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무슨 힘으로, 누구의 이름으로 그런 일을 하였소?”
이 질문은 예수님을 죽인 유대 지도자들이,
곧 모퉁이의 머릿돌이신 주님을 죽인 지도자들이
예수님의 힘으로 불구자를 살린 제자들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이 질문이 오늘은 제게 하는 질문으로 다가왔습니다.
제자들에게 질문한 이들이 오늘은 내게 한 질문으로.
그래서 질문을 받고 자문합니다.
나는 무슨 힘으로
또 누구의 이름으로 일할까?
저의 경우 요즘 확실히 주님의 힘으로 일합니다.
이것이 젊을 때보다 나은 점이고 편한 점입니다.
요즘은 확실히 저의 힘을 뺐습니다.
뭣을 하며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일도 술술 잘되고,
일하며 그렇게 고민하거나 스트레스받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해주시는 체험을 소소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식당에서 비지찌개를 메뉴로 추가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그저 마음만 먹었는데도 그날 누가 묵은지를 한 열통 보내주시는 겁니다.
이런 식의 작은 하느님 체험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제가 힘을 뺀 것은 오늘 제자들이 자기들끼리 밤새 고기잡이했지만,
허탕을 친 것처럼 저도 과거 제힘으로 했을 때 실패했던 많은 경험 때문에
제가 힘을 뺀 것이기도 하고 나이 먹어 힘이 빠져 저절로 그리된 것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내 힘이 빠지고 하느님의 힘으로 하니 성과도 좋고 힘도 안 들어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얘기를 제가 한다는 겁니다.
그제도 회의를 위해 형제들과 함께 산청을 다녀오는 길에 제가 자연스럽게
나는 요즘 하느님을 만나는 작은 체험을 자주 한다고 말하는 거였습니다.
하느님께서 해주시는 것이라는 점을 사심 없이 증거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내가 하는 일이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은근히 자랑하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대놓고 자랑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대놓고 자랑하지 않고 은근히 자랑합니다.
그러면 이것은 누구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 됩니까?
하느님의 힘으로 해놓고 내 이름이 올라가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니까 힘도 빼고 이름도 빼야 합니다.
‘내’자가 들어가는 것은 다 빼야 합니다.
내 힘도 빼고 내 이름도 빼야 합니다.
그래야 완전히 주님의 힘으로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