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966 추천 수 1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저는 참 가증스런 죄인입니다.

오늘 복음의 세리처럼 죄인을 불쌍히 여겨달라는 기도를 하지만

제가 실제로 불쌍한 사람이 되거나

사람들이 저를 불쌍히 여기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은 싫습니다.

 

그나마 이것은 전보다 나아진 것입니다.

전에는 이보다 더 중증의 죄인이었습니다.

전에는 저를 불쌍히 여겨달라고 주님께 청하는 것도 싫었으니 말입니다.

 

지금은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하지만

옛날 미사 경문은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였지요.

저는 그 부분이 그렇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기도할 때마다 “내가 왜 불쌍해?”하고 반감이 들었습니다.

저의 불쌍한 처지를 마음으로부터 인정하기가 싫었던 것입니다.

 

너무도 교만하게 주님 앞에서도 저의 불쌍함을 인정키 싫었던 제가

그래도 이제는 불쌍히 여기시고 자비를 주시라고 기도할 때,

마음에서 거슬러 올라오는 것은 없고 오히려 마음 차분히 가라앉으며

고개가 꼿꼿한 바리사이와는 달리 고개도 자연스럽게 숙여집니다.

여전히 불쌍한 것은 싫지만 주님 앞에 죄인이라는 것은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전히 불쌍한 것이 싫다함은 어떤 것입니까?

주님 앞에 죄인이라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불쌍한 것은 싫다는 것인데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

 

그것은 첫째로 죄의 불쌍함이 아닌 처지의 불쌍함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제일 두려워하는 중풍 병자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중풍에 걸려 누워 지내게 되는 것이 제일 두렵습니다.

정신은 말짱한데 내 수족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빨리 죽지도 못하고 오랫동안 그렇게 누워 지내야 한다면 끔찍할 겁니다.

숫제 치매에 걸려 아무 것도 모르면 오히려 나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런 저의 처지를 겸손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진장 비관할 겁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불쌍한 처지가 되는 것을 싫어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에게 천덕꾸러기가 되거나 신세를 지는 사람이 되는 것 때문입니다.

자존심 때문인 거지요.

 

하느님한테는 무릎을 꿇지만 사람에게는 무릎 꿇기 싫은 겁니다.

하느님한테는 청하지만 사람에게는 아쉬운 소리 하기 싫은 겁니다.

하느님은 의지하지만 사람에게 의존하는 사람은 되기 싫은 것입니다.

 

지금 저의 큰 과제는 이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없애는 것입니다.

그래야 제가 진정 겸손한 사람이 될 것이고,

그래야 제가 아름다운 늘그막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을 저는 저의 어머니를 보면서 참으로 요즘 깊게 생각합니다.

1년 넘게 누워계시는 저의 어머니는 지금 매우 괴로워하십니다.

자식들한테 폐 끼치는 것을 그렇게 괴로워하시며

왜 빨리 하느님께서 데려가지 않으시는지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며칠 전 전화를 드릴 때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제가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기꺼이 잘 모시지 못하는 저희 자식들 잘못인 것도 같고,

자식들에게마저 너무 자존심이 강하신 저의 어머니 잘못인 것도 같고.

아무튼 이래저래 제가 너무 괴로웠지만

어머니를 보면서 제가 얼마나 더 겸손해져야 하는지,

얼마나 더 저의 불쌍한 처지를 잘 받아들여야 하는지 성찰케도 되었습니다.

 

주님, 겸손치 못한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

주님, 저의 어머니도 불쌍히 여기시고, 선종하게 하소서.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박제노 2013.03.09 07:54:22
    오늘 복음을 통해, 지금까지 스스로 세리와 같은 처지로 여겨왔던 제 자신을 뒤돌아 보니, 저 역시 바리사이임을 깊이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어머니를 위해 함께 기도드리겠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9Jun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고백은 터져나오는 것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오늘 축일 감사송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베드로는 신앙 고백의 모범이 되고, 바오로는 신앙의 내용을 밝히 깨우쳐 주었으며”   그렇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우리 신앙고백의 모...
    Date2013.06.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60
    Read More
  2. No Image 28Jun

    연중 12주 금요일-믿기에 청하고, 더 믿기에 고백한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나병환자의 말은 악령 들린 아이의 아버지의 청원과 비교가 됩니다. 그는 이렇게 얘기하지요. “이제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   이에...
    Date2013.06.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213
    Read More
  3. No Image 27Jun

    연중 12주 목요일-어떻게 살 것인가?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성 프란치스코의 전기는 정말 너무도 많아서 프란치스칸인 저도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 모릅니다. 여러 전기 중에서 으뜸으로 치는 것은 아무...
    Date2013.06.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567
    Read More
  4. No Image 26Jun

    어느 수련자의 강론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라고 하십니다. 그들은 양의 옷차림을 하고 오지만 속은 게걸 든 이리라고 하십니다.   거짓 예언자들이란 어떤 자들일까요. 아무래도 거짓이라는 수식어가 붙듯이 진실 되지...
    Date2013.06.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114
    Read More
  5. No Image 26Jun

    연중 12주 수요일-안에서 새는 쪽박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   아시다시피 저는 지금 수련자와 살고 있는데 가끔 자신의 행동에 대해 괴로워하고 후회하는 형제들을 보게 됩니다.   화를 내지 말아야 하는데 참지 못해서 화를 낸 것 때...
    Date2013.06.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649
    Read More
  6. No Image 25Jun

    남북통일 기원 미사-믿음의 희망과 용기가 있어야만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우리 가운데 많은 분들이 근자에 남북 간에 있었던 일들을 보고 또 다시 좌절감을 느꼈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지난 5년 간 끊...
    Date2013.06.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310
    Read More
  7. No Image 24Jun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가리키는 사람인가, 가르치는 사람인가?

    "그분께서는 내 뒤에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고승이 온다는 말에 사람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어 절은 발 디딜 자리가 없을 지경으로 가득 찼습니다. 마침내 스님이 와 자리를 잡았는데 밤이 되도록 아무런 ...
    Date2013.06.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12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98 999 1000 1001 1002 1003 1004 1005 1006 1007 ... 1347 Next ›
/ 134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