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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2 17:27

나의 절친, 인왕산

조회 수 116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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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 나의 절친, 인왕산

 

  점심 후 식곤증이 몰려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늘 오르던 인왕산길을 걷는다.

  어릴적 동지기(현충원)가 늘 향수처럼 그려진다면, 인왕산은 내 후반 인생의 친근한 벗이려니...근 40여년을 정동에서 지내면서 가장 자주 오르는 곳이라서, 이만한 시절인연이 어디 또  있겠는가?


  마침 수도원을 나서자

시나부로 하늘거리기 시작한 눈을 맞게 되었으니...이런 눈발은 우산없이 걷는게 더 자연 친화적이라 더없이 기분  상쾌!


성곽을 끼고 월암근린공원(달과 바위가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데서 이름지어진...그래서 예전엔 월암봉이라 불렀단다)을 지나 북한 능라밥상이란 음식점이 나온다.  바로 전 집은, 담 높은 곳에 자리했던 집을 다 부수어 공사중...와중에 매년 실하게 열리던 오래된 살구나무가 없어져 얼마나 아쉽던지!  그토록 해마다 잘 많고 맛좋은 오랜 살구나무를 그대로 살리면서 공사를 했다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이제 살구철이면 길가다 떨어진 살구를 주어먹는 즐거움을 다시는 누릴 수 없게 되어 공사장의 허전함을 지나칠 적마다 곁눈질하게 된다.  그 곁을 좀 지나 딜쿠샤(구한말 미국인 부부가 지은 제법 규모가 큰 서양식 벽돌집)라는 잘 지어진 건물을 마주 보며,  늘 이 동네 젤 큰 거목, 수백년 된 나무(권율 장군 생가)가 수백년 마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어, 그 우람한 자태를 올려다 보면 역사의 숨길과 함께 

감탄사가 절로 나는 게라.


  서울 성곽을 끼고 숨가쁜 마음이 한결 웅숭깊어지며 계속 오르다 보면, 가까이 인왕산 정상과 멀리 북한산 보현봉의 자태가 늘 친근하게 다가와 수도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댄 곳이기도 하다.


  좀 더 오르다보면, 경복궁 쪽과 서대문쪽으로 갈라져 넘어가는 찻길이 나오고 좌로는 '선바위' 절 동네요, 직진 길은 좀 숨가쁘게 산 정상을 향해 계속 올라야 하는 바윗 계단길.


   그곳에서 숨을 고르며 내려다보는, 깨알같은 서울 시내의 고층 빌딩들이며 휘돌아 이어진 성곽길을 따라 편안하게 보이는 멱목산(남산), 그리고 멀리 한강 건너 관악산과 청계산은, 잘 어우러진 자연 환경 속 한 폭의 그림이랄까, 가히 서울의  자존심이랄 수 있는...!  기껏해야 산이 아닌 언덕을 잘 이용한 동경이나 런던같은 인위적인 도시와는 달리, 서울은 그 자체로 빼어난 자연 경관으로 수놓아진 아름다움이랄까.


   선바위를 향한 절 동네 길엔, 큰 바위들 위 가히 오랜 세월 둥지를 틀었을 소나무 숲으로 이루어져 참으로 쉬었다 오르기 좋은 곳이요, 여러 종류의 새떼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귓속을 부드럽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거기서부터 산 정상길은 계속 바위를 타고 오르는 힘든 바윗 계단길이라, 여간해서는 잘  오르지않는다.  암튼 절 동네까지가 주로 선호하는 나의 산길. 


  사진도 사진이지만, 걸핏하면 오르는 인왕산 길을, 오늘 내 마음이 내키는대로 몇 자 적어보는 것도, 40여년 눈도장만 찍으며 지내오는 것보다, 마음을 따라 이렇듯 인왕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올려보는 것도 썩 괜찮을 듯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자연- 나-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지극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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