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484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다.”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고 복음은 얘기합니다.

하여 저는 제 주변의 구체적인 사람들을 생각하며

의로운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지를 묵상해봤습니다.

 

정의감이 뛰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의감이 뛰어난 사람도 여러 부류가 있습니다.

법과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정의로움을 중시하는 사람이 있고

권력을 사익을 위해 사용치 않는 정의로움을 중시하는 사람이 있으며

비슷하지만 권력을 공정하게 사용하는 걸 중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너무도 정의롭지 않은 우리 사는 세상에,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에게만 법이 엄격하기 쉬운 세상에

이런 정의로움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으로도 대단합니다.

 

그렇긴 하지만 이런 정의로움은 정의롭기는 해도 따듯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차가운 정의가 아닌 따듯한 정의를 욕심 부려봅니다.

법적인 정의가 아니라 인격적인 정의요,

처벌의 정의가 아니라 사랑의 정의지요.

 

법조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분이 김병로와 김홍섭이라고 하지요.

오늘 저는 김홍섭 판사를 같이 기억하고 싶습니다.

 

평생을 청렴하게 산 그가 생애말년 재속 프란치스칸이 되고,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이곳 수도원에서 피정을 한 뒤

자녀들을 다 키우고 나면 수도원 종지기로 살겠다고 하였지요.

그러나 제가 그분을 오늘 특별히 기억함은 그것 대문이 아닙니다.

 

그리고 법조인으로서 한 점 부끄럼 없게 산 것이 대단해서도 아니고,

돈과 권력에 오염되지 않고 지조를 지키며 산 것이 대단해서도 아닙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인간을 사랑하고 생명을 사랑한 그의 삶 때문입니다.

 

죄 없는 사람도 눈 깜짝치 않고 죽이는 권력자들과 권력의 시녀들도 있는데

그는 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사형을 선고하지만

그것을 너무도 괴로워하는 사람이었고,

괴로워하는 것, 그것이 그의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법정에서는 사형을 선고하였지만

법정 밖에서의 그는 사형수를 찾아다니며

영원한 생명을 주실 하느님을 전하였습니다.

 

이것이 따듯한 의로움, 인격적인 의로움, 하느님의 의로움입니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요셉성인의 의로움도 이러합니다.

 

그래서 법대로 사는 그였지만

마리아에게 가혹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고,

하느님의 의로움을 옷 입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자칫 범하게 되는 잘못이 있는데,

그것은 의로움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의가 하느님의 정의가 아니라 자기 정의가 되어버리고,

그리고 정의에서 하느님이 빠져 버리고 자기 정의가 되는 순간,

그 정의는 남을 판단하고 단죄하는 무서운 것이 되어버립니다.

 

그에 비해 하느님의 정의는 정의롭되

정의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정의입니다.

자기가 빠져버리는 순간,

미움, 분노, 판단, 단죄 같은 것들도 빠져버리기 때문입니다.

 

정의가 너를 향한 칼끝이 아니라

모두를 잘 살게 하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기를 기원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7May

    부활 7주 금요일-우리의 사랑이 여물고 확장되도록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들을 돌보아라.”      제가 결혼을 하였다면 저는 제 아내의 끊임없는 사랑 확인에 무척 곤란해 했을 겁니다. 저도 보통 남자들과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도 제 아내를 사랑하지만 연애 때...
    Date2013.05.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976
    Read More
  2. No Image 16May

    부활 7주 목요일-겉도는 나?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이 우리 안에 있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기도>   계속되는 대사제 예수님의 기도입니다. 이 대사제의 기도는 공관복음에 나오는 ...
    Date2013.05.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57
    Read More
  3. No Image 15May

    부활 7주 수요일-이런 주책바가지는 괜찮겠지요?

    “거룩하신 아버지, 저는 이들과 함께 있는 동안,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켰습니다.”      저희 수도회는 작은 형제회의 정신에 따라 공동체 책임자를 원장Superior이라 하지 않고 수호자Guardian라고 부릅니다. 공동체를 수호하고, ...
    Date2013.05.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893
    Read More
  4. No Image 14May

    성 마티아 사도 축일-세상에서 뽑히어 다시 세상으로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우리가 주님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우리를 선택하는 거라는 것을 마티아 사도만큼 더 잘 보여주는 사도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너를”이 아니라 “너희를” 뽑으셨다고 ...
    Date2013.05.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073
    Read More
  5. No Image 13May

    부활 7주 월요일-평화가 승리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주님께서 세상을 이겼다고 하시는데 이 말이 무슨 뜻입니까? 세상이 주님께 ...
    Date2013.05.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743
    Read More
  6. No Image 12May

    예수 승천 대축일-바늘 가는 데 실 가듯

    때가 되었을 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을 떠나 하늘로 오르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기쁨에 넘쳐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날마다 성전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지냅니다.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들을 떠났는데도 기뻐합니다. 이 기쁨을 어떻게...
    Date2013.05.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270
    Read More
  7. No Image 11May

    부활 6주 토요일-어른스런 청원기도, 아이스런 청원기도

    “그날에 너희는 내 이름으로 청할 것이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아버지께 청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제 생각에 우리의 청원기도에는 두 가지 차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른스러움과 아이스러움의 두 차원 말입니다.   청원기도의 어른스러움? ...
    Date2013.05.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92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07 1008 1009 1010 1011 1012 1013 1014 1015 1016 ... 1349 Next ›
/ 134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