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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전쟁은 이제 그만(Never Again War, 1924)
   가 : 케테 콜비츠(Käthe Kollwitz1867-1945​)
   기 : 판화, 94X70cm
소재지 : 미국 워싱턴 국립 미술관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은 자기 삶을 전적으로 바꾸게 된다.

살아생전 그들은 스승으로부터 십자가의 죽음에 대한 예고를 여러 번 들었으나 안중에도 없었다. 그토록 위대하고 대단한 스승이 당시 가장 치욕적인 죽음이었던 십자가의 죽음으로 인생을 마무리한다는 것은 듣기도 싫고 더 나아가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또한 당시 사회 하층민들이 대종이었던 제자들에게 예수의 제자가 되었다는 것은 신분 상승의 유일한 기회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스승은 체포되어 십자가의 죽음으로 비참하게 인생을 마무리하는 것을 보자 그들은 예수의 제자로 살았던 것이 너무 후회스러워 혼비백산이 되어 도망쳤으나 부활한 스승을 만나면서 그들 삶은 완전히 새 길을 찾게 되었다.



그들의 새 삶은 목숨을 걸고 스승을 가르침을 전하고 실천하는 혁명적 삶이 되었으며 이것이 바로 스승이 부탁한 부활의 증인(사도 1,8)의 삶이었고 이것은 혁명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제자들은 스승의 부활을 전한다는 것은 요즘 우리 사회에서 너무도 익숙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입으로 외치는 황당한 차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진 사회 혁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으로 생각하고 노력함으로써 스승이 원하셨던 부활한 예수의 증인이 되었다.




사도행전은 이 혁명적 시도의 성공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그들 가운데에는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땅이나 집을 소유한 사람은 그것을 팔아서 받은 돈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놓고,
저마다 필요한 만큼 나누어 받곤 하였다.(사도 4,32-35)




이것이 부활의 증인으로서의 교회가 처음으로 시도하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성공한 이상적 공산주의였다.

오늘 우리 사회는 잘못된 우파들의 광기와 무지에 의해 공산주의를 무슨 김정일 주의로 오도하는 답답함이 있으나 공산주의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인류가 지향해야 할 가장 이상적인 사회 체제였고 부활한 주님을 믿는 공동체가 바로 이 면을 과감히 실현했다.




모든 것을 서로 나누며 산다는 것은 크리스천 신앙의 가장 핵심인데, 정확히 말해서 오늘 교회에서도 이것은 수도회만이 실천하고 있으나 이것은 이 세상의 불평등을 제거하기 위해 언제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복음 실천의 기본이다.

초대교회도 이것을 지키기 위해 엄청 준엄하게 노력했던 것이 바도 이 복음에 이어지는 5장의 어떤 신자가 바로 자기 재산을 자기 것으로 여김으로써 하느님으로부터 엄청난 천벌을 받게 된다는 내용이 하나니아스와 사피라의 행적에서 드러나게 된다.



작가는 근세 독일이 낳은 참으로 대단한 크리스천의 이상을 그린 작가이다.


작가는 자기 삶과 가족 배경, 자기 신념의 표현이 마치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후 완전히 변모된 제자들처럼 자기의 모든 작품을 크리스천 혁명의 차원에서 제작했다.



오늘 우리 사회는 지도자들의 수준 이하의 처신으로 국민 전체가 큰 불안과 실망에 빠져 있는데 특히 법조인들의 일탈 행동이 국가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이런 우리의 수치스러운 현실에서 작가의 가정은 이면에 참으로 좋은 교훈을 주고 있다.

작가의 시아버지는 법관으로 살다가 법조인들이 법을 악용해서 법을 지키는 사람이 아닌 합법적인 범법자로 살아가는 위선을 보고 실망했다.

자기 혼자 힘만으로 이 구조적인 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에 법관직을 내던지고 목수로서의 삶을 살았던 분이었다.



