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827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어제는 제 방에서 키우는 꽃 화분을 창밖 작은 턱에 내놨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다가 잔디밭 민들레는 바람도 쐬고 햇빛도 쬐는데

제 방의 꽃은 햇빛도 바람도 어쩌다 한 번

제가 인심을 쓸 때만 맛보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기 때문입니다.

 

정말 제가 그랬습니다.

창밖의 민들레는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사랑을 온 잎새로 맞는데

제 방의 꽃은 형편없는 저의 사랑 때문에 그 사랑을 못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더 펼치니 그 꽃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그 꽃처럼 쏟아져 내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민들레만도 못한 인간이라니, 쯧쯧.

 

그리고 생각은 저의 무딘 감각으로까지 뻗어나갔습니다.

소리에 대해서는 그렇게 감각이 예민한데

사랑에 대해서는 어찌 그리 감각이 무딘지!

 

늘 내 곁에 계시고 늘 내 안에 계시는 그 하느님의 사랑을

저는 불감증 환자처럼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내 곁에 그리고 내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느끼지 못하기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주님의 말씀을

당시의 제자들처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니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에게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하신 말씀은

다른 누가 아닌 바로 저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믿음이란 머리로 아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아는 것이듯

믿음이란 오감으로 느끼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느끼는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우리는 감각이 있으니 다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감각이 있다고 다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감각이 살아 있어야 느낍니다.

감각을 오랫동안 쓰지 않으면 감각이 죽고,

감각을 다른 데 쓰면 역시 감각이 죽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고 늘 함께 계시는 현존을 느끼려면

이 죽은 감각을 살리고, 무딘 감각을 일깨워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살리고 어떻게 일깨웁니까?

특히 영적인 감각을 어떻게 살리고 일깨울 수 있을까요?

 

우선 기적으로 감각을 일깨울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것에서는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을 느끼지 못하니

하느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일,

곧 기적을 통해서 일깨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는 마치 조용히 있거나 말하니까 다른 데 시선이 팔려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사람의 시선을 끌기 위해

또는 너무 교만한 사람의 굳어진 감각을 깨부수기 위해

우레 소리를 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에게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버지 않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그러므로 바람직한 것은 사랑으로 감각을 일깨우고 예민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감각이 가 있듯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감각을 허비하지 않고 하느님께 쏟습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는 “주의 기도 풀이”에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당신을 항상 생각함으로써 마음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을 항상 갈망함으로써 목숨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지향을 당신께 두고 매사에 당신의 영예를 찾음으로써

생각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힘과 영육의 감각을 다른 데에 허비하지 않고

당신 사랑의 봉사를 위해서만 바침으로써 힘을 다해 당신을 사랑케 하소서.”

 

 

그렇습니다.

사랑은 감각을 일깨우고 살아있게 하고

믿음은 사랑으로 하느님의 현존을 느낍니다.

 

오늘 하루 저의 감각이 천 개의 손인 듯

사랑으로 하느님 현존을 느끼는 날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0May

    연중 7주 월요일-믿지만 믿지 못하는 우리 믿음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오늘 복음은 제가 사랑하는 복음 중의 하나입니다. 같은 내용이 마태오와 루카 복음에도 나오는데 저는 오늘 마르코 복음의 내용을 더 사랑합니다.   믿지만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 달라...
    Date2013.05.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666
    Read More
  2. No Image 19May

    성령 강림 대축일-성령은 빗소리와 함께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신 새벽 일어나자마자 성당에 가서 묵상을 하였습니다. ...
    Date2013.05.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259
    Read More
  3. No Image 18May

    부활 7주 토요일-길을 가는 사람은

    부활의 끝자락에 와 있는 우리는 부활시기 내내 들었던 사도행전과 요한복음의 마지막 부분을 오늘 들었습니다.   저는 요한복음의 그 아리송하고 지루한 얘기의 반복에 숨이 막히고 이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는 게 그동안 제게는 고역스런 거였습니다. ...
    Date2013.05.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692
    Read More
  4. No Image 17May

    부활 7주 금요일-우리의 사랑이 여물고 확장되도록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들을 돌보아라.”      제가 결혼을 하였다면 저는 제 아내의 끊임없는 사랑 확인에 무척 곤란해 했을 겁니다. 저도 보통 남자들과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도 제 아내를 사랑하지만 연애 때...
    Date2013.05.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971
    Read More
  5. No Image 16May

    부활 7주 목요일-겉도는 나?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이 우리 안에 있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기도>   계속되는 대사제 예수님의 기도입니다. 이 대사제의 기도는 공관복음에 나오는 ...
    Date2013.05.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52
    Read More
  6. No Image 15May

    부활 7주 수요일-이런 주책바가지는 괜찮겠지요?

    “거룩하신 아버지, 저는 이들과 함께 있는 동안,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켰습니다.”      저희 수도회는 작은 형제회의 정신에 따라 공동체 책임자를 원장Superior이라 하지 않고 수호자Guardian라고 부릅니다. 공동체를 수호하고, ...
    Date2013.05.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888
    Read More
  7. No Image 14May

    성 마티아 사도 축일-세상에서 뽑히어 다시 세상으로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우리가 주님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우리를 선택하는 거라는 것을 마티아 사도만큼 더 잘 보여주는 사도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너를”이 아니라 “너희를” 뽑으셨다고 ...
    Date2013.05.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06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86 987 988 989 990 991 992 993 994 995 ... 1328 Next ›
/ 132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