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시다시피 우리가 이번 주 내내 읽는 요한복음 6장은
<생명의 빵이신 예수>에 대한 지루하고 긴 얘기입니다.
지루하고 긴 얘기라고 한 것은 반복된 얘기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라는 것을 믿고,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리라는 것을, 얘기하고 또 얘기하시는 것입니다.
오늘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믿는 사람은 살고 믿지 않는 사람은 죽으며,
먹는 사람은 살고 먹지 않는 사람은 죽는데
관건은 믿는 것과 먹는 것입니다.
밥을 먹으면 살고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
약을 먹으면 살고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은 믿기 어렵지 않고 그래서 먹는데
허나 예수가 생명의 빵이라는 것을 믿는 것은 쉽지 않고 그래서 먹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밥을 먹어야 살고 약을 먹어야 산다는 것은 믿는 것이 어렵지 않고,
사실 믿을 필요도 없습니다. 삶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가 생명의 빵이라는 것은 꼭 믿어야 하고,
믿지 않고 먹으면 먹어도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습니다.
밥이나 약은 믿지 않고 먹어도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성체는 믿음 없이 영하면 영해도 그 효과가 없다는 겁니다.
이것은 요한복음의 생명의 빵에 대한 것만이 아닙니다.
예수께서는 다른 복음에서도 누누이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믿었기에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고 말입니다.
예수께서는 치유해주신 다음 당신의 치유로 살게 되었다고 하지 않고
번번이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치유해주신 것이 아니지 않고 분명 주님이 치유해주신 거지만
그 치유를 받아들였기에 치유된 것이고 받아들인 것은 믿음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께 치유의 힘이 있다는 것을 믿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수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빵이라는 것이고,
그래서 당시 유대인들이 믿지 못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며,
그렇기에 주님께서도 지루하게 한 얘기 또 하시는 겁니다.
여기서 우리는 반성합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한 얘기 또 하실 필요 없도록
주님께서 생명의 빵이라는 것을 믿고 영합니까?
그렇다면 잘 믿고 있으니 그 얘기 이제 제발 좀 그만하시라고 얘기합시다.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