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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수산나와 장로들 (1607)

작가: 루벤스 (Peter Paul Rubens:

크기 : 켄버스 유채 :91X 66cm)

소재지: 이태리 로마 보르게세 미술관

 

 

Rubens_Peter_Paul-Susanna_and_the_Elders.jpg

 

 

 

 

 

격동의 시기를 산 예술가로서 시대의 혼란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끈 드문 행운의 주인공이 바로 작가였다

유럽 역사의 가장 비참한 시기였던 16세기 ,개신교와 가톨릭 사이의 종교전쟁으로 사회적으로 더 없이 복잡하고 비참한 현실이 되었으나 작가는 이 혼란의 파도를 잘 이용하면서 예술가로서의 자질을 맘껏 발휘했다

 

거기에다 예술가와 외교관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자리를 용케도 잘 소화해서 그는 유럽의 모든 나라를 자기 고향처럼, 그리고 자신은 어디에서도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대단한 자신감으로 작품 활동을 했으며, 이런 자신감은 그의 작품을 통해서도 표현되었다.

 

많은 예술가들이 이상에 도취된 나머지 비현실적인 삶을 살았던 것과는 달리 루벤스는 위대한 예술가임과 동시 현실 감각이 탁월한 사업가였다.

이런 그의 그림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그는 조수들을 고용해서 그들에게 밑그림을 제공하고 조수들이 완성해 놓은 작품에 약간의 손질을 해서 자기 작품으로 내놓아 그의 작품은 대작과 다작의 두 토끼를 잡게 되었다.

그는 당시 루터의 종교개혁의 기운을 꺾기 위해 시작된 반종교 개혁 운동의 선봉에 선 예수회를 도우기 위해 예수회 성당에 많은 그림을 그렸다.

 

예수회원들은 종교개혁으로 실추될 대로 실추된 교회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천상의 영광을 화려하게 재현할 수 있는 바로크 양식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작가의 화려한 삶의 배경은 자연스럽게 이런 시대적 요청과 맞아 떨어지게 되었다.

 

음탕한 욕망에 빠진 사악한 장로들이 꾸민 올가미에 걸려들어 추락의 위협 직전에 놓인 수산나가 그 위기의 순간에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함으로서  예언자 다니엘의ㅣ 중개를  통해 악인들의 사악한 간계에서 벗어났다는 이 내용은 당시 사람들에게 상당한 호기심을 줄 수 있는 내용이었다.

 

목욕과 연관되는 알몸이 연출되는 장면 설정이 줄 수 있는 인간적 호기심과 , 의인은 어떤 위기에서도 하느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신앙적 교훈이 겹치면서 많은 예술가들이 그리고픈 매력적인 작품 주제가 되었고 작가도 이 주제를 여러 개 그렸는데 이것은 작가의 첫 번 째 작품이다.

 

구약성서는 인간 드라마 전체가 등장하기에 신약처럼 교훈적인 표현보다 삶의 실상을 여과없이 을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며 , 그러기에 성범죄나 성에 관계되는 것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성에 대한 많은 용어가 대부분 구약성서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는 것과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이런 면에서 구약성서는 성서임과 동시 성서(性書)로도 볼 수 있다.

 

이 장면을 성서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Rubens_Peter_Paul-Susanna_and_the_Elders.jpg

 

 

그 무렵 바빌론에 요아킴이라고 하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수산나라고 하는 힐키야의 딸을 아내로 맞아들였는데, 수산나는 매우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주님을 경외하는 여인이었다. 수산나의 부모는 의로운 이들로서 그 딸을 모세의 율법에 따라 교육시켰다.

 

한편 요아킴은 아주 부유한 사람으로서 넓은 정원이 그의 집에 맞붙어 있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큰 존경을 받았기 때문에, 유다인들이 늘 그를 찾아오곤 하였다.

 

그런데 그해에 어떤 두 원로가 백성 가운데에서 재판관으로 임명되었다. 바로 그들을 두고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바빌론에서, 백성의 지도자로 여겨지는 재판관인 원로들에게서 죄악이 나왔다.”

그들이 줄곧 요야킴의 집에 있었으므로, 소송거리가 있는 이들은 모두 그리로 그들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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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해에 어떤 두 원로가 백성 가운데에서 재판관으로 임명되었다. 바로 그들을 두고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바빌론에서, 백성의 지도자로 여겨지는 재판관인 원로들에게서 죄악이 나왔다."

 

그들은 줄곧 요아킴의 집에 있었으므로, 소송 거리가 있는 이들은 모두 그리로 그들을 찾아갔다.

