불쌍히 여겨달라고 주님께 청하는 것도 싫었으니 말입니다.

 

지금은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하지만

옛날 미사 경문은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였지요.

저는 그 부분이 그렇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기도할 때마다 “내가 왜 불쌍해?”하고 반감이 들었습니다.

저의 불쌍한 처지를 마음으로부터 인정하기가 싫었던 것입니다.

 

너무도 교만하게 주님 앞에서도 저의 불쌍함을 인정키 싫었던 제가

그래도 이제는 불쌍히 여기시고 자비를 주시라고 기도할 때,

마음에서 거슬러 올라오는 것은 없고 오히려 마음 차분히 가라앉으며

고개가 꼿꼿한 바리사이와는 달리 고개도 자연스럽게 숙여집니다.

여전히 불쌍한 것은 싫지만 주님 앞에 죄인이라는 것은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전히 불쌍한 것이 싫다함은 어떤 것입니까?

주님 앞에 죄인이라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불쌍한 것은 싫다는 것인데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

 

그것은 첫째로 죄의 불쌍함이 아닌 처지의 불쌍함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제일 두려워하는 중풍 병자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중풍에 걸려 누워 지내게 되는 것이 제일 두렵습니다.

정신은 말짱한데 내 수족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빨리 죽지도 못하고 오랫동안 그렇게 누워 지내야 한다면 끔찍할 겁니다.

숫제 치매에 걸려 아무 것도 모르면 오히려 나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런 저의 처지를 겸손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진장 비관할 겁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불쌍한 처지가 되는 것을 싫어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에게 천덕꾸러기가 되거나 신세를 지는 사람이 되는 것 때문입니다.

자존심 때문인 거지요.

 

하느님한테는 무릎을 꿇지만 사람에게는 무릎 꿇기 싫은 겁니다.

하느님한테는 청하지만 사람에게는 아쉬운 소리 하기 싫은 겁니다.

하느님은 의지하지만 사람에게 의존하는 사람은 되기 싫은 것입니다.

 

지금 저의 큰 과제는 이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없애는 것입니다.

그래야 제가 진정 겸손한 사람이 될 것이고,

그래야 제가 아름다운 늘그막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을 저는 저의 어머니를 보면서 참으로 요즘 깊게 생각합니다.

1년 넘게 누워계시는 저의 어머니는 지금 매우 괴로워하십니다.

자식들한테 폐 끼치는 것을 그렇게 괴로워하시며

왜 빨리 하느님께서 데려가지 않으시는지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며칠 전 전화를 드릴 때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제가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기꺼이 잘 모시지 못하는 저희 자식들 잘못인 것도 같고,

자식들에게마저 너무 자존심이 강하신 저의 어머니 잘못인 것도 같고.

아무튼 이래저래 제가 너무 괴로웠지만

어머니를 보면서 제가 얼마나 더 겸손해져야 하는지,

얼마나 더 저의 불쌍한 처지를 잘 받아들여야 하는지 성찰케도 되었습니다.

 

주님, 겸손치 못한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

주님, 저의 어머니도 불쌍히 여기시고, 선종하게 하소서.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박제노 2013.03.09 07:54:22
    오늘 복음을 통해, 지금까지 스스로 세리와 같은 처지로 여겨왔던 제 자신을 뒤돌아 보니, 저 역시 바리사이임을 깊이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어머니를 위해 함께 기도드리겠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8Jun

    연중 11주 화요일-불행한 사람에게만 원수가 있다.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불행한 사람에게만 원수가 있다>   너무 쉽게 얘기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불행한 사람에게만 원수가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에게는 원수가 없습니다. 행복한 사람만 원수를 사랑할 수 있고...
    Date2013.06.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4094
    Read More
  2. No Image 17Jun

    연중 11주 월요일-맞서지 마라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악인에게 맞서지 말라는 말씀이 너무도 인상적이고 감동적입니다. 왜 악인과 맞서고 있냐고 나무라시는 듯도 합니다. 그리고...
    Date2013.06.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747
    Read More
  3. No Image 16Jun

    연중 제 11 주일-사랑의 회개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다윗과 오늘 복음의 여인의 공통점은 주님 앞에 나아온 것입니다. 죄를 지은 것이 둘의 공통점이 아니고 주님 앞에 나온 것이 ...
    Date2013.06.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105
    Read More
  4. No Image 15Jun

    어느 수련자의 강론

    평화를 빕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오늘 복음은 구약의 계명으로 시작됩니다. ‘거짓맹세를 해서는 안 되며 그대로 주님께 해드려야 한다’는 이 계명은  주님께서 모세와 그를 통해 이스라...
    Date2013.06.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546
    Read More
  5. No Image 15Jun

    연중 10주 토요일-하느님 앞에서 떳떳하면 됐지

    “아예 맹세하지 마라.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온 것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하느님께 거짓 맹세하지 말라는 구약의 말씀에서 한 걸을 더 나아가 아예 맹세하지 말라고 하십니...
    Date2013.06.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18
    Read More
  6. No Image 14Jun

    우리가 불구가 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

    연중 제 10 주간 금요일(마테 5,27-32) 평생 살아 오면서 나의 신체 일부분 중에 죄를 짓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가 생각해 본다. 입으로 거짓된 말, 속된 말 등을 하였으니 죄를 지었고, 보아서는 않될 것들을 본적이 있으니 눈으로 죄를 지었고, 들어서는 ...
    Date2013.06.14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2553
    Read More
  7. No Image 14Jun

    연중 10주 금요일-최소한의 법에 안주하지 말라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      <최소한의 법에 안주하지 말라.>   고백성사를 주다보면 참으로 민망하고 답답할 때가 아주 가끔 있습니다. 성사를 보러 들어와서는 지은 죄가 없다고 딱 ...
    Date2013.06.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16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97 998 999 1000 1001 1002 1003 1004 1005 1006 ... 1343 Next ›
/ 134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