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마지막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마지막이 언제인지는
우리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깨어 있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날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갑자기 닥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알지 못한다는 것은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알지 못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기도 합니다.
어두운 동굴 속을 지나가면서
내 앞에 무엇이 갑자기 튀어 나올지 모르기에
몸은 긴장해서 굳게 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우리를
긴장 속에서 살아가게 하려고
그날과 그 시간을 알려 주지 않으신 것은 아닙니다.
준비하고 깨어 있으라는 말씀은
우리에 대한 걱정과 사랑에서 나온 표현으로
우리를 긴장 속으로 몰아가는 모습과는
서로 다릅니다.
마지막 날을 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요?
소위 말하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남은 시간을 쪼개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들과 다른 사람들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지금 한다는 점입니다.
지금이 아니고서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그 시간을 놓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마지막 날을 알지 못해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지금 여기에서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즉 깨어 있다는 것은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것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로서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물론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다 할 수는 없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바라볼 수 있고
그 원의를 간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이 있어서
그런데 그 마지막이 언제인지 몰라서
오히려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자신을 맡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누구를 위해서
나의 삶을 충실하게 사는 것이 아닙니다.
그 시간 안에서 나로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마지막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렇게 나로서 살아갈 때
마지막 시간이 다가와도
후회나 두려움 없이
그 시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나 자신을 사랑하면서
소소하지만 나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