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축일인데
윤지충 바오로 순교자는 우리나라 첫 순교자였고,
그래서 오늘 축일의 대표 순교자가 되었으며
이분에 대해서는 이전 강론에서 나눔을 하였기에
오늘은 다른 순교자들에 관해 나누고자 하는데
그중에서도 유항검 아우구스티노 성인과 그 가족들에 관해 나누고자 합니다.
윤지충 바오로 순교자가 첫 순교자가 되었지만
호남 지역에 가톨릭을 널리 알린 분은 유항검 복자이고,
그래서 유항검 복자를 호남의 사도라고 우리는 부르지요.
그리고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124분의 순교자 가운데는
유항검 복자 말고도 그분의 아들 유중철과 유문석 조카 유중석과 며느리 이순이가
복자로 시복되었고, 비록 시복되지는 않았지만, 동생 유관검과 부인 신희까지
가족이 모두 순교하였으며 그래서 유항검 성인의 생가는 파가저택이 되었지요.
파가저택이란 큰 죄를 지어 죽은 가문을 아주 없애버리고,
멸문의 본보기로 삼고자 그 집마저 없애는 것을 말하는데
집을 허물고 그 집터를 아예 연못으로 만들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우리가 또 기념해야 할 것은
유항검 순교자의 아들 유중철과 며느리 이순이가
동정 부부로 4년여를 살다가 순교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순이 순교자가 옥중 서한에서 적었듯이
그 4년여 동안 열 차례나 동정을 깰 뻔했지만
끝까지 동정 서약을 지키고 부부가 같이 순교까지 했으니
동정 순교 성인의 대표로 불리는 아네스 성인과 같이 우리가 공경해야겠지요.
그리고 또 참으로 대단한 것은, 그 가문이 모두 순교했다는 사실,
곧 아무도 배교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지요.
가깝고 쉬운 길은 혼자서도 갈 수 있고 혼자 가는 것이 쉽지만
멀고도 험한 길은 같이 가야 감히 떠날 수 있고 그 길을 끝낼 수 있지요.
하느님께로 가는 길은 그 어떤 길보다 어려운 길이니
우리 또한 하느님께로 가는 여정에서 이 집안 신앙에서
교훈을 얻고 본보기 삼는 오늘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