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님께서 성전에서 봉헌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무릇 모든 기념이 그렇듯이 이 축일을 지내는 것도
주님의 봉헌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기념하는 것이 한 가지이고,
그런 의미를 우리도 본받아 살자는 것이 다른 하나입니다.
첫째로 주님 봉헌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보면 이렇습니다.
주님 봉헌의 첫째 의미는 세상의 구원을 위한 봉헌입니다.
세상의 구원을 위해 주님께서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이고,
그래서 이것은 십자가상의 희생 제사와 같은 의미이고,
촛불이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듯 그런 촛불의 의미입니다.
이 의미에 대해 주님의 오심을 평생 기다려온 노인 시메온은
마리아와 요셉이 주님을 봉헌하러 왔을 때 이렇게 노래합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하느님이신 분이 사람이 되어 오신 것은 인간에게는 크나큰 영광입니다.
하느님이신 분이 사람이 되심으로써 우리 인간은 신화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주님의 봉헌은 부모 마리아와 요셉의 봉헌 이전에
아버지 하느님께서 아드님 그리스도를 세상에 바치신 의미이고,
십자가 수난의 의미 이전에 성탄 곧 육화와 낮춤의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 아버지께서 아들을 세상을 위해 바치신 것처럼
이제 우리는 마리아와 요셉처럼 우리의 가장 소중한 것을 하느님께 바치고,
더 나아가 우리의 모범이신 주님처럼 우리 자신을 하느님과 세상을 위해 바칩니다.
이렇게 할 때 곧 낮춤과 바침을 할 때
우리도 세상의 빛이신 주님처럼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고 구원이 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오늘은 축성 생활을 하는 수도자의 날이기도 합니다.
수도자들이 주님의 이런 봉헌의 의미를 충실히 살아
주님처럼 세상의 빛들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모범이신 주님처럼 당신들 자신을 하느님과 세상을 위해 바치셨습니다.
어두운 세상에 밝은 빛이되고 구원이 되는 삶을 몸소 실천하시는 수도자님들 찬미받으소서.
님들을 위해, 신부님을 위해 두손 모아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