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3.03.25 09:17

정원을 가꾸며...

조회 수 2787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요즘엔 제 마음이 자꾸만 정원으로 달려나가지요.

어젯 밤 사이 내리는 비로

식당에 있는 화분들을 모두 밖으로 내어 놓았고요.

집 안의 화초들에게 자연의 빗물이 수돗물보다 얼마나 시원할 건 지...

또 주일인 어제는 그동안 켜켜이 쌓여 딩굴던 낙엽들을 모아 태우면서

봄맞이하는 기분은 날개돋는 천사같았으니요.

 

지난주에 핀 작고도 여린 핑크 빛 꽃이 있어

꽃말을 알아보니- '노루귀'라나요.

, 뉜가 이름도 잘 붙였다싶을 정도로 앙증스런 그 모습을 꽤나 오래 선보이고 있어,

볼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말을 걸 곤 하지요.

 

성모상 뒤켠이 삭막하여 제법 덩치가 큰 주목을 옮겨 심으면서

오랜 허리 통증(제기동 빈민 식당에서 큰 솥단지를 들다가 얻은)으로 몹시 힘겨웠지만,

추위 속에서도 파릇파릇 돋는 생명들을 보노라면

인생살이 상처가 오히려 꽃이 될 수 있다는 스스로의 위안을 느끼기도 하거든요.

 

이렇듯 봄이면 잊을 수 없는 또 하나가 있는 데

바로 제가 몇 년간 체류할 수 있던 먼 나라 영국의 캔터베리 집들의 정원입니다.

정원하면 튜립이나 장미가 가득한 영국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으니,

이맘때면 수도원에서 다운타운으로 내려가는 파인 레인(Pine Lane; 소나무 길섶) 집집의 작은 정원마다에

어찌도 그리 예쁘고 고운 갖가지 색갈의 별같은 꽃들을 심어 놓는지

기웃거리는 볼거리만으로도 감탄에 감탄을 자아내게 했거던요.

 

그렇습니다.

아마도 여기 수도원 정원은 제게 자연스럽게 맡겨진

주님의 작은 정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영국에서의 정원처럼 아기자기하거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정원엔 비할 바 못되겠지만

이렇게도 가꾸고 저렇게도 가꾸어 볼 수 있는

저의 즐거운 텃밭이요 놀이터이기에

정원 손질을 할 땐 얼마나 신명이 나는지요!                                                                                                         

 

꽃샘 추위 속에

오는 봄과 함께 감사드려야 할 일이 참으로 많네요.

 

  • 은천 2013.03.25 09:44
    어제 성거산에 다녀왔습니다. 힘들이지 않아도 눈에 닿는 나뭇가지엔 봄이 움터오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겨우내 얼음 아래 추위에서 고생했을 잉어들도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대견함으로 씩씩하게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옹기 성모님도 잠깐 뵙고요... 감실옆에 꽃을 피운 에크메아...무엇보다 상쾌했던 그 바람...성거산 초행길에서 뵈었던 기억에 궁금했었는데, 이 아침에 소식을 아려주시니 반갑고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 홈지기 2013.03.25 10:07
    성거산에도 봄기운이 드나보네요. 늘 복되시길 빌며.. 봄 내음 나는 댓글 감사합니다.
  • knitting 2013.03.25 10:53
    저도 화초를 무척좋아 해서 저희집 베란다 절반이 화초로 채워져 있습니다.
    집앞 복도에도 몇분의 화초가 있고요. 아침에 일어나면 보라색, 빨강색,흰색, 노랑색 꽃들과 초록의 싱그러움이
    상쾌하고 행복한 하루를 열어 줍니다.
  • 김맛세오 2013.03.25 14:01
    T 성거산...을 떠난지가 벌써 만 1년이 지났네요.
    진달래 필 때 꼭 가봐야겠는걸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기쁜 까마귀 소리

    T 평화와 선 격세지감이랄까요! 세상이 참으로 많이도 변했습니다. 앞 마당 화단에 물을 줄 때면 으례히 들리는 웬 까마귀 소리...!? 까마귀 하면, 어릴적 의정부 동막골 외가 동네엘 가면 그때마다 먼 거리의 나무 주변에 새까만 까마귀들이 떼를 지어 날으는...
    Date2012.04.17 By김맛세오 Reply0 Views2713
    Read More
  2. No Image

    행복의 조건...?

