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어제 주님께서는 청하면 받을 것이라고 하셨고,
하느님은 아비보다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실 거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청하면 하느님께서는 더 좋은 것이신 성령을 주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반대의 영 곧 악령에 대한 말씀을 들려주십니다.
어느 집을 차지하고 있던 악령이 나갔는데
그 집이 계속 비어 있으면 더 많은 악령이 들어와 차지하게 된다고 하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를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성령은 우리가 청해야 들어오시는데
악령은 우리가 청하지 않아도 침입한다.
그러니까 성령은 손님이고 악령은 불청객이다.
그리고 성령께서 우리 안에 계시지 않으면
성령만 아니 계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악령의 차지가 된다.
그렇습니다.
성령은 우리가 간절히 청하고 공손히 모셔야만 오시는 고귀한 손님이십니다.
성령은 사랑이시고 우리의 자유를 존중하시기에
우리가 당신 사랑을 사랑하고 갈망할 때만 오시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악령은 우리를 사랑하지 않고
우리도 그를 사랑하지 않는데도
우리 안으로 밀고 들어옵니다.
그렇지만 성령께서 우리 안에 계시면 악령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
그것은 빛이 있으면 어둠은 절로 없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사실 우리의 어둠이란 어둠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빛이신 하느님이 우리 안에 아니 계시기 때문이듯
악령과 성령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악령이란 성령께서 우리 안에 안 계시기에 있는 것이며
성령이 우리 안에 계시게 되면 악령은 절로 사라집니다.
사랑과 미움도 같습니다.
열망과 욕망도 같습니다.
우리 안에 사랑이 없을 때 우리 안에 단지 사랑이 없는 것이 아니라
미움이 우리 안에 들어와 차지하지요
그러나 사랑하는 순간 미움은 절로 사라집니다.
그러니 우리 안에서 미움의 가시를 빼내려는 소극적인 노력을 할 것이 아니라
대 발심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사랑의 태세 전환을 하면 미움은 절로 사라집니다.
욕망이 우리 안에서 뒤끓는 것도 사랑의 열망과
하느님께 대한 갈망이 우리 안에 없기 때문이니,
욕망을 끊으려고 소극적인 노력을 할 것이 아니라,
사랑의 열망과 갈망을 적극적으로 품어야 할 것입니다.
고작 미워하지 않으려고 사는 사람이 되지 말고,
고작 욕심과 욕망과 씨름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사랑하고 더 사랑하려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