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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느님의 손 (The hand of God: 1953) 칼 밀래 (Carl Mille :1875-1955)

작가 : 칼 밀래 (Carl Mille :1875-1955)

크기; 청동 77 X 30 인치

소재지 : 스웨덴 에스킬스투나(Eskilstuna) 조각 공원

 

     성미술의 대종은 성서와 성인들의 생애를 주제로 한 것이며 자연스럽게 실내에 많이 배치되기 마련이다. 간혹 성상 등의 작품이 실외 공간에 배치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주제는 성서적인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 대종이었다. 한마디로 신앙의 내용을 교회의 원천인 성서나 성인들의 삶에서부터 가져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근세로 넘어 오면서 자연스럽게 인간 삶의 현장인 세상에 있는 것을 찾아 이것의 신앙적인 의미를 표현하는 것이 등장하고, 과거 무심하게 보아왔던 것을 신앙의 차원으로 승하시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이 늘어나고 있다.

 

작가는 스웨덴 출신으로 군인으로 일하던 부모에게서 태어나 이렇듯 예술에 대한 경력이 없다가 파리에 가서 당시 유럽 조각계를 석권하던 아우구스토 로뎅(Rodin)을 만나면서 그의 사실적 표현의 작품에 매혹되어 작업실에 머물면서 조각에 대한 자질을 인정받음과 동시 조각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로뎅은 조각계에 파격적인 사실주의의 도입으로 후대 조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여러 나라 출신의 수 많은 제자들을 통해 그의 조각 양식은 널리 퍼졌으며 작가 역시 그로부터 큰 영향을 받아 많은 작품을 나체로 조각했다.

 

그는 크리스챤이었으나 전통적인 신앙에 대한 관심 보다 철학적 사색과 또 구체적으로 천문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성서나 교회적 바탕을 통한 신앙의 접근 차원 보다 일상 삶에서 접할 수 있는 사건이나 변화를 통해 드러나는 것을 인간 삶의 고귀함의 표현 수준으로 종교적 관점으로 표현하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천문학을 통해 우주의 신비를 발견하면서 인간의 삶이 얼마나 위대하면서도 왜소해질 수 있다는 양면성을 발견하게 되고 그는 이 체험을 포플라와 같은 모습의 구김살 없는 삶의 태도로 자기의 상념을 신앙적 표현으로 승화시켰다.

 

그의 조각이 주로 나체로 표현되면서 ,특히 미국 지역의 보수층에겐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일으키기도 했으나 그는 여기 괘념함이 없이 자기 작품을 통해 자기 신념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이 작품은 작가의 여러 작품 중 그의 스승이었던 로뎅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이다.

로뎅 역시 작품에 하느님의 손이란 제목의 작품이 있으나 이것은 같은 제목이면서도 작가와는 방향이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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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뎅은 작품에서 이름처럼 하느님의 손에 주목했다. 즉 하느님이 손으로 세상을 창조하신 것처럼 조각가 역시 손으로 자기 작품을 제작하기에 조각가는 가장 하느님을 닮은 사람이라는 관점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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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작가는 하느님의 손안에 있는 존재인 인간을 표현하면서 하느님의 피조물이며 가장 사랑받는 인간의 관점에서 인간 존재를 표현했다. 하느님의 두툼하면서도 힘있는 손 위에 엄지와 검지를 딛고 한 남자가 나신의 모습으로 서있다

 

하느님의 묵찍하고 우람한 손과는 다르게 남자는 가냘프고 허약한 모습이다. 나신은 통념처럼 어떤 성적인 상념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벌거벗은 인간의 모습, 아무 꾸밈없는 모습의 인간 상징이다.

 

그런데 이 작가는 하느님의 듬직한 손위에 서 있는 보호받는 모습으로서의 안정된 상태의 인간이 아니라 하느님의 보호 아래서 자기가 가야 할 길을 찾기 위해 하늘을 향해 움직이는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그런데 그의 손 모습 역시 평온하지 않다. 손의 자세 역시 무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일반적 손의 기능을 떠나 애타게 무엇을 찾고 갈구하는 모습이다. 사나이는 하느님 손 위에서 깊은 보호받고 있다는 본능으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가야 할 삶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이 사나이는 하느님의 뜸직한 손바닥에서 평안함을 느끼며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원하시는 삶 자신의 최고 삶을 찾기 위해 혼신의 갈망을 표현하는 모습이며 다음 시편을 상기 시킨다.

 

1 산들을 우러러 눈을 드노라 *

어디서 구원이 내게 올런고.

2 구원은 오리라 주님한테서 *

하늘땅 만드신 그 님한테서.

3 네 발이 휘둘림을 아니 버려 두시리라 *

너를 지켜 주시는 님 졸지 않으시리라. (시편 121)

 

이 사나이는 성당에서 경건히 기도하는 신자 못지 않게 자기가 가야할 길을 찾기 위해 하느님을 향한 강한 몸짓을 보이고 있다. 성당에서 하느님의 말씀인 성서를 읽으면서 아름다운 파이프 올갠 음악으로 경건한 삶에 심취하고 있는게 아니라 하느님을 찾기 위해 혼신을 다한 갈망을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인간 답게 살기 위해 중요한 것은 바로 하느님의 향한 갈망의 열정과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은 어릴 때부터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선 쉬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귀가 아프게 들으며 성장하게 되나 여기에서는 이 노력이라는 것의 가장 고귀한 것은 하느님을 찾기 위한 노력임을 강하게 표현하다 있는데 구약 시편에 나타나고 있는 유대인들의 교육관의 핵심을 제시한 것이다.

