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그분 안에 머무르고,
그분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십니다.”
부활 제5주일 주제는 이런 것일 겁니다.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라!
주님의 계명인 사랑을 실천하라!
그리고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면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고,
주님 사랑 안에 머묾이 없이 사랑을 실천하려 하면 아무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오늘 해야 할 모든 얘기를 요약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을 좀 더 풀어서 얘기하면 이런 것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우리는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우리 사랑은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야 한다는 말도 되겠습니다.
이것은 주님 품 안에 안겨 있는 것과도 같고,
주님 사랑 안에 푹 잠겨 있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렇게 안겨 잠자고 나면 옛날 엄마 품에서 잠자고 난 것처럼 다시 기운이 나고,
그렇게 사랑 안에 오래 잠겨 있다가 나오면 충전된 건전지처럼 힘이 넘치겠지요?
그렇긴 한데 우리가 엄마 품도 아니고 주님 품도 아니고,
연인의 품에 안겨 잠자고 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래도 되겠습니까?
힘을 얻을 수도 있고 뺏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오래 가지 못할 수도 있고
아무튼 주님 품보다 불완전하고 불충분합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딱 보조 배터리입니다.
주님 사랑의 보조 충전기이고 보조 배터리입니다.
그리고 그나마 주님께 충전 받아야 충전해줄 수 있는 충전기이고 배터리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영원한 사랑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주님의 보조 배터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우리가 직접 주님 사랑 안에 머물고 잠겨야만 합니다.
이것이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이고,
이래야 주님 말씀대로 열매를 많이 맺는 가지가 될 수 있겠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주님의 계명을 지키면 주님 사랑 안에 머물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주님의 계명인 사랑 실천을 잘하고
그래서 사랑의 열매를 많이 맺는 길입니다.
우리 사랑이 열매 맺지 못함은 우리 사랑이 주님 사랑에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얼마 안 남은 우리 사랑으로 이웃 사랑을 하려고 하니
사랑하다가 그만두게 되고 사랑한다면서 사랑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심지어 사랑하다가 미워하게도 되고 분노하게도 됩니다.
한두 번 물 준 것으로 나무가 계속 싱싱하고 열매를 많이 맺을 수 없습니다.
사랑 나무와 사랑 열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이 떨어지면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 하느님 사랑에서 물을 길어야 합니다.
우리가 흔히 화수분 같다고 하는데
주님 사랑만이 화수분 사랑임을 묵상하는 오늘 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