오늘 우리 사회가 참으로 그리워해야 할 법조인의 모델로 살았고 이런 아버지의 영향 속에 성장한 작가의 남편은 의사로서 베를린 빈민들을 위해 일했던 참으로 건강하고 자랑스러운 크리스천 적인 배경 속에 성장했다.




작가는 루터교 신자로서 경건한 신앙의 강조가 아닌 앞에서 언급한 가정적 배경의 영향으로 신앙을 사회 개혁의 동인으로 삼는데 자연스럽고 익숙한 삶의 환경에서 예술을 시작했다.




당시 그의 가정은 부유했으나 여성이 예술을 공부한다는 것이 그리 자연스럽지 않던 사회 분위기에서 그는 고향을 떠나 수도인 베를린으로 이주해서 예술 공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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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콜비츠에게 평생의 상처를 안겨준다. 많은 젊은이가 자원해 전쟁터로 향했는데 그들 중에는 작가의 둘째 아들 페터도 있었다.



자식을 아끼는 부모의 마음으로 자원입대를 반대했으나 페터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은 숭고한 일이란 말을 남기고 그는 전쟁터로 갔다.



이후 아들의 전사 통지서가 집으로 배달된다. 페터가 전쟁터로 간 지 20여 일 만이자 그의 나이 열여덟 살 때 일이다.



이것은 작가에게 엄청난 충격이었으며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에 함몰되는 것이 아니라 인생 전체에 대한 새로운 깨우침의 계기가 되었다.



그녀는 아들을 잃은 슬픔과 고통을 이겨내며 반전 포스터를 제작하고, 전쟁의 광기와 참혹함을 알리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비극은 더할 나위 없었지만, 작가는 너무도 자랑스럽고 행복한 가정에서 둘째 아들 페터가 조국을 지키겠다는 숭고한 마음으로 자원입대했다가 전사하게 되었으며 작가는 남편을 사별한 후 이차 대전에서 손주 역시 종군했다가 전사하는 충격을 겪게 되면서 이것이 판화를 통해 신앙적 차원으로 승화되었다.



그는 오랫동안

“아들 페터가 희생적인 죽음을 맞았고, 그의 죽음은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에 매달려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그는 “더 이상 단 하루도 전쟁은 안 된다”라는 강한 확신을 하게 되었고 이런 신념이 바로, 이 작품 제작의 중요 동기가 되었다.



그는 이 확신의 전달을 위해선 광고와 같은 방법이나 다른 어떤 것이라도 효과적인 차원에서 거부할 필요가 없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



이 작품은 이제 전쟁은 그만이라는 작품은 작가의 이런 아픔에서 성서적 가르침으로 인도하는 것이었다.

작가는 어머니와 아내로서 겪어야 했던 이 아픔이 그가 믿던 크리스천 신앙으로 승화되면서 악에 대한 거부와 선에 대한 동경과 함께 모성을 뛰어넘어 인류가 너무도 쉽게 빠지게 되는 전쟁에 대한 불감증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



어떤 종교이든 평화를 외치며 가르치고 전쟁의 종식을 위해 기도하지만, 사실 종교 역시 전쟁 앞에선 인간 집단의 하나처럼 전쟁을 필요악으로 생각하며 처신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아니면 전쟁의 종식과 평화에의 기원이라는 양자 강조와 함께 전쟁의 합법화가 정의의 실현에서 불가피할 수 있다는 연결 고리를 만들기도 한다.



우리 교회 역시 십자군 전쟁이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하고 미친 전쟁의 주동자가 되었다.



