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18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사랑은 약함으로 드러난 하느님의 힘

 

 

인간의 강함은 자만심에서 나옵니다. 인간의 자만심은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으려는 자율적인 마음과 독립적이고 통제를 좋아하며, 자기만족을 위해 움켜잡고 휘두르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낮추고 내어주시는 하느님으로부터 배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눈앞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고 안전하고 즐겁고 편하기 위해 하느님을 이용하고 사람들을 이용의 대상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느님의 힘이 사람의 눈에는 약하게 보이지만 사람의 힘보다 강합니다.” (1고린 1,25) 겁나고 엄청난 이 한마디가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로 들어가는 열쇠를 우리에게 줍니다. 하느님의 약함이 삼위일체 하느님의 관계적 선 안에서 서로 나누는 친밀함으로 하나 됨을 만들고, 자신을 내어주면서 창조하고 자신을 열어 놓음으로써 받아들일 공간을 마련합니다. 내어주는 사랑에는 힘이 작용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힘으로 하는 일이 아닙니다. 연약하고 부드럽고 따듯한 여백으로 서로의 필요성을 채웁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그리스도 예수와 한 몸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께서 주신 우리의 지혜이십니다. 그분 덕택으로 우리는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에 놓이게 되었고,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었고, 해방을 받았습니다. (1고린 1,30)

 

자기 힘으로 사는 사람은 울타리를 세우고 그것을 지키기 위하여 노심초사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아버지와 아들, 성령 사이에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동시에 내어주십니다.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시지만 아버지는 아버지로 남아 계시며, 아들은 아들로 남아 계시면서 상호 간에 사랑 안에서 성령을 발견하게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 덕택으로 그리스도 예수와 한 몸이 되게 하셨다는 사도 바오로의 가르침은 예수님 안에서 내어주시는 하느님을 배우라고 촉구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하여 하느님의 약함을 배워야 하고, 하느님의 겸손한 마음을 우리의 몸에 지니고 살아가라고 하십니다. 내어주는 사랑이 너를 받아들일 공간을 만들 듯이 자신을 낮춰야 너를 받아들일 여백이 생깁니다. 내어주어서 생긴 공백이 자연스럽게 너로 채워집니다. 우리의 실존은 관계적 실존이며 관계를 떠나서는 하느님 나라의 현재를 경험할 수 없습니다.

 

관계의 장벽에 가로막힌 삶은 자신이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만든 벽입니다. 누군가를 위하여 경계를 허무는 사람은 누군가로부터 돌려받습니다. 상실에서 건져 올린 소중한 너로 부족한 나를 채웁니다. 저마다 자기가 다른 누구한테 받아들여짐을 받아들이고 다른 누구에게 넘겨줍니다. 사랑은 그렇게 순환하면서 생명의 에너지로 일하시는 영의 활동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냅니다.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영적인 여정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받아들여진 존재이며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하느님께 받아들여졌음을 받아들이고 그 결실로 너를 받아들입니다. 이렇게 받아들이기까지는 한평생이 걸립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받아들여진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까닭은 너무나 심한 자기 비하와 자기 보호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죄인이며 무가치하기에 그리스도의 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리스도와 하나가 될 수 없는 존재라고 확신합니다. 결핍과 자기방어에 익숙한 나머지 하느님 나라의 현재를 보는 눈이 멀었습니다. 기쁨을 잃어버린 하루하루가 관계의 단절로 인하여 더욱 괴롭습니다. 외적으로 강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사람은 내면의 공허를 감추려고 그렇게 합니다. 복음은 우리에게 풍요로운 하느님 나라의 현재를 말하지만, 실존적 공허를 지닌 사람은 자기 현실이 아니라고 부정적으로 말합니다. 인간의 자만심이 만든 탐욕과 힘자랑의 전쟁이 개인과 개인, 공동체와 공동체,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 죽이는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단절과 소외, 심각한 외로움이 자꾸만 철옹성의 울타리를 강화합니다.

 

경계를 허무는 힘없음이 벽을 허뭅니다. 하느님의 힘없음이 우리를 살립니다. 우리에게 좋은 소식은 우리의 삶이 언제나 하느님께 쓸모가 있다는 것과 우리에게 필요한 건 능력이 아니라 투명함과 상처 입기 쉬운 나약함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철저하게 그리스도의 몸이며 하느님의 자비와 선하심이 관계 안으로 흐르게 하는 도구들일 뿐입니다.

 

하느님께 받아들여진 존재로 그리스도의 몸이 된 우리는 이러한 하나 됨이 한 번에 완전히 해결되었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상상을 초월한 기쁜 소식입니다. 우리의 노력이나 수고로 하느님과 합일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주님의 거룩한 영의 활동입니다. 성령에 의하여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의 성령께서 여러분 안에 계신다면 여러분은 육체를 따라 사는 사람이 아니라 성령을 따라 사는 사람입니다.” (로마, 8,9) 우리가 삼위일체 하느님의 근본에 닿았고, 너와 나와, 피조물과 나와의 관계 안에서 발견되었고 자유의 집으로 돌아온 것을 깨닫게 되면 넉넉함과 풍요로움으로 가득 찬 삼위일체 하느님의 관계적 선이 우리의 관계 안에서도 지금 여기서 누릴 수 있는 하느님 나라로 발견될 것입니다.