 

주님을 두려워함은 지혜의 시초이니 그대로 하는 자는 슬기를 가지나니 주님을 찬송함이 영원하리로다 ”(시편 11110)

 

작품에서 허약하게 보이는 사나이가 하늘을 향햐 한껏 고개를 들고 두 손은 무었을 찾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자세로 등장하는 것은 이 세상 어떤 것을 얻기 위한 몸부림이 아니라 삶의 가장 소중한 존재인 하느님을 찾기 위한 몸짓으로 볼 수 있다.

 

하느님 내 하느님 당신을 애틋이 찾나이다.

내 영혼이 당신을 목말라 하나이다.

물기없이 마르고 매마른 땅 ,이 몸은 당신이 그립나이다.

하느님, 내 영혼이 당신을 목말라 하나이다.

물기 없이 마르고 메마른 땅 *

이 몸은 당신이 그립나이다.

당신의 힘 영광을 우러러보옵고자 *

이렇듯 성소에서 당신을 그리나이다. (시편 62)

 

이 사나이는 성당이 아닌 자연의 공간에서 하느님을 향한 큰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신앙의 표현이나 갈망을 거룩한 장소의 상징인 성당으로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창조하신 이 세상 전체가 바로 거룩한 것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분법적인 성속(聖俗)의 벽을 허물면서 이 세상 전체가 하느님의 업적을 담고 있는 성전이며 그러기에 하느님을 향한 인간의 기도는 우주적 차원으로 격상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작가가 전통적으로 크리스챤 신앙의 원천으로 여기는 성경이나 아니면 성인전에서 자기의 신앙을 확인하기 보다 천문학을 통해 익힌 우주의 별자리를 통해 하느님을 발견하면서 그의 신앙은 기존 신앙이 줄 수 있던 편협성이나 제도성에서 자유로우면서 열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치 시편 42편에 나타나고 있는 다음과 같은 구절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 하듯, 내 영혼, 하느님을 그리나이다

내 영혼,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애타게 그리건만

그 하느님 얼굴을 언제나 가서 뵈오리까? ( 1- 3)

 

이것은 기존 신앙의 표현이 삶의 일상의 어떤 부분 예를 들어 일상 삶의 관례나 풍속처럼 결혼식이나 장례식 수준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의 태도가 하느님의 뜻을 찾으면서 노력하는 어떤 확고한 여정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가톨릭 신자라면 주일을 지키고 교회 교무금을 내고 판공성사를 보는 것으로 수계 신자로 여겨지는 현실에서 잊기 쉬운 아쉬움이 신앙에 몰두하기 위해선 혼신을 다해 하느님을 향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일상의 신앙성을 이 사나이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

 

근본주의적 색체를 띄는 광신적 유사 종교들을 제외하고 소위 기성 종교에 속하는 집단들은 신도들의 현상이 침체가 아니면 감소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종교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결과란 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종교에 대한 기대가 너무 종교와는 거리가 먼 세상적 차원을 종교에서 찾고자 하는 데에도 큰 원인이 있다.

 

그런데도 우리 나라 종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런 안정세의 외형적 모습에도 생각하는 종교인이라면 염려스럽고 부끄러운 면이 돋보이게 드러나고 있다.

 

누군가의 표현이 아니드라도 이제 우리나라는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을 지나 세상이 종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종교의 뒤틀린 표현들이 너무도 일상적인 것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 예로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 지도자의 종교 이력에서 나타나고 있는 해괴한 모습이다. 그는 어릴 때 개신교에서 세례를 받아 자기는 개신교 신자라는 것을 어느 개신교 예 예배 자리에서 세례 증명서도 제시하면서 밝혔다, 헌데 무슨 일인지 청년 시절에 멀쩡한 정신으로 가톨릭 교회에서 또 세례를 받았고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불교 법회도 참석하고, 어떤 무속인을 자기 인생의 멘토로 정하고 그의 말을 따름으로서 나라를 무속인의 사주를 받는 국가로 만드는 참으로 수치스러운 심심찮게 하고 있는 묘한 종교관을 보이고 있다. 국가의 지도자로서 종교의 벽을 뛰어넘은 대승적 화합의 몸짓으로 보기엔 너무 어색하고 순수하지 못하다.

 

이 작품은 바로 이런 어색하고 부끄러운 우리의 종교 현실의 안타까운 면과 해방될 수 있는 지혜를 알리고 있다. 이 작품의 사나이처럼 순수하고 혼신의 자세로 자기가 믿는 신에로 귀의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현대 우리 사회의 수치스럽고 혼탁한 종교 현실에 필요한 것은 바로 이 사나이와 같은 자세가 아닌가 생각하면 이 작품은 참으로 우리의 현실에 꼭 필요한 지혜와 지식을 제시하는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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