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림없는 일입니다.
치유를 가로채는 짓이 병원과 의사에게는 어림없는 일입니다.
기를 가로채는 짓이 기 치료사에게는 어림없는 일입니다.
옆집으로 가는 전기를 내가 몰래 끌어다 쓰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회당장 아이를 살리러 주님께서 가시는데
그 길의 중간에서 주님의 기를 가로챈 여인의 행위는 치유 가로채기이고,
이런 행위는 병원과 의사에게는 어림없고 기 치료사에게도 어림없습니다.
한량없는 하느님의 사랑이라고 우리가 얘기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한량이 있고 힘도 한량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량(限量)이란 양의 한계를 말하는 것이고,
인간이 유한하다고 함은 이처럼 양의 한계가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무한이란 한계가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하느님은 무한하신 분 곧 한계가 없는 분이십니다.
그 사랑에 한계가 없고 은총에 한계가 없으십니다.
그러기에 여인의 행위는 죽은 소녀에게 가야 할
주님의 사랑이나 은총을 가로챈 것이 아니고,
누구나 끌어다 쓸 수 있는 무한 전기선에서
전기를 조금 끌어다 쓰는 것과 같은 겁니다.
이런 경우 끌어다 쓰는 것은 도둑질이 아니고 현명함이며,
끌어다 쓰지 않는 것이 오히려 어리석음이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여인처럼 하지 못할까요?
어떤 사람이 여인처럼 현명하지 못할까요?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은 한량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한량없다는 것은 알지만
하느님께서 그것을 무상으로 주실 거라는 점을 믿지 못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무한 은총을 무상으로 주시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