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과 함께 선택된 바빌론 교회와 나의 아들 마르코가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
훌륭한 집 가계도를 보면 그 가문에 큰 인물들이 함께 나옵니다.
성인들의 경우도 훌륭한 성인 곁에 성인들이 많이 나옵니다.
프란치스코만 해도 10여 명의 성인이 그의 둘레에 있습니다.
오늘 마르코 복음사가를 보면 그를 둘러싼 분들이 화려합니다.
우선 오늘 독서에 나오듯이 마르코는 베드로 사도가 ‘나의 아들’이라고
하는 관계이고 오늘 베드로 서간을 보면 베드로 사도와 같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베드로 사도가 천사의 인도로 쇠사슬을 끊고 감옥을 나와 마르코의
집으로 간 것이 인연이 되어 베드로의 복음 선포 여정에 함께한 것일 겁니다.
사도행전 12장 12절을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베드로는 마르코라고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으로 갔다.
거기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기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도행전을 보면 마르코는 바오로, 바르나바와 함께
1차 전도 여행을 같이한 것으로도 나옵니다.
이것을 보면 마르코는 베드로와 바오로 두 사도의 동반자가 되었고
그래서 복음 선포자가 되었을 뿐 아니라 첫 복음사가가 되었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우리는 어떻게 관계를 형성하고,
공동체를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지 배워야 합니다.
우리도 이런 관계를 본받아 선한 영향력을 넘어 영적인 영향력을 주고받는 관계로,
공동체도 영적인 영향력을 서로 주고받는 공동체로 만드는 것입니다.
본래 공동체란 더불어 사는 곳입니다.
그리고 더불어 살면 더 불어나는 법입니다.
좋은 것도 더 불어나고 나쁜 것도 더 불어납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 베드로 서간에서도 배워야 합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는 경각심을 가지라고 이렇게 가르칩니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있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의 적대자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 하고 찾아 돌아다닙니다.”
이것을 보면 나를 하느님에게서 떨어져 나가게 하는 것이 실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형제가 아니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우리 적대자 악마입니다.
우리 안에 육의 정신이 있으면 우리는 더러운 영이나 악령의 먹잇감이 되겠지요.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이런 비유를 드셨습니다.
더러운 영이 어떤 집에서 나와 돌아다니다가 아직도 그 집이 비어있으면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들어가 그 집은 더 나빠진다는 비유 말입니다.
우리가 오늘 베드로 사도의 가르침대로 정신을 차리면,
다시 말해서 썩어빠진 정신을 버리고 제정신을 차리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악한 기운이나 정신이나 영들을 물리치고,
성령을 영접할 것이고 그러면 우리 공동체는 성령께서 머무시는 성전이 될 겁니다.
반대도 명확합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우리 공동체는 복마전이 될 것입니다.
진짜 악령들이 우리 안에 머무는 복마전이 될 수도 있고,
우리가 악령들처럼 되어 복마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영성 생활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악령이나 받들자고 영성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정신 차려 성령을 모시는 우리 공동체가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