한낮에 사람들이 떠나고 나면, 수산나는 남편의 정원에 들어가 거닐곤 하였다.

그렇게 그곳에 들어가 거니는 수산나를 매일 눈여겨본 그 두 원로는 수산나에게 음욕을 품게 되었다.

 

그들은 양심을 억누르고 하늘을 보지 않으려고 눈을 돌린 채, 의로운 판결조차 생각하지 않았다. 둘 다 수산나 때문에 마음이 괴로웠지만 서로 고민을 말하지 않았다.

 

수산나와 정을 통하고 싶다는 자기들의 음욕을 밝히기가 부끄러웠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여인을 보려고 매일 부지런히 기회를 엿보았다.

 

그들이 알맞은 날을 엿보고 있을 때, 수산나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하녀 둘만 데리고 정원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날이 무더웠으므로 그곳에서 목욕을 하려고 하였다.

거기에는 숨어서 수산나를 엿보는 그 두 원로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수산나는 하녀들에게, "내가 목욕을 하게 올리브 기름과 물분을 가져오고 정원 문들을 닫아걸어라." 하고 말하였다.

 

하녀들은 수산나가 말한 대로 하였다. 곧 정원 문들을 닫아걸고서는 분부 받은 것들을 가져오려고 옆문으로 나갔다. 원로들이 숨어 있었기 때문에 하녀들은 그들을 보지 못하였다.

 

하녀들이 나가자마자 두 원로는 일어나서 수산나에게 달려가 말하였다. ", 정원 문들은 잠겼고 우리를 보는 이는 아무도 없소. 우리는 당신을 간절히 원하오. 그러니 우리 뜻을 받아들여 우리와 함께 잡시다.

그러지 않으면, 어떤 젊은이가 당신과 함께 있었고, 바로 그 때문에 당신이 하녀들을 내보냈다고 증언하겠소."

 

수산나는 탄식하며 말하였다. "나는 꼼짝 못할 곤경에 빠졌소. 그렇게 하면 그것은 나에게 죽음이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 하여도 당신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을 것이오.

주님 앞에 죄를 짓느니, 차라리 그렇게 하지 않고 당신들의 손아귀에 걸려드는 편이 더 낫소."(다니엘 13: 1-12: 15- 23)

 

 

현대  치정 소설에나 등장할 수 있는 내용이라  교훈적 말 묶음과 같은 성서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이지만 세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건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을 알리는게 성서라는 면에서  이런 전개는 의미가 있다.

 

먼저 목욕장면 답게 수산나는 완전 알몸인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표현이다

알몸이 인간에게 주는 정서는 동서양 없이 수치감이었기에 특별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 피하는 정서였다.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여인의 알몸을 보고싶은 관음증(觀淫症)은 인간 사회의 공통되는 정서이기에 작가는 바로 성서적 교훈 전달과 대중적 관심이라는 두 개의 토끼를 겨냥해서 주인공의 알몸을 대담하게 제시했다. 수산나의 풍만한 몸집은 전쟁의 소용돌이를 살아야 했던 당시에는 풍요와 안정의 상징이었고 오늘날 헐리우드 영화가 만든 깡마른 모습은 궁핍과 노역의 상징이었기에, 수산나의 모습이 살집이 풍요롭게 표현되고 있다.  

 

작가 당시 네델란드 주재 영국 대사로서 미술에 대한 식견이 있던 더들리 칸틴 대사가 이 작품이 파격적인 육감성 때문에 대단한 호감을 받을 것이란 칭찬을 했는데, 속내가 드러다보이는 얍삽한 실리주의적 태도이긴 해도 일리가 있었다.

 

그러나 작가는 이런 실리주의 태도 이상의 크리스챤의 중요 가치인 정결이 공격받는 상태의 긴장감을 표현하고 있다.

 

음흉한 장로들이 꾸민 간계에 꼼빡없이 휘말려야 하는 처지에서 수산나는 체념이나 타협이 아닌 놀라움의 표정으로 자기에게 어떤 고통이나 어려움이 닥치게 되드라도 그들의 요청을 거부해야 한다는 강한 반항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히브리 말로 의복을 뜻하는 -부쉬는 수치를 뜻하는 것이기에 , 알몸의 수산나는 지금 빨리 극복해야 할 수치의 순간을 당황해하면서도 당당히 수용하고 있다.

수산나는 비록 알몸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세상의 알몸과 전혀 다른 하느님께 매달리는 인간의 고아한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다.

놀라움 속에서도 수산나는 다음과 같은 기도를 바치고 있다.

