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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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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성 이냐시오의 영광(1685)
   가 : 안드레아 포초(Andrea Pozzo1642-1709​)
   기 : 171 평방미터
소재지 : 이탈리아 로마 성 이냐시오 성당

가톨릭 건축 양식의 특징은 다양성과 함께 너무도 독창적인 양식이라는 데 있다.

신앙 내용의 심원성을 표현하기 위해 시대마다 다양한 표현을 함으로써 한 종교의 특징을 하나로 표현하기 힘든 다양한 양식의 건축술이 탄생했는데 이 작품은 로마의 어느 성당에 있는 천장화이다.



우리나라 불교 사원에도 큰 절에는 천장화가 있지만  그 양식이 기하학적인 무늬를 주제로 해서 획일적인 형태가 특징임에 반해  이 작품은 예수회를 창설한 이냐시오 성인의 생애를 천장에 그리면서 평면화가 아닌 원근법을 사용한 입체적인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예수회 수도자로서 이 작품에서  창설자의 삶을 통해 자기 수도회에 대한 긍지와 사명감을 표현했다.



이천 년 교회 역사에서 가장 슬프고 충격적인 사건은 16세기에 있었던 마르틴 루터로 시작된 종교개혁으로 가톨릭과 개신교가 분리된 것이고 가톨릭 편에서 보면 대단한 손실과 수치심을 유발하는 것이었다.



손실은 유럽 전체를 장악하던 가톨릭 세력이 많이 떨어져 나간 것이고 여기에 겹쳐 교회의 부끄러운 부분이 유럽 전체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교회의 부패라는 것은 신자 전체가 아닌 신자들을 바른길로 이끌 책임이 있는 교회 지도자들의 부패이긴 해도 참으로 이 부패가 교회 전체에 준 상처와 해독은 대단했다.



독일 속담에 “생선이 썩을 때 머리 부분부터 썩는다”라는 표현대로 교회 지도층의 부패는 교회 전체의 부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교회가 지녀야 할 명예에 큰 먹칠을 하게 되었다.



이럴 때 하느님께서 특별한 안배를 하셔서 이냐시오 성인의 통해서 예수회라는 수도회를 만들어 교회의 실지 회복뿐 아니라 자기 정화의 역할을 안배하셨고 이 역할을 위해 성 이냐시오 성인이 불림을 받았다.



스페인에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여느 귀족 젊은이와 같이 출세를 위해서 전쟁에 참전했다가 안타깝게도 부상을 당했다.



수술 후 요양 과정에서 심심풀이로 젊은 귀족의 수준에 맞지 않는 어떤 프란치스칸 수도자가 쓴 심신 서적을 읽었다.

세상의 야망에 들떠서 신앙은 그저 관습의 준수 정도로 여기던 그에게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유치한 이 책의 내용은 망치처럼 그의 가슴을 치게 했다.



세상에서 유능하고 출세한 인간이 되기 위해 출세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투신하는 그에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을 보니 자기 삶이 너무도 시시하게 여겨져서 회심 후 신앙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성지 순례를 동반한 은둔 생활을 통해 깊은 신앙 체험과 수행을 한 후 사제가 되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일하기로 결심하고 사제의 수업을 시작했으나 이 역시 참으로 녹록지 않은 것이었다.



늙은 나이에 시작한 학업이 순탄치 않은 데다 당시 교회를 정화한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악랄한 종교재판소는 새로운 생활을 꿈꾸는 그를 이단자로서 의심하면서 교회로부터 도움이 아닌 박해 수준의 고통을 받으면서 그의 삶은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신앙으로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몇 명의 추종자들과 함께 예수회라는 수도 단체를 세워 이 단체의 힘으로 가톨릭교회가 새로운 선교지를 확보하고 신앙의 내용을 확실히 천명하는 교회의 개혁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작가는 예수회 평수도자로서 예술을 통해 예수회의 목표인 하느님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을 큰 사명감을 느끼며 수도 생활을 했다.

그의 작품 활동은 단순히 예수회 수도자로서의 소임 수준이 아닌 그 자체로 하느님의 영광을 세상에 전한다는 영성적 활동이었다.



그는 예술을 통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을 자기 삶의 사명으로 생각해서 지성이나 학문을 중요시하는 예수회에서 주류 신분이 되기 어려운 평수사의 삶을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며 작품 활동을 했다.



