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말하여라.
너는 그들 앞에서 떨지 마라.
그랬다가는 내가 너를 그들 앞에서 떨게 할 것이다.”
오늘 독서 예레미야서는 예언자라면 떨지 말고 주님께서 명령한 것을
전해야 한다는 말씀인데 우리 교회는 세례자 요한의 순교 축일에
이 예레미야서를 독서로 읽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이런 예언자였고,
그래서 순교했다는 뜻일 겁니다.
예언자란 하느님 말씀을 전하기 위해 하느님께 파견된 사람입니다.
그러나 가브리엘과 라파엘 천사처럼 그렇게 파견된 존재가 아니라
쓴소리를 해야 할 사람이나 집단에게 파견된 존재입니다.
가브리엘이나 라파엘 천사가 좋은 소식의 전달자라면
예언자는 듣는 이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 그것도 하느님 말씀을 전달하는 존재이고,
그러니만큼 평소 하느님 말씀을 들으려 하지 않고 늘 역행하던 자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듣지 않으면 다시 말해서 지금 하는 나쁜 짓을 멈추지 않고,
고치지 않으면 미래에 불행해질 것이라고 예언하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누가 이렇게 하느님 말씀을 듣지 않고 계속 나쁜 짓을 할까요?
그들은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이고 세상 권력에 흠뻑 취한 자들입니다.
세상이 자기 뜻대로 돌아가고 세상 사람들을 자기 맘대로 주무르다 보니
하느님이 어디 계시냐 하고 하느님이 두려운 줄 모르게 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심장이 센 자가 아니면 이들 앞에서 떨리고
하느님 말씀은커녕 아무 소리도 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떨지 않으려면 강심장을 가져야 하고,
하느님 말씀을 전하려면 하느님 심장을 장착해야 합니다.
그런데 하느님 심장에는 용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 심장에는 하느님 말씀을 듣지 않는 자들에 대한 연민이 먼저 있습니다.
이들이 당신 말씀을 듣지 않는다고 분노를 터트리시거나
포기해버리셨다면 하느님은 예언자도 파견하지 않으셨을 겁니다.
아직 포기하지 않는 사랑이 있으시기에
벌을 주시기 전에 곧 분노를 터트리시기 전에
지금 하는 짓을 멈추고 회개하라고 호소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니 예언자라면 이런 하느님의 심장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예언을 듣는 사람이기도 하고,
예언을 해야 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하느님 말씀을 듣는 사람이기도 하고,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회개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 예언해야 함을 세례자 요한을 통해서 배우는 오늘 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