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 교사 한 사람이 예수님께 묻습니다.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
율법은 좁게 보면 십계명을 가리키고
넓게 보면 모세 오경이라고 부르는
구약의 첫 다섯 권 전체를 뜻합니다.
처음에는 10개의 계명으로 출발했지만
그것은 차츰 613개 조항으로 늘어납니다.
십계명도 그 조항이 처음에는
단순한 한 두 마디 문장이었을 것으로 보는데
지금의 모습으로 길어졌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이야기합니다.
탈출기 20장의 십계명 내용이
전부 돌 판 두 개에 기록되었다고 보기에는
그 내용이 짧지 않습니다.
즉 살아가면서
계명들에 부연 설명이 더해지고
조항이 늘어났습니다.
이 모습은 삶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지만
그 안에서 계명들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상황에서 만들어진 계명들은
두 상황이 겹칠 때
어느 계명을 따라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율법의 중심,
가장 큰 계명이 어느 것인지
묻게 됩니다.
예수님의 대답은
율법 교사에게 놀라움으로 다가갔을 것입니다.
십계명의 대부분은
'~을 해서는 안 된다'는
부정 명령으로 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가운데 하나를 말씀하시지 않고
오히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율법이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것에
초점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삶은 혼자만의 삶이 아닙니다.
함께 살아가다보니
같이 살아가기 위해
어느 정도의 규칙이 필요합니다.
그 규칙은 대부분
'~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부정 명령으로 우리를 구속합니다.
그 규칙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규칙의 바탕이 사랑이라는 것을 우리가 잊으면
그야말로 규칙들은
우리를 억압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적용됩니다.
사랑하기 위해서 그 규칙을 지킨다고 생각할 때
규칙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규칙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계명들이 충돌하는 상황에서도
어느 것을 따를지에 대한 판단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에로 초대 받았습니다.
계명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에
우리 삶의 초점을 맞출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