로마에는 예수회 본부 성당으로 예수 성당이 있는데 이 성당은 창설자이신 이냐시오의 삶을 기억하는 공간으로 건축하면서 천장화를 맡게 되었다.



16세기부터 로마를 중심으로 바로크(Baroque)라는 건축 양식이 시작되는데 이것은 공교롭게도 예수회원들이 자기들의 정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물론 이 양식의 건물은 관청이나 다른 용도의 건물도 교회 외에도 있었으나, 예수회원들은 자기들의 목표가 하느님의 더욱 큰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기에 화려한 양식의 이 성당이 예수회 정신을 담는 데 적합한 것으로 여겨 자기들의 영성을 표현할 수 있는 건축 양식으로 채택하게 되었다.



교회의 부패로 교회가 지녀야 할 권위가 실추되고 많은 신자가 떠나 초라해진 교회를 좀 더 생기 있고 매력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선 화려하고 발랄한 양식이 어울릴 것이란 생각으로 예수회원들은 이양식을 도입했고, 결과적으로 교회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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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옷을 입은 성 이냐시오의 위에 큰 빛이 쏟아지고 있다.

성부께서 발원하는 빛이 성자 예수님을 통해 성 이냐시오에게 쏟아지고 있다.


화면 전체가 큰 빛과 영광의 잔치를 연상시키고 있는 화면에 이 모습은 성이냐시오를 통해 표현되는 예수회의 진정성을 선명히 드러내는 것이다.



예수회는 하느님의 더욱 큰 영광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사람들의 수도회이고 바로 성부로부터 성자 예수님을 통해 이냐시오에게 전달된 것이라는 뜻이다.



예수회의 정통성은 인간의 생각이나 역사의 결실이 아닌 하느님의 도움, 하느님의 뜻에 전적으로 협력할 때 이루어지는 것임을 상기시키기 위해 창설자의 어떤 활동을 강조하기보다 하느님과 일치되고 있는 모습을 정통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당시의 부패로 무기력해지고 침체된 교회를 회생시키기 위해선 어떤 인간적인 수단이나 제도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한 순수한 열정으로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이 부분을 통해 창설자는 오로지 하느님께 매달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도구로서의 삶을 사신 분이심을 강조하면서 종교가 제도화되면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인위적인 조작이나 제도의 허구성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 이런 창설자의 영성으로 시작된 예수회도 이 세상 만사 하느님의 뜻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적인 성공이나 성과와 일치되는 것으로 속단해서 역사에서 많은 착오를 하게 되고 정치 집단의 성격을 보이면서 엉뚱한 오해와 박해를 받게 되었던 아픈 역사가 있었다.

작가는 바로 이런 시행착오가 생기기 쉬운 예수회 집단이 빠질 수 있는 함정의 위험을 미리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느님 나라는 인간적인 명민한 머리 굴림이나 정치가 아닌 순수한 열정으로만 가능한 것이며 성 이냐시오는 이런 순수한 열정의 도구였음을 알리는 것이었다.





이 이냐시오를 통해 표현되는 예수님의 복음은 유럽만이 아니라 다른 대륙에도 전파됨으로써 주님 말씀하신 세상 끝날 때까지 함께 하시겠다는 예수님의 약속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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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하느님의 큰 영광을 위한 삶은 조용한 기도나 수동적인 기다림의 태도만이 아니라 적극적인 도전의 능동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을 믿었기에 예수회의 활동이 전쟁에서 승리와 같은 면도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구약에 등장하고 있는 여러 승리 사화를 등장시켰다.



구약성서에는 유대인들이 이웃의 강대한 적국으로부터 위협을 받을 때 항상 인간적인 차원에서는 도저히 감당이 어려운 열세에서도  하느님을 향한 순수하고 깊은 신앙을 지닌 위인에 의해 적이 패망하고 이스라엘이 구원받는 사건이 계속 등장하면서 신앙 안에서 가능한 희망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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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바로 구약성서의 이 일화들을 작품에 담았다.