 

사랑은 약함으로 드러난 하느님의 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06 아침 백합꽃 아침 백합꽃   샤워를 끝낸 머릿결에 아직 남아 있는 비누 향 가냘픈 허리에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히는 손 참새 한 마리가 꽃 위에 앉으려다 나비에게 자리를 ... 1 이마르첼리노M 2024.06.22 175
1505 아홉째 날: 당신의 삶에 자리잡기, 이정표들을 보기 위해 아홉째 날: 당신의 삶에 자리잡기, 이정표들을 보기 위해 하느님께서 당신 삶에 내려놓는 이정표들을 알아차리기 위해 당신 삶의 속도를 늦추는 방법들에 대해 생... 김상욱요셉 2024.06.21 102
1504 생존에서 그리스도의 신비로, 생존에서 그리스도의 신비로,   우리 인생을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눈다면 전반부와 후반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대부분 전반부의 인생은... 이마르첼리노M 2024.06.20 130
1503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   나는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표지를 성사라고 배웠고, 볼 수 없는 하느님이 볼 수 있는 하... 이마르첼리노M 2024.06.18 448
1502 자연은 진화하는 몸으로 죽으면서 내어주고 내어주면서 죽어 갑니다. 자연은 진화하는 몸으로 죽으면서 내어주고 내어주면서 죽어 갑니다.   자연 생태계의 모든 피조물은 개별적으로 돌보시는 하느님의 손길에 의해 움직입니다. 숲... 이마르첼리노M 2024.06.15 314
1501 형제적 동등성이 있는 곳에 공존과 평화가 있습니다. 형제적 동등성이 있는 곳에 공존과 평화가 있습니다.   새로운 아침마다 무상의 선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려하고 다양한 색깔로 날마다 새로운 모습... 이마르첼리노M 2024.06.12 427
1500 여덟째 날: 경탄함과 경외함 여덟째 날: 경탄함과 경외함 당신의 삶에서 경탄함의 문으로 들어갈 때, 당신이 일상사의 빛을 경험하게 하는 단순한 방식들은 무엇인가? 다른 말로 하면, 당신의... 김상욱요셉 2024.06.12 85
1499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구원의 실재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구원의 실재   우리는 언제나 자신과 자신이 하는 일에만 관심을 두어 주변에 있는 실제 사실을 보지 못하고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무거운... 이마르첼리노M 2024.06.09 288
1498 우상에 빠진 인간 (틀을 만드는 사람은 틀로 망한다) 우상에 빠진 인간 (틀을 만드는 사람은 틀로 망한다.)   하느님은 인간이 만든 틀 속에 계시지 않는다. 틀에 묶여있는 사람과 틀을 벗어난 사람의 차이는 자유의... 이마르첼리노M 2024.06.03 249
1497 마리아의 노래, ( 마니피캇) - 내어주는 사랑과 받아들인 사랑의 만남 마리아의 노래, ( 마니피캇)  -내어주는 사랑과 받아들인 사랑의 만남    삼위일체 하느님의 내어주는 사랑이 이 땅에 사람이 되시어 우리 눈에 볼 수 있는 존재... 이마르첼리노M 2024.05.31 131
1496 갈망이 멈추는 곳에서 부르는 노래 갈망이 멈추는 곳에서 부르는 노래   내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존재하고 있고 어떤 희망을 두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회상하는 삶은 회상을 통하여... 이마르첼리노M 2024.05.29 107
1495 삼위일체 하느님은 우리들의 관계로 이사를 오셨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은 우리들의 관계로 이사를 오셨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손에 들면 그 이상 바라 것이 없는 듯, 모든 복잡하고 깊이 있는 질문을 완전히 잊... 이마르첼리노M 2024.05.26 128
1494 무상의 선물을 받아 들고 자신을 내어주는 사람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무상의 선물을 받아 들고 자신을 내어주는 사람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진실로 포장된 가면을 벗으면 웃을 수 있습니다. 기억 속의 신비로운 화환처럼, ... 이마르첼리노M 2024.05.25 165
1493 신앙의 신비는 두려움의 신비와 매력으로 끌어당기는 신비와의 충돌 신앙의 신비는 두려움의 신비와 매력으로 끌어당기는 신비와의 충돌   프란치스칸 가난은 자기를 열어드리고 내어드려 하느님께서 말씀을 잉태할 모태가 되게 해... 이마르첼리노M 2024.05.24 161
1492 일곱째 날: 세 겹의 부르심 일곱째 날: 세 겹의 부르심 당신이 세 겹의 부르심을 들을 때, 무엇이 당신 마음에 떠오르는가? 하느님을 깊이 사랑하라. 다른 이를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김상욱요셉 2024.05.22 109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4 Next ›
/ 10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