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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오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다 애지중지愛之重之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애지중지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생각해봤습니다.

컴퓨터와 운동화(등산화 포함), 부채를 애지중지하였습니다.

 

부채는 마음의 여유를 주기 때문에 애지중지하였고,

컴퓨터와 운동화는 제가 많이 하는 일과 운동에 필요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때 저는 컴퓨터 반대론자였습니다.

그 편리함과 유용함 때문에 제가 컴퓨터의 노예가 될까봐 두려웠던 겁니다.

그러다 번역을 하는 것 때문에 컴퓨터를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옛날 제가 번역을 할 때는 사전을 찾아가며 노트에다 번역을 하였는데,

수정을 해야 할 경우 찍찍 긋고 빨간 펜으로 수정을 하였으며

그것을 다시 정서하거나 그대로 책 편집자에게 넘기곤 하였고,

외부에 보낼 때에는 우리 형제들에게 컴퓨터로 쳐주기를 부탁을 했지요.

 

그러니 책 편집자나 형제들이 제발 컴퓨터로 작업을 하라는 거였습니다.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할 수 없어서 컴퓨터를 쓰기 시작하였는데

이제는 모든 것을 컴퓨터로 하게 되었고

지금 제가 말씀 나누기에 글을 올리는 것도 컴퓨터를 하지 않았으면

아마 아예 생각도 못했을 것이고 시작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역시 문제점이 없지 않습니다.

제가 그토록 염려하던 그 기심機心이 제게 있는 겁니다.

“有機械者必有機事, 有機事者必有機心:

기계를 가진 자 반드시 그것을 쓰게 되고,

그것을 쓰는 자 반드시 기심을 갖게 된다.”(장자, 천지편)의 그 기심입니다.

 

필요할 때 기계를 그저 쓰기만 하면 될 텐데

기계를 쓰다 보니 애착이 생기고 기심이 생기는 것입니다.

너무 유용하니 기계가 고맙기도 하고 애착이 가고,

기계에 의존하는 마음, 기계 없으면 뭘 못하겠다는 마음도 생깁니다.

말하자면 술 중독처럼 기계 중독인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또 다른 기심을 생각합니다.

“應無所住 而生其心:

머무는 곳이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금강경)의 그 기심其心입니다.

앞의 기심機心이 우리 안에 없어야 할 마음이라면

뒤의 기심其心은 우리가 안에 지녀야 할 마음입니다.

응무소주應無所住의 기심, 곧 어디에도 머물지도 집착치도 않는 마음입니다.

 

지금 저는 어느 수녀원 연 피정 지도를 하고 있는데,

어제는 수녀원 뒤 산에서 산악 마라톤을 하였습니다.

다 뛰고 내려오는 길에 운동기구가 있어서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힘들어 누운 채로 쉬었는데 소나무 사이로 하늘이 보이고

바람에 떠가는 구름이 보였습니다.

 

오늘 복음을 읽고 묵상을 하면서 마라톤을 하였기 때문인지

다음과 같은 묵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바람은 자유롭게 불고

바람에 이는 구름은 머무는 곳도 없고 있다가도 없다.

성령의 바람도 매이지 않고 불고 싶은 데로 불고

성령의 바람에 움직이는 마음도 어디에 매이지 않는다.

 

이제 나는

무엇을 가지되 가지지 않고

어디에 머물되 머물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너무 지나치다면

무엇을 쓰되 가지지 않고

가지되 애착치 말 것이다.

 

어디에 머물더라도 붙잡혀 안주치 말고

어디로 가더라도 욕심에 이끌리어 가지 말 것이다.

 

영에서 태어난 사람,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으로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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