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서 정신과 관련한 말들을 한번 생각나는 대로 모아봤습니다.
정신 나간 놈.
요즘 정신이 없어!
정신을 쏙 빼놓네.
그런 썩어빠진 정신을 가지고 뭘 할 수 있냐!
이것이 정신과 관련한 부정적인 표현이라면
좋은 의미의 표현과 사용도 있습니다.
제정신이 들다.
정신을 차리다.
정신 차려!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 정신을 한곳에 모으면 안 되는 일이 없다.)
우리가 잘못 사는 것은 정신없이 사는 경우와
정신이 있긴 있는데 그 정신이
썩어빠진 정신이거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사는 경우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정신없이 살거나 썩어빠진 정신으로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면
그때 우리는 썩어빠진 정신은 몰아내고 정신을 차리거나 제정신이 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우리는 만족하지 말아야 합니다.
고작 정신 차리고 제정신 드는 것으로 만족 말고,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 되게 하는 주님의 영을 모셔 들여야 합니다.
사실 제정신 차리는 것은 온전한 인간이 되게 하는 것으로 그치지만
주님의 영을 모셔 들이면 우리는 하느님 자녀가 되게 한다는 뜻으로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여러분은 사람을 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자녀로 삼도록 해 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라틴말 Spiritus나 영어 Spirit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얼’이 되고,
한자어로 번역하면 ‘정신’ 또는 ‘영’으로 번역이 됩니다.
그러니까 한자어에서는 인간 안에 있는 Spirit은 정신이라고 하고,
인간 밖에 있는 Spirit은 악령이든 더러운 영이든 영이라고 쓰며,
하느님에게서 오는 영은 이런 잡령들과 구분하여
Holy Spirit 그러니까 거룩한 영 또는 성령이라고 하지요.
그리고 당연히 하느님에게서 오는 성령만이 우리를
하느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게 하고,
부모와 자식의 끈으로 단단히 묶어줘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해 준다고 바오로 사도는 얘기합니다.
그러므로 거듭 얘기하면 나간 정신을 차리는 것이나
잃었던 정신을 돌아오게 하는 것이나
썩어빠진 정신 대신 제정신이 들게 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바이지만
우리가 진정 신앙인이라면 우리를 하느님 자녀가 되게 하는 성령,
하느님을 우리 아빠 아버지가 되게 하는 성령을 모셔 들여야 합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는 이렇게도 얘기합니다.
“주님께서 일하는 은총을 주신 형제들은 충실하고 헌신적으로 일할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영혼의 원수인 한가함을 쫓아내는 동시에
거룩한 기도와 헌신의 영을 끄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현세의 다른 모든 것들은 이 영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대로 성령을 모셔 들이고,
프란치스코의 가르침대로 성령의 불을 끄지 않는 오늘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