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2주 수요일- 2012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여러분은 어디서 안식을 누리고 싶습니까?
어머니의 품?
연인의 무릎?
아니면 누구?
주님은 어떠십니까?
주님께서 안식을 누리러 오라 하시는데 가시겠습니까?
영원한 안식은 물론 주님 안에서 누려야겠지만
지금 누리고픈 안식도 주님인지 묻는 것입니다.
저에 대해서 말씀드린다면 주님 안에서 안식을 누리고픈 마음이 없습니다.
천주교 수도자가 이런 얘기를 하다니 깜짝 놀라시겠지요?
그러나 놀라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누리고 있기 때문에 누리고프지 않은 것입니다.
안식을 못 누리기에 누리고픈 것도 아니고,
주님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안식을 누리기에
이제는 주님 안에서 누리고픈 것도 아니라는 얘깁니다.
언제부턴가 성체 앞에서 누리는 안식이 좋았는데
대전에 와서는 더 그렇습니다.
오전 11시경 경당의 햇빛이 드는 창가에 가부좌 틀고 앉으면
최고의 안식이 제게 깃듭니다.
이 안식安息은 휴식休息과 확실히 다릅니다.
휴식은 무엇을, 힘든 일을 잠시 멈추고,
몸과 마음이 잠시 쉬는 정도입니다.
안식은 힘든 것을 멈추는 정도가 아니고,
몸과 마음이 쉬는 정도도 아니고
배가 항구에 닻을 내리듯
주님께 안주하는 것이고,
사랑에 잠기는 것입니다.
그러니 피곤을 푸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채우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늘 피곤하고 휴식을 필요로 했던 젊은 날보다
사랑에 잠기고 사랑을 관조할 수 있는 지금이 훨씬 좋습니다.
인생의 마지막까지 이럴 수만 있다면,
그래서 영원한 안식에 마침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만 있다면
저는 그리고 여러분은 성공한 인생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