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잘못한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생각에 나를 위한 것과 그를 위한 것이 있을 것인데
먼저 나를 위해서는.
내게 잘못한 그의 잘못 때문에 흥분하거나 성내지 않고,
아무런 일이 없었던 듯 아무 소리 하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며,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용서해준 다음
내 마음에 그 일과 관련해 아무것도 남기지 않아 무심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기가 쉽습니까?
그래서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 이것으로도 훌륭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주님께서는 여기에 만족하지 말라고, 그를 위한 것도 하라고,
곧 그에 대한 사랑의 차원에서 세 가지를 하라고 하십니다.
첫째 그의 잘못을 교정해주라고 하십니다.
내게 저지른 잘못 때문에 내 마음이 아픈 것이 아니라
그런 잘못이 그에게 있다는 것이 안타깝고 마음 아프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프란치스코는 권고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해주고 너희를 박해하고 중상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따라서 자기 원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가 당하는 해(害)로 말미암아 괴로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의 영혼의 죄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사랑 때문에 가슴 태우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권고한 다음 프란치스코는 “행동으로 사랑을 보여줍니다.”라고 하는데
그 행동이 제가 생각하기에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신 교정 행위입니다.
그에게 그런 잘못이 뿌리 깊게 있는 것이 마음 아파 교정해주는 겁니다.
내 눈에 있는 들보도 문제지만
그의 눈에 티가 있다는 것도 문제이고 마음 아픕니다.
그래서 비록 그의 눈에 있는 티를 빼내 줄 자격이 없지만
그래도 그의 눈에 티가 있는 것이 마음 아파 빼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 혼자 하는 것이 역부족이거나 효력이 없다면
다른 사람을 데리고 가서라도,
그것도 부족하다면 공동체 전체에 호소해서라도 고쳐주라고 하십니다.
다음은 풀어주는 것입니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여기서 풀어주는 것은 용서의 의미 곧 내게서 그를 풀어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를 죄에서 풀어주는 것 또는 죄의 종살이에서 그를 풀어주는 것일 겁니다.
그러니까 충고를 통해서는 죄악에서 그를 풀어주고,
용서를 통해서는 내게서 그를 풀어주는 것입니다.
다음은 기도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육신의 병이 나면 기도해주는데
마음이나 정신의 병으로 인해 잘못하면 기도해주기보다
욕하고, 미워하고, 분노하고, 험담하고 내게 잘못할 경우엔 저주까지 퍼붓습니다.
그런데 그러지 말라는 것입니다.
육신의 병이 든 사람보다 더 사랑하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사실 육신의 병이 들거나 장애가 있으면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이나 정신이나 영혼이 병이 들면
아무리 육신이 건강해도 행복할 수 없고 그래서 더 불행하고
더 불쌍하며 그래서 우리의 사랑과 기도가 더 필요합니다.
이렇게 얘기하지만
참 이렇게 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그를 위해서도 기도해야겠지만
이럴 수 있는 내가 되도록 나를 위해서도 기도하고 기도 부탁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