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레오나르도 2013.03.29 04:33

성 금요일- 죄스러운 행복

조회 수 4918 추천 수 0 댓글 5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사제라면 누구나 사순절 때 고백성사를 많이 주게 마련이지요.

저도 고백성사를 많이 주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님 수난에 동참하지 못했다는 점을 토로하였습니다.

 

편찮으신 저의 어머니에 대해 저의 육신의 형제들과 얘기를 나누는 중에는

이런 얘기도 나왔습니다.

어머니가 자기들의 자식들보다 더 고통을 겪으시고,

어머니는 정말 노약하시고 자식들은 젊고 건강한데도

어머니의 큰 고통이 더 마음 아프지 않고

자식들의 작은 어려움이 더 마음 아프고 걱정된다고.

아주 솔직한 저희 형제들의 토로이고 뉘우침입니다.

 

언젠가 말씀 나누기 때 쓴 적이 있지만

그래서 제 마음이 아주 언짢은 적이 있었지요.

새 해 미사를 봉헌하는데 자기 자식들을 위해서는 미사지향을 넣으면서

편찮으신 어머니를 위해서는 아무도 미사지향을 넣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자식이 없어서일까 그런 형제들이 무척이나 아쉽고 괘씸하였습니다.

 

그래도 생각을 해보니 저의 형제들이 어머니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머니를 엄청 사랑하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이 더 큰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하느님께서 인간을 그렇게 만드신 때문입니다.

 

무릇 사랑이란 치사랑이 아니라 내리사랑이고,

이것은 꼭 부모와 자식의 사랑에서뿐 아니라

하느님과 인간의 사랑에서도 그렇습니다.

 

큰 사랑이 작은 사랑 쪽으로 흐르는 것입니다.

작은 사랑이 큰 사랑 쪽으로 흐르지는 않지요.

큰물이 물이 적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같지요.

 

그러니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시는 것이 마땅합니다.

우리가 하느님만큼 하느님을 사랑치 못함은 어쩔 수 없고 당연합니다.

뻔뻔스런 생각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또한 저의 겸손이기도 합니다.

 

다만 오늘 수난감실 앞에서 묵상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제 사랑이 주님 사랑만큼 크지 못하고

그래서 제가 주님을 위해 주님만큼 고통을 봉헌치 못하지만

주님의 사랑만은 제가 알아드리자고 말입니다.

 

주님은 나를 위해서 수난의 고통을 당하시는데

우리는 그것이 나를 위한 주님의 사랑인 줄을 모른다면

이 얼마나 주님의 사랑을 허무하게 만들고 슬프게 만드는 것이겠습니까?

 

그러나 주님께서 당신의 고통과 사랑을 우리가 알기를 바라심은

당신이 이해받고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러니 주님의 고통과 사랑을 우리가 알아드리는 것은

알아드리지 않으면 그분이 서운해 하시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받고 있음을 우리가 알기를 주님께서 바라시기 때문이고,

사랑받고 있음을 우리가 알기를 바라심은 말할 것도 없이

사랑받고 있음을 알 때 우리가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고통으로 우리가 행복하기를 진정 바라십니다.

누군가 고통 중에 있는데 나만 행복하다면

그때 우리의 행복이 행복할 수 없고 참으로 죄스럽지만

그러나 주님께서는 당신의 고통 때문에 우리가 죄스럽기를 바라지 않고

진정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래서 나를 위해 주님께서 돌아가신 오늘,

도저히 죄스럽지 않을 수 없는 오늘이지만

그러나 주님께서 바라시니

주님의 바라심대로 죄스러운 행복을 느끼며 오늘 하루를 지내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5 15:40:42
    08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십자가, 피할 수 없는 운명)<br />http://www.ofmkorea.org/991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5 15:40:15
    09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요한의 수난기)<br />http://www.ofmkorea.org/2367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5 15:39:35
    12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염치없는 오늘.)<br />http://www.ofmkorea.org/5696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5 15:39:19
    13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죄스러운 행복)<br />http://www.ofmkorea.org/52258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5 15:38:28
    13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죄스러운 행복)<br />http://www.ofmkorea.org/52258<br /><br />12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염치없는 오늘.)<br />http://www.ofmkorea.org/5696<br /><br />09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요한의 수난기)<br />http://www.ofmkorea.org/2367<br /><br />08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십자가, 피할 수 없는 운명)<br />http://www.ofmkorea.org/991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7Apr

    부활 4주 토요일-믿음이란 사랑으로 느끼는 것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어제는 제 방에서 키우는 꽃 화분을 창밖 작은 턱에 내놨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다가 잔디밭 민들레는 바람도 쐬고 햇빛도 쬐는데 제 방의 꽃은 햇빛도 바람도 어쩌다 한 번 ...
    Date2013.04.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827
    Read More
  2. No Image 26Apr

    어느 수련자의 강론

    T.평화를 빕니다. 우리나라의 길은 참 잘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디를 가도 전부 도로가 포장되어 있고, 길도 넓고 평탄합니다. 국도도 잘 되어 있고, 고속도로의 길도 아주 잘 되어 있고, 하이패스라는 길도 있고, 기차 길도 잘되어 있어서...
    Date2013.04.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947
    Read More
  3. No Image 26Apr

    부활 4주 금요일-길이 없는 사람들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토마스와 예수님 사이에 오간 대화입니다. 이런 대화가 스...
    Date2013.04.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724
    Read More
  4. No Image 25Apr

    어느 수련자의 강론

    ‘예수 그리스도를 살아갑시다.’ + 평화를 빕니다.   오늘은 마르코 성인 축일입니다. 마르코 성인은 65년에서 70년 사이에 처음으로 복음서를 기술합니다.  왜 마르코 성인은 복음서를 썼을까요? 우리 공동체는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고 다음 날 엠...
    Date2013.04.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549
    Read More
  5. No Image 25Apr

    마르코 사도 축일-특별한 고통을 각별한 사랑으로

    “여러분과 함께 선택된 나의 아들 마르코가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   마르코 사도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바오로의 제자였고 베드로의 제자인 아주 특별한 은총의 사도입니다. 이런 그였기에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에게 직접 들은 것을 가지고 ...
    Date2013.04.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143
    Read More
  6. No Image 24Apr

    부활 4주 수요일-햇볕은 사랑, 햇빛은 심판?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나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왔기 때문이다.”      불을 때지 않는 수도원은 요즘 오히려 겨울보다 더 춥습니다. 그리고 요...
    Date2013.04.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239
    Read More
  7. No Image 23Apr

    부활 4주 화요일- 사랑하는 이에게만 열리는 귀

    “너희는 믿지 않는다. 너희가 내 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오늘 유다인들은 안달이 났습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입니다. “당신은...
    Date2013.04.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435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82 983 984 985 986 987 988 989 990 991 ... 1321 Next ›
/ 132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