    T 평화와 선   어제 저희 공동체에서는 1박 2일의 피정을 하고 돌아 왔습니다. 평소에 하던 일손들을 놓고 모처럼 그렇듯 자연의 품 속에서 침잠해 보는 시간이 나름대로 여간 좋은 게 아니었죠. 장소는 시흥에 자리한 샤르트르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
    Date2013.06.26 By김맛세오 Reply3 Views2721
    Read More
  3. No Image

    강화도 글라라회 수녀님들

    T 평화/ 선 배요셉 신부님과 약속이 되어 4년 만에 간 강화도 창후리 길은, 이미 벚꽃 따위가 다 저버린 서울과는 달리 지나는 곳마다 개나리며 진달래, 벚꽃이 만개하여 온통 한마당 꽃잔치중이었습니다. 마치 봄소풍 나들이를 가 꽃 속에 파묻힌 어린아이처...
    Date2012.04.25 By김맛세오 Reply0 Views2730
    Read More
  4. No Image

    아버지같은 형제님들

    T 평화가 온 누리에... 한루까 형제님- 어제가 성루까 축일이라, 수원의 요양원에 계신 루까 형제님을 축하해 드리려 세류동의 형제들과 일부러 찾아 뵈었다. 건강을 많이 회복하시어 옛 이야기를 상기하시면서 교훈의 말씀들을 잘 해 주시니, 참으로 주님께 ...
    Date2011.10.19 By김맛세오 Reply0 Views2732
    Read More
  5. No Image

    인생

    T 평화가 온누리에... 아침부터 무섭게 쏟아지는 장대비를 보고 있노라니 여기저기 인명 피해가 많으리란 생각에, 염려한들 자연재해 앞에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때로는 서글픈 맘이 들기도 하고 '인생'이란 근원적 물음에 직면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기...
    Date2011.07.27 By김맛세오 Reply2 Views2738
    Read More
  6. 환절기 면역력 높여주는 한방차 5가지

    환절기 면역력 높여주는 한방차 5가지 아침저녁과 한낮의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환절기라 감기나 호흡기 환자가 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데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 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피부는 건조해지기 쉽다. 이럴 때는 따뜻하고 향기 좋은 한...
    Date2010.10.08 By이소영 Reply1 Views2743
    Read More
  7. No Image

    공존의 법칙

    T 평화와 선 이곳 성거산에 살면서 자연에 관한한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된다. 얼마 전 줄무덤 성지의 야생화 축제에 갔다가 빨간 꽃을 피우고 있는 앵초를 사와 습지에 한창 피고 있는 분홍색 앵초들 사이에 심어 놓았었다. 그런데 다음 날 가 보니...
    Date2011.05.24 By김맛세오 Reply0 Views2752
    Read More
  8. No Image

    타래난초

    T 온누리에 평화 벌에 쏘여 퉁퉁 부은 오른 팔이 회복할 기미가 없더니 설상가상으로 감기 몸살까지 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요즘. 아마도 풀뽑느라 여념이 없는 심신에 좀 쉬라는 신호인가보다. 동병상린(同病相隣)이랄까, 기력이 쇠하니 먼저 돌아가신 형제님...
    Date2011.07.12 By김맛세오 Reply0 Views2756
    Read More
  9. No Image

    '하늘'이라는 맘에 쏙 드는 작품

    T 평화가 온 누리에... 오랫동안 뵙지 못한 큰이모가 궁금해 전화를 드렸습니다. 붓글씨 전시장인 "예술의 전당"에 가 계시다기에 불연듯 저도 가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인월에 사는 큰이모 사위가 여러점의 작품을 전시해- 그 중, 소박하게도 단 두 글자 뿐인...
    Date2012.05.15 By김맛세오 Reply0 Views2774
    Read More
  10. No Image

    정원을 가꾸며...

    T 온 누리에 평화 요즘엔 제 마음이 자꾸만 정원으로 달려나가지요. 어젯 밤 사이 내리는 비로 식당에 있는 화분들을 모두 밖으로 내어 놓았고요. 집 안의 화초들에게 자연의 빗물이 수돗물보다 얼마나 시원할 건 지... 또 주일인 어제는 그동안 켜...
    Date2013.03.25 By김맛세오 Reply4 Views278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