다윗과 골리앗의 내용과 함께 유대가 이웃 강대국 아시리아에 정복당했을 때 포악한 적장 홀로페르네스의 적진에 찾아가 적장을 유혹해서 술에 취하게 만들어 적장의 목을 벰으로써 아시리아 군을 퇴각하게 했던 유딧 과부의 설화와 판관기에 나타나고 있는 야엘과 시스라의 일화(판관기 4: 21), 판관기 13장서 16장까지 길게 인용되면서 하느님의 능력을 받은 천하장사인 데다 호색한이었던 삼손의 일화를 등장시켰다.



인간적인 약점에 의해 들릴라라는 이방인 요녀에 빠져 하느님과 약속한 자기가 지켜야 할 비밀을 누설함으로써 모든 기력이 다 빠져 짐승처럼 포박된 채 갖은 수모를 당하던 중 회개함으로써 하느님의 용서를 받아 새로운 힘을 얻어 필리스티아 인들을 격파하는 삼손의 모습을 등장시킴으로써 새로 시작된 예수회는 여러 면에서 미약한 수도회이나 하느님을 향한 순수한 믿음 하나로 모든 것을 이기고 있다는 복음 선포의 승리를 남기고 있다.



이 표현은 교회 역사에서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자주 사용했던 개선주의(Triumpalism)처럼 여겨져 좀 어색할 수 있으나 당시 교회의 위축된 상황을 생각하면 신앙의 균형을 회복시킨다는 면에서 이해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그전에도 시도되었지만, 원근법을 이용한 착시 현상을 통해 입체적으로 사물을 표현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도입했다.



이것은 단순한 표현의 새로움만이 아닌 신앙의 내용을 평면적으로 표현하던 것은 과거 사실에 대한 검증을 통한 기억의 수준일 수 있다는 안타까움이 될 수도 있다.



작가는 이런 약점을 극복하고  신앙의 내용을 오늘의 무대로 펼침으로써 신앙은 기억의 반복이나 말장난이 아닌 삶 안에서 실현되고 있는 가장 능동적이요 실재적인 사건으로 제시했다.



시각적인 환상을 이용해서 천장을 무한대의 공간으로 펼쳐지게 만드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이 작품에서 관람자들은 성당의 갇힌 제한적인 공간이 아니라 무한대의 우주에서 펼쳐지는 현실 안에 전개되는 천상적 사건이라는 감동을 하게 만들고 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천상의 세계는 한층 더 높은 것이면서도 너무도 아름다운 것이란 감동을 하게 만들면서 우리가 신앙의 삶을 살기 위해선 좁은 문의 지혜를 익히고 용감히 도전해야 함을 알리고 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마태 7,13-14)



원근법적인 착시 현상으로 인해 천정의 높이가 실제 보다 더 아득하게 느껴지는 이 작품 앞에 선 사람들은 위의 성서 말씀에 대한 실제적 체험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론으로는 납득이 가면서도 항상 쉬운 것을 좋은 것으로 여겨 몸에 박힌 습관에 의해 좁은 문에 대한 가르침을 건성으로 들으며 살아온 관람자는 이 작품이 주는 경각심과 용기 있는 결단에 새로 눈뜨게 되어 신앙의 여정은 고귀한 것만큼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각성과 용기를 갖게 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세상 끝까지 주님의 복음을 전함으로써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게 만드는 예수회 영성의 간절한 면을 표현했기에 관람자들이 느끼는 희열 이상의 신앙적 갈망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지닌 열정이 성서의 다음 구절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루카 12,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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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화에서 너무 밝은 표현은 좀 생경하게 보일 수 있는 정서가 팽배해있다.

참회나 속죄를 강조하는 신앙 분위기는 약간 어둠침침한 것이 기도나 묵상에 적합한 것으로 포장되면서 교회 안에 있는 성물 역시 엄숙하게 정적인 상태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더 좋은 것으로 표현해서 밝고 역동적 양식의 표현은 좀 어색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나 이 작품의 밝고 생동적인 모습은 세상 종말에 이루어질 천상 교회의 모습을 미리 예시했다는 면에서 혁신적이면서도 우리 안에 새롭게 바라보아야 할 모습이라는 면에서 예언적 차원도 더하고 있다.




묵시록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하느님 나라가 완성되었을 때의 감동적인 모습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그분의 얼굴을 뵐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마에는 그분의 이름이 적혀 있을 것입니다.

다시는 밤이 없고 등불도 햇빛도 필요 없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그들의 빛이 되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영원무궁토록 다스릴 것입니다 (묵시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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