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파멸이 날이 닥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오늘 주님께서 세 가지를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속지 마라.
-따라가지 마라.
첫째로 전쟁이 나고 지진과 전염병과 기근이 생겨도
이 정도로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답답합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말고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신다고 해서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누군들 두려워하고 싶습니까?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지요.
그렇다면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시는 뜻은 무엇입니까?
두려워하지 말라는 주님 말씀이 공허한 말이 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말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생각에 그것은 그 말씀을 믿어야 합니다.
사실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은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라’는 긴말의 준말입니다.
제자들끼리 호수를 건너다 풍랑을 만났을 때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다가가시며 두려워하지 말라 하신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말씀은 이 풍랑 앞에 너희만 있고 이 고통 앞에 너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늘 너와 함께 있고 너희와 함께 있다는 것을 믿으라는 말씀이지요.
둘째는 속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하시는데
이 말은 속는 사람이 많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왜 속는 사람이 많고,
누구에게 속고 무엇에 속는다는 말입니까?
속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속이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오늘 주님은 아무리 속이는 사람이 많아도 속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속을 때 보면 두려움과 욕심 때문에 속습니다.
우선 돈 욕심이 있는 사람에게 고수익을 약속하며 속이듯
속이는 사람이 인간의 욕심을 이용할 때 쉽게 속습니다.
그런데 오늘 주님께서는 두려움 때문에 속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예를 들어 건강한 편인 저는 웬만한 건강식품 선전에 관심이 없지만
여기저기 중병이 있는 사람은 아무렇게도 저보다 관심이 많고,
돌팔이들이 내가 치유자라거나 이 약이 좋다고 할 때 잘 속겠지요.
그래서 오늘 주님도 모든 것이 허물어지는 일이 언제 일어나겠냐는 질문에
내가 그리스도라거나 때가 가까이 왔다고 하는 자에게 속지 말라 하십니다.
우리는 종말과 관련하여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개인의 종말이건 세상의 종말이건 시간의 주인은 하느님이시라는 믿음 말입니다.
주님도 그날과 시간은 당신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이 아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리스도인 주님께서도 그때를 모르시고 때의 주인이신 하느님만 아신다고 했으니
자기가 그리스도이고 그래서 그때를 안다고 하면 그 자체로 사기꾼이 되는 겁니다.
셋째로 주님께서는 이들을 따라가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이들을 따라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긴 해도 그렇다고
이들을 따라가지 않는 것이 대수는 아니고 주님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므로 우리에겐 한눈팔지 않고 주님만 바라보면 된다는 확신이 필요하고
종말이 와도 두려워 않고 속지 않고 따라가지 않을 수 있는 확신이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