교황이 외치고 당시 유럽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인기 있던 클레르보의 성 베르나르도는 교회가 외치는 십자군 전쟁에 참여할 군사들의 모병 역할의 선봉에 서서 ”모슬렘 교도 하나를 죽이면 직 천당“이라는 말로 군사들을 모아 참으로 사랑의 종교인 그리스도교가 살인광들의 집단으로 처신한 적이 있었으며 오늘 세계의 여러 종교 역시 평화와 전쟁이라는 단어를 필요할 때마다 카드로 꺼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또한 종교 지도자들은 평화를 외치지만 그들의 역할은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것보다 전쟁에 나가는 군사들의 승리를 기도하는 이중적 역할을 너무도 당연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교회가 이런 어정쩡한 태도로 전쟁에 대해 실제적인 혼란을 주고 있는 현실에서 작가는 자기 삶으로 겪은 전쟁의 충격과 아픔에서 출발함으로써 그녀가 외치는 평화는 철저한 반전 운동가로 태어나게 했다.



노벨상 수상 작가인 독일의 희곡 작가 게르하르트 하웁트만은 케테 콜비츠의 6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연설에서 이런 말을 했다.

“가난과 전쟁의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을 흑백 판화에 담아냈던 콜비츠의 작품들을 대하다 보면,
수많은 자화상 속에서 늘 서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 작가마저도
그렇게 존재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 말은 작가는 바로 자신의 고통을 통해 고통받는 사람들 편에서 반전 운동의 구호를 외치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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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일생 예수님이나 성모나 다른 성인들의 표상을 한 장도 그린 적이 없이 자신의 현실 삶에서 겪어야 했던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인류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전쟁은 그 자체로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는 범죄임을 알리는 것으로 오늘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복음적 태도가 무엇인지를 알렸다.



이런 방법을 통해 작가의 작품은 어떤 신학자나 명강론가의 전쟁에 대한 해악이나 가르침과 비길 수 없이 관람자에게 현장감과 생동감을 더하게 만들고 있다.



신학자나 사목자들이 성서에서부터 시작해서 하느님의 뜻을 전달하는 것이 우리에게 무척 익숙한 방법이다.

이것의 아쉬운 문제점이라면 현장감이 부족하기 쉽고 또 인간의 한계성 때문에 말이나 이론 제시로서 끝날 위험이 있으며 이것은 삶의 변화를 목표로 하는 신앙의 관점에선 공회전하고 있는 자동차처럼 무익한 수고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작가가 제시한 것처럼 삶의 현장에서 겪은 것들에서 시작하면 현장감을 더하게 되면서 신앙의 알찬 면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은 광고의 차원에서 벽보와 같은 기능으로 제작된 것이다.

교회 안에 전례용으로 제작된 것이나 아니면 교회 행사용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나 복음을 전달한다는 효과적인 면에서 보게 될 때 오히려 복음이라는 것이 제도적인 교회 안에서 선포되는 어떤 것이 아닌 온 세상을 향해 모든 인류에게 전파되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생각하면 현대적인 성미술의 새로운 차원으로도 볼 수 있겠다.




성당 안에나 교회 안에 갇힌 복음이 아닌 온 세상을 향해 개방된 복음이 바로 현대에 있어 강조되어야 할 복음 전파의 영역이라면 이 작품은 현대의 교회가 관심을 더 가져야 할 새로운 복음의 차원이라 믿는다.



상징적인 표현이긴 해도 예수님의 수난 장면에서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있다.

그러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갈래로 찢어졌다.
땅이 흔들리고 바위들이 갈라졌다. 무덤이 열리고 잠자던 많은 성도들의 몸이 되살아났다.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신 다음, 그들은 무덤에서 나와 거룩한 도성에 들어가 많은 이들에게 나타났다. 백인대장과 또 그와 함께 예수님을 지키던 이들이 지진과 다른 여러 가지 일들을 보고 몹시 두려워하며, “참으로 이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하고 말하였다. (마태 27,51-54)




부활하신 주님을 믿는 크리스천들은 전통적으로 교회 안에 이어오던 성속의 개념을 확대해야 한다.



성직자와 평신자, 교회와 세상과 같은 이원론이 극복되고 이 세상 전체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장소가 되어야 하고 모든 인류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공존하는 세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 작품은 현대 교회가 지향해야 할 모습, 복음적 표현의 현대성을 잘 표현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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