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성령강림 대축일을 지내고 교회는 바로 삼위일체 대축일을 지냅니다.
이것은 성령께서 오심으로 삼위일체가 비로서 우리 안에서 완성되었기 때문인데,
달리 말하면 하느님께서 삼위일체이심을 우리가 비로서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 임하시기 전까지 주님의 직제자들조차
예수께서 그리스도시라는 것을 알지 못했으니
성령께서 오심은 삼위일체 하느님을 우리가 알고 믿는 데 결정적입니다.
성령께서 오시지 않았다면 지금도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믿지 않는
유대인들처럼 우리도 그런 믿음에 머물러 있거나
아예 하느님조차 믿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아주 분명하게 생각합니다.
예수님을 부정하는 유대교를 우리가 왜 믿겠습니까?
그 잘난 체나 하고 자기들만 하느님의 자녀라고 하는
유대인들의 그 종교와 그 하느님을 아시아에 있는 우리가 왜 믿겠습니까?
저는 진정 불교를 사랑하고,
유교와 노자와 장자의 사상도 매우 사랑하지만
예수님 때문에 하느님을 믿고 그리스도교를 믿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알게 하고 믿게 하신 것이 성령이십니다.
우선 하느님께서 사랑이시고,
우리를 삼위일체로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게 하고 믿게 하십니다.
하느님이 사랑이 아니시라면,
사랑이시더라도 우리를 사랑하지 않으신다면
우리는 하느님을 믿을 필요 없고 그리스도교를 믿을 필요 없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불교도 훌륭하고 유교와 노장사상도 훌륭하고,
어쩌면 동양인인 우리에게 더 잘 맞기에 굳이 그리스도교를 믿을 필요 없습니다.
저는 이제 확고합니다.
가르침만 주는 종교보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가 받도록 인도하는 종교를 믿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스승과 부모가 있다면
스승을 따라가지 않고, 부모를 따라가듯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믿을 것입니다.
그 하느님께서 우릴 너무도 사랑하시어 성자를 주셨다고 오늘 복음은 얘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사실을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내어주신 분이라는 것을 유대인처럼 믿지 못한다면
해가 떠도 그 빛을 받지 않는 것처럼 하느님의 사랑을 받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것이 비 구원이고 불행이고 단죄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의 주님은 구원하러 오셨지 심판하러 오시지 않았다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아들을 믿는 사람은 심판받지 않는다. 그러나 믿지 않는 자는 이미 심판을 받았다.”
진수성찬이 있습니다.
그것을 먹는 사람에게 그것은 행복이 될 것입니다.
만병통치약이 있습니다.
그것을 먹는 사람에게 그것은 치유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 하느님의 사랑이 있습니다.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그것은 행복이고 구원입니다.
그러나 이 행복과 구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불행이고 비 구원입니다.
아무튼, 하느님께서는 삼위일체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구원하십니다.
관건은 그것을 믿고 그것을 받아들이느냐 그것입니다.
저라면 사랑을 믿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사랑하시지 않는다고 믿지 않고,
저를 미워하신다는 것은 더더욱 믿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