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836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어제는 제 방에서 키우는 꽃 화분을 창밖 작은 턱에 내놨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다가 잔디밭 민들레는 바람도 쐬고 햇빛도 쬐는데

제 방의 꽃은 햇빛도 바람도 어쩌다 한 번

제가 인심을 쓸 때만 맛보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기 때문입니다.

 

정말 제가 그랬습니다.

창밖의 민들레는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사랑을 온 잎새로 맞는데

제 방의 꽃은 형편없는 저의 사랑 때문에 그 사랑을 못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더 펼치니 그 꽃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그 꽃처럼 쏟아져 내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민들레만도 못한 인간이라니, 쯧쯧.

 

그리고 생각은 저의 무딘 감각으로까지 뻗어나갔습니다.

소리에 대해서는 그렇게 감각이 예민한데

사랑에 대해서는 어찌 그리 감각이 무딘지!

 

늘 내 곁에 계시고 늘 내 안에 계시는 그 하느님의 사랑을

저는 불감증 환자처럼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내 곁에 그리고 내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느끼지 못하기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주님의 말씀을

당시의 제자들처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니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에게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하신 말씀은

다른 누가 아닌 바로 저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믿음이란 머리로 아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아는 것이듯

믿음이란 오감으로 느끼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느끼는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우리는 감각이 있으니 다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감각이 있다고 다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감각이 살아 있어야 느낍니다.

감각을 오랫동안 쓰지 않으면 감각이 죽고,

감각을 다른 데 쓰면 역시 감각이 죽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고 늘 함께 계시는 현존을 느끼려면

이 죽은 감각을 살리고, 무딘 감각을 일깨워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살리고 어떻게 일깨웁니까?

특히 영적인 감각을 어떻게 살리고 일깨울 수 있을까요?

 

우선 기적으로 감각을 일깨울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것에서는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을 느끼지 못하니

하느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일,

곧 기적을 통해서 일깨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는 마치 조용히 있거나 말하니까 다른 데 시선이 팔려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사람의 시선을 끌기 위해

또는 너무 교만한 사람의 굳어진 감각을 깨부수기 위해

우레 소리를 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에게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버지 않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그러므로 바람직한 것은 사랑으로 감각을 일깨우고 예민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감각이 가 있듯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감각을 허비하지 않고 하느님께 쏟습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는 “주의 기도 풀이”에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당신을 항상 생각함으로써 마음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을 항상 갈망함으로써 목숨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지향을 당신께 두고 매사에 당신의 영예를 찾음으로써

생각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힘과 영육의 감각을 다른 데에 허비하지 않고

당신 사랑의 봉사를 위해서만 바침으로써 힘을 다해 당신을 사랑케 하소서.”

 

 

그렇습니다.

사랑은 감각을 일깨우고 살아있게 하고

믿음은 사랑으로 하느님의 현존을 느낍니다.

 

오늘 하루 저의 감각이 천 개의 손인 듯

사랑으로 하느님 현존을 느끼는 날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7Apr

    부활 4주 토요일-믿음이란 사랑으로 느끼는 것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어제는 제 방에서 키우는 꽃 화분을 창밖 작은 턱에 내놨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다가 잔디밭 민들레는 바람도 쐬고 햇빛도 쬐는데 제 방의 꽃은 햇빛도 바람도 어쩌다 한 번 ...
    Date2013.04.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836
    Read More
  2. No Image 26Apr

    어느 수련자의 강론

    T.평화를 빕니다. 우리나라의 길은 참 잘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디를 가도 전부 도로가 포장되어 있고, 길도 넓고 평탄합니다. 국도도 잘 되어 있고, 고속도로의 길도 아주 잘 되어 있고, 하이패스라는 길도 있고, 기차 길도 잘되어 있어서...
    Date2013.04.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954
    Read More
  3. No Image 26Apr

    부활 4주 금요일-길이 없는 사람들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토마스와 예수님 사이에 오간 대화입니다. 이런 대화가 스...
    Date2013.04.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732
    Read More
  4. No Image 25Apr

    어느 수련자의 강론

    ‘예수 그리스도를 살아갑시다.’ + 평화를 빕니다.   오늘은 마르코 성인 축일입니다. 마르코 성인은 65년에서 70년 사이에 처음으로 복음서를 기술합니다.  왜 마르코 성인은 복음서를 썼을까요? 우리 공동체는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고 다음 날 엠...
    Date2013.04.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555
    Read More
  5. No Image 25Apr

    마르코 사도 축일-특별한 고통을 각별한 사랑으로

    “여러분과 함께 선택된 나의 아들 마르코가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   마르코 사도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바오로의 제자였고 베드로의 제자인 아주 특별한 은총의 사도입니다. 이런 그였기에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에게 직접 들은 것을 가지고 ...
    Date2013.04.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153
    Read More
  6. No Image 24Apr

    부활 4주 수요일-햇볕은 사랑, 햇빛은 심판?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나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왔기 때문이다.”      불을 때지 않는 수도원은 요즘 오히려 겨울보다 더 춥습니다. 그리고 요...
    Date2013.04.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246
    Read More
  7. No Image 23Apr

    부활 4주 화요일- 사랑하는 이에게만 열리는 귀

    “너희는 믿지 않는다. 너희가 내 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오늘 유다인들은 안달이 났습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입니다. “당신은...
    Date2013.04.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436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15 1016 1017 1018 1019 1020 1021 1022 1023 1024 ... 1354 Next ›
/ 135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