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레오나르도 2013.05.23 07:36

어느 수련자의 강론

조회 수 3747 추천 수 0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맛있는 작은형제회? 멋있는 작은형제회?’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처음 부분은 멀쩡한 몸으로 지옥에 가는 것 보다 불구자로 하느님 나라에 가는 것이 더 나은 것임을 말하는 부분입니다.

즉 죄를 단호하게 물리치라는 부분입니다.

두 번째 부분은 소금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두 가지 이야기 중에서 두 번째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를 하기 전에 피천득 씨가 쓴 맛과 멋이라는 글을 먼저 나눌까 합니다.

맛은 감각적이요 멋은 정서적이다

맛은 적극적이요 멋은 은근하다

맛은 생리를 필요로 하고 멋은 교양을 필요로 한다

맛은 정확성에 있고 멋은 파격에 있다

맛은 그때뿐이요 멋은 여운이 있다.

맛은 얕고 멋은 깊다

맛은 현실적이요 멋은 이상적이다

정욕 생활은 맛이요 플라토닉 사랑은 멋이다

그러나 맛과 멋은 반대어는 아니다

사실 그 어원은 같을지도 모른다

맛있는 것의 반대는 맛없는 것이고

멋있는 것의 반대는 멋없는 것이지 맛과 멋이 반대되는 것은 아니다

맛과 멋은 리얼과 낭만과 같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맛만 있으면 그만인 사람이 있고

맛이 없더라고 멋만 있으면 사는 사람이 있다

맛은 몸소 체험을 해야 하지만 멋은 바라보기만 해도 된다

맛에 지치기 쉬운 나는 멋을 위하여 살아간다.

 

오늘 복음의 두 번째 부분에서 예수님께서는 소금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소금을 먹으면 짠 맛이 납니다. 왜냐하면 소금은 짜기 때문입니다.

이 짠 맛이 소금의 맛이고, 더 나아가 소금의 멋입니다.

짠 것은 바로 소금의 ‘맛’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 무엇도 짜지 않고 오직 소금만이 짠 맛을 가지고 있음 이것이 바로 소금의 ‘멋’입니다.

짠 맛이 바로 소금의 정체성이고 소금의 멋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소금의 멋을 “그러나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하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말씀을 하신 뒤에 예수님께서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고 말씀하십니다.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는 것, 이것이 바로 마음속에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는 것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며 살아갈 때 멋이 생깁니다.

바로 마음속에 나만이 할 수 있는 나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것, 즉 멋을 발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원하시는 것입니다.

 

한 때 저는 사람들에게 저의 맛을 알아달라고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에는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었고, 누군가에게 잊혀지지 않는 존재이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을 마치고 머리를 샛노랗게 물들였습니다.

졸업식 때도 검은 머리 가운데 노란 머리였고, 대학교 입학 때도 검은 머리 가운데 노란 머리였습니다.

저는 노란 머리를 하면 사람들이 저를 더 잘 기억해주고 좋아해줄꺼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노란 머리를 한 저를 보고 저의 맛을 알아주기는 커녕 다름을 넘어 틀린 눈으로 저를 바라보았고 대했습니다.

그렇게 생활을 계속하다가 머리를 뽀글머리로 파마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생활을 계속하다가 검은 머리를 다시 평범하게 자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햇살이 저에게 환하게 비춰졌습니다.

저는 그때 따스한 햇살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기억되기 위해서 염색을 하고, 파마를 하고 하지 않아도 나는 하느님 안에서 충분히 특별한 존재이구나.

하느님께서 나에게 이렇게 햇살을 비춰주시는 구나.

그런데 나는 왜이렇게도 무엇인가를 꾸미려하고 치장하려 했을까? 나는 충분히 멋있는데...’

이런 생각을 한 뒤로는 사람들에게 저의 맛을 알아달라고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작은형제회에서 살아갑니다. 작은형제회도 맛과 멋이 있습니다.

작은형제회 수도자로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맛’입니다.

수도복을 입고, 매일 기도를 하고 미사도 드립니다.

성프란치스코가 작은형제회를 만들 때의 그 정신대로 사는 것 이것이 ‘멋’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3.05.23 07:40:38
    오늘도 저희 수련자의 강론을 올립니다. 그러나 다른 때와 다른 의도로 올립니다. 같은 복음을 이렇게 달리 해석할 수 있다는 것, 주님의 말씀이 다양하게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소금"을 무엇으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오늘 복음 전체에 대한 이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성서주석가들이 이 소금이 뜻하는 것을 각기 달리 얘기하고 있음을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31May

    갑과 을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루까 1,39-56   오늘날 우리 사회에 갑을 논쟁이 뜨겁다. 민초를 우습게 보고 함부로 “갑질”을 해대는 천박하고 야비한 정치꾼들, 그리고 대리점이나 하청업체, 또는 고객을 우습게 보는 기업들 때문에 야기된 논쟁이 ...
    Date2013.05.31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3084
    Read More
  2. No Image 31May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내가 진정 반기는 것은?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참으로 밝고 약간은 들떠있습니다. 색으로 치면 연분홍이고 분위기로 치면 들뜬 분위기입니다. 기쁨, 즐거움, 행복, 복됨 등의 단어들이 여기저기 ...
    Date2013.05.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135
    Read More
  3. No Image 30May

    연중 8주 목요일-하느님께 바라라.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어제, 뭔가를 청하려고 온 사도 야고보와 요한에게 주님은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고 물으셨지요. 주님께서는 오늘, 바르티매오에게...
    Date2013.05.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229
    Read More
  4. No Image 29May

    연중 8주 수요일-아무리 사랑일지라도 느껴지지 않게 하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라는 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오늘 주님 말씀 중에 세도를 부린다는 말씀이 특별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말씀을 좀 색다르게 이해하기 위해 개신교 성서를 봤다니 “고관...
    Date2013.05.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869
    Read More
  5. No Image 23May

    어느 수련자의 강론

    ‘맛있는 작은형제회? 멋있는 작은형제회?’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처음 부분은 멀쩡한 몸으로 지옥에 가는 것 보다 불구자로 하느님 나라에 가는 것이 더 나은 것임을 말하는 부분입니다. 즉 죄를 ...
    Date2013.05.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747
    Read More
  6. No Image 23May

    연중 7주 목요일-가책과 책벌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   오늘 이 말씀은 하느님의 자녀답게 잘 살아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하여 어제에 이어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어찌 해야 하는지 보렵니다.      오늘 이 말씀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잘 사...
    Date2013.05.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942
    Read More
  7. No Image 22May

    연중 7주 수요일-그리스도교를 반대하는 그리스도인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반대하지 않는 이는 지지하는 사람이라는 주님의 말씀에 이렇게 말꼬리를 잡을 사람도 있을 겁니...
    Date2013.05.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39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22 1023 1024 1025 1026 1027 1028 1029 1030 1031 ... 1365 Next ›
/ 136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