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을 간다.”
모든 사람이 가는 길.
오늘 독서와 복음은 여러 길 얘기입니다.
복음은 복음을 선포하라고 주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이 길은 복음 선포의 길입니다.
열왕기는 두 가지 길을 얘기합니다.
모두가 가는 길과 주님의 길입니다.
그런데 모두가 가는 길이란 뭘까요?
모두가 가는 길을 다윗도 간다고 하는데 그 뜻이 뭘까요?
그것은 다윗 자기도 예외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왕일 뿐 아니라 대단한 왕이요 더 나아가 기름 부음을 받은 자였어도
모두가 가는 길은 자기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말입니다.
그런데 진시황은 세상의 모든 권력을 소유하게 되자
자기만은 모두가 가는 길에서 예외가 되고자 했지요.
그래서 불로장생을 꿈꾸었고 그래서 불로초를 찾았는데
모두가 가는 길과 다른 길로 가려 했던 이 진시황과 달리 다윗은
모두가 가는 길 곧 죽음과 관련해서는 진정 아무 예외와 특권 의식이 없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모두가 가는 이 길을 잘 가고 있고 잘 갈 것 같습니까?
예외나 특권 의식은 없고 그래서 안 가려고 하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지못해 가고 기꺼이 가지 못한다면 잘 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두가 가는 길을 나도 간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우리의 길은 모두가 가는 길일 뿐 아니라
향해 가는 길이요 따라가는 길,
곧 아버지께 가는 길이고 주님을 따라가는 길이어야 할 것입니다.
모두가 가야 할 운명의 길이 아니라 순명의 길이고,
매우 인격적인 길이고 사랑의 길입니다.
모두가 가는 길이니 묵묵히 혼자 가거나
그들을 따라 터벅터벅 가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따라가고 주님과 함께 즐거이 가는 길입니다.
저는 오늘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나는 하느님 안에 있고 삶과 죽음도 하느님 안에 있다.
하느님 안에 나는 주 예수님과 함께 있고 내 안에는 성령께서 함께 계신다.
그러니 모두가 가는 길을 저도 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있는 하느님 안에 저도 있는 것입니다.
Deus Meus, Omnia(나의 하느님, 모든 것이시요!)라고
프란치스코가 기도했듯이 모든 것이신 분이 하느님이시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