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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의 사랑이 무엇인가요?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기로 선택했을 때 견딤과 피 흘림을 동시에 경험합니다. 다만 사랑으로 하는 일에는 멍에가 가볍고 짐이 좀 편하고 수월하더라도 내면에서 겪는 고통은 견뎌내기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내어줌이 거부되기도 하고 분노를 일으키기도 하며, 도무지 협력할 기미도 없고 내어준 마음이 메아리처럼 다시 나에게 돌아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견뎌내는 사랑을 예수님으로부터 배우지 않고서는 견뎌낼 수 없습니다. 나에게는 그러한 에너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견디는 사랑은 오로지 주님의 영과 함께하는 일입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과 더불어 머물러계셨고 그들에게 말을 건네고 음식을 나누셨습니다. 그분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여인의 실수를 눈감아주셨습니다. 그분은 견디고, 용서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이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허락하셨습니다. 무상으로 내어주는 사랑과 보편적 사랑이 있는 곳에는 그러한 현실과 더불어 고통당하는 내면의 현장이 있습니다. 이것이 수난의 가장 깊은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 따라오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겪어낸다는 의미에서 사용하는 견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프란치스코는 예수님의 그러한 사랑에 감탄하였습니다. 그리고 형제들을 위해 자신도 마음에 들지 않는 형제들을 견디면서 살았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부서진 모습을 견뎌내셔서 우리도 우리 자신과 다른 이들을 위해 그와 같은 삶을 살도록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실재가 되셨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보면 서로를 죽이고, 서로에게 모욕을 주고, 권력과 특권을 남용하여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다른 존재들과 우리 자신 안에 있는 하느님과 닮은 모상성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완벽한 무능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닮은 인간을 잃어버렸습니다. 우리의 무너진 관계들 안에 있는 현실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나를 견뎌내 주심으로 나는 부서진 마음들을 견뎌낼 희망을 얻게 되었습니다. 견뎌내는 사랑이 있는 곳에 주님의 현존이 있습니다. 견딤의 끝에는 수난과 죽음이 있고 그다음에는 부활의 기쁨이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희망입니다.

 

인류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열매를 따 먹은 이후 저지른 무수한 악의 실재 안에서 나도 아낌없이 그 열매를 따 먹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내 마음은 분류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심판하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누가 좋은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이며 누구에게 존경을 보일지 생각해볼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생각하지 않아도 이미 너무나 정확한 인과응보의 잣대와 저울이 마음 안에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상성과 보편성으로 인류를 돌보시는 하느님을 예수 그리스도와 성프란치스코를 통해 알게 되면서부터 하느님께서는 나에게서 누가 좋은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인지를 고르는 힘을 조금씩 앗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내 안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무상성과 보편성에는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 다만 주님의 영과 그 영의 활동을 지니지 못한 사람만이 선과 악의 열매를 계속해서 따 먹고 있는 것입니다.

 

피 흘리고 견뎌내는 마음을 지닌 채 선의 흐름으로 들어가는 모든 이들은 낙원 한가운데로부터 제공되는 생명의 에너지를 받아 나로부터 해방된 자유와 주체할 수 없는 기쁨으로 다시 견뎌내는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일상의 관계로 이사 오신 그분을 거기서 만나기 때문입니다. 말로 해서도 안 되고 폭력을 쓸 수도 없는 관계 안에서는 견딜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견디는 힘은 견뎌내신 분으로부터 받아야 견딜 수 있습니다. 어떻게?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와서 배워라.” (마태11,2)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신 아버지로부터 받은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자신의 생명을 돌려드린 예수님의 삶에는 견뎌내는 사랑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수난의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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