내 주 하느님 낮이면 이몸 당신께 부르짖고 밤이면 당신앞에 눈물 흘리나이다.

내 기도 어전까지 높이 미치게 하사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소서 .“

( 시편 87: 2)

 

 장로들.jpg

 

빛과 어두움, 선과 악은  성서적 인간 드라마의 중요한 주제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수산나와 두 장로는 선과 악의 분명한 상징으로 대비를 시키고 있다.

알몸이면서도 밝은 모습의 수산나와 고귀한 신분의 상징인 옷을 입고 있으면서도 짙은 어둠속에 쌓여 있는 장로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작가는 음욕이라는 인간의 원초적 욕구에 사로잡힌 이 인간의 모습에서 이들을 한칼로 단죄하기 보다 이들의 약함이 초래한 고뇌에 대한 인간적 이해를도표현하고 있다.

성서의 다음 내용을 표현하면서 관객들에게 단죄보다는 연민의 심정으로 초대하고 있다.

 

그들은 양심을 억누르고 하늘을 보지 않으려고 눈을 돌린 채, 의로운 판결조차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들이 계획하는 것이 얼마나 사악한지를 알고 있는 , 일반인들에게 이런 것을 경고하는 저지의 지도자들이나 관능에 대한 매력을 떨칠 수 없어 순수하고 무죄한 여인에게 접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스스로가 혐오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수산나에게 자기 요구를 들어달라고 협박하는 늙은이는 자기의 억제하기 힘든 관능적 욕구를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고 있다.

그러나 자기 양심에 가책을 느끼는 모습으로 다른 장로는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돌리고 있다.

 

자신도 보고 싶지 않는 자기 추한 모습에 대한 혐오와 도피의 태도이다.

 

여기에서 작가의 천재성이 드러나고 있다

교회가 금하는 간통을 계획하고 있는 추악한 늙은이를 단호히 단죄하는 것으로 독자들을 이끌지 않고 악의 심연에 있는 인간적인 약함에 대한 일말의 동정심으로 관객을 초대하고 있다.

 

이 작품 앞에선 관객들은 수산나의 한결같은 신앙심의 모범에서 신앙적 결단을 하게 만들고, 자신의 나약함 때문에 죄의 유혹앞에서 갈등을 느끼는 추악한 장로의 모습에서  유혹앞에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경각심을 느끼게 만든다.

 

한마디로 욕망의 유혹을 무조건 끊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영벌을 받게 된다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명령이 아니라 , 그의 약함에 극히 동참하고 이해하면서 벗어나야 한다는 인간적 타이름을 주고 있는데 성서의 다음 구절을 상기시키고 있다.

히브리서는 그리스도의 인간적인 면모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가 계십니다.” (히브리서 4:15)

 

앞에서 언급하대로 그는 다른 많은 화가들과 달리 행운은 잡을 수 있는 능력과 기회를 잡은 사람으로서 바로크 예술가로서 우리에게 천상의 화려함과 지상 삶의 아름다움을 함께 아우르는 작가로 기억되고 있다.

 

근래 영상 매체의 발달로 사회 저변까지 확대  유포되고 있는게 포르노(Porno)이며 이것은 현대  사회적인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누군가 포르노와 예술적 표현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 포르노는 보는 이의 욕망을 부추기지만 예술적 작품은 욕망의 표현이다."

 

미국의 사진작가 스펜셔 튜닉(Spencer Tunick) 은 매년 전 세계 도시를 돌면서 자원자들을 모아 대규모 나체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다.

수백명의 남녀들이 작가의 의도에 따라 나체로 자신을 등장시키는 행위예술(Perfomance)로 새로운 예술 분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튜닉은 이 작품 구상 의도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의 몸은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평화롭기에 인간이 갈망하는 모든 고귀한 가치를 표현할 수 있다.

 

루벤스는 이런 면에서 선각자로 볼 수 있다.

 

이태리의 미술작가 피에트로 벨로니는1672년 루벤스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그는 아주 보기 좋은 큰 키와 아름다운 피부와 열정적인 기질을 가졌다.

대가이면서도 무척 인간적이었고 언제나 금목걸이 장식을 하고 귀족들처럼 말을 타고 다니며 의복이나 행동에 있어서도 기품이 넘쳤다.

이러한 고상함으로 인해 프랑다스 화가로서 명성을 지킬 수 있었다.“

 

이 작품은 나체라는 대담한 구도에 담고 있는 심원한 인간성의 표현과 고귀한 신앙의 표현으로 작가의 인간적인 면모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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