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3.08.01 11:36

알래스카의 눈물

조회 수 254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우리 정원의 텃새, '직박구리' 가족마져도 피서를 간건지,

상큼한 새 소리를 들으며 새벽 눈을 뜨 곤했는 데...

길고 긴 장마와 습도 높은 이 무더위에

무슨 시원한 생각 만이라도 할 수 없을까요?

 

정확하게 '안식년'을 지낸 2006년이었으니까 꼭 8년 전이네요.

평소에 여행 복을 타고 난 거 겠지요? 그 해 7월에 롱아일랜드에서 이민의 삶을 살아가고 계신

막내 숙부 내외께서 알라스카 여행을 하시기로 했다면서 저를 초대해 주셨거던요.

 

동토(凍土)라는 말만 들어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저에게 '웬, 알래스카...?'

더운것은 물론 추위에 무척 약한 저로서는 만년설에 덮여있을 알라스카 같은 곳은 생각 만으로도 소름이 돋으니까요.

그래서 숙모님의 전화에 일언지하로 "가고싶지 않아요!"라고 답해 드렸거던요.

숙모님, 알(謁)! "얘는 시간 낼 수 있을 때 오는 거지...여러 말 말고 비자 준비해 7일 후 공항엘 가면 전자 티켓이 마련되어 있으니까 번호만 대면 표를 찾을 수 있다, 그리 알렴!" 그러고는 끊으시는 겁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무슨 재주로 그 어려운(당시 비자 발급받기가 하늘 별 따기만큼 어려웠음) 미국 미자를 받는담.

핑게김에 잘된 거지요. 7일 이내로 받는다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그래서 형식적으로나마 미대사관엘 가 신청을 했답니다. 여자 담당자와의 이런저런 인터뷰를 했고,

웃음 띈 낯으로 "여행 잘 하십시요!"하면서 며칠 기다리라는 것이겠죠. 5일 만에 비자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았구요.

꼼짝없이 숙모님께 핑게 될 일이 없게 된거죠.

 

그렇게 날아간  '알래스카'!

거긴 밤 11시에도 대형 수퍼마켙의 문이 열려 있어 말로만 듣던 백야(白夜)를 실감할 수 있는 곳.

그래서 1-2시간만 깜깜한 밤이다가 이내 벌건 대낮이 되는 지구의 가까운 꼭지 점!

그런데 뜻하지 않게 그곳의 기후는 전혀 춥잖은 따스한 기후라 여기저기 예쁜 봄꽃들이 피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예상치 않게 극성스런 모기떼들 등쌀에 뻐스에서 내렸다 하면 사정없이 물어대었고요.

 

제일 환상적이면서도 서글펐던 곳은

크루즈 여행을 하며 빙하 조각을 헤치며 가는 선상에서 만감이 교차했던...!!!

태고로부터 빙산(氷山)으로 우뚝 존재해 오던 거대한 얼음 산이 녹아내리며 바다로 철썩철썩 떨어지는 얼음 조각들! 

그 굉음 소리는 이 지구가 괴로워하는 마지막 신음소리 같았으니까요.

그런 장면에 환상은 뒷전이고 제 눈에서도 굵고도 슬픈 눈물방울이 뚝뚝...

 

그래요, 전문 과학자들이 지구의 긴급 위험성을 알려 주어도

지구의 대중들은 물건너 불구경처럼 남의 일처럼 예사로 여기니까요.

아마도 그리 멀지않은 훗날 우리 후손들에게 과연 무얼 물려줄 수 있을까요?

멋진 비닐에 잘 포장된 아이스케익 하나하나가 이 지구를 심히 멍들게 하는 비자연의 시작이요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심각성을 염두에 둔다면...

  

 

무더위를 시키려 알래스카 여행 얘기를 꺼냈다가

지구의 멸망까지 치달은...결코 허구가 아닌 더위가 오싹으로 변한 자못 심각한 이야기였나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8 올레길에서의 인연...^^ T 온 누리에 평화   걷기피정을 작정하고 지난 5월 26일∼6월 2일까지의 제주 올레길을 택한 일은 내 인생여정에서 참으로 잘 했다 싶어 조금도 후회가 없다. ... 김맛세오 2015.06.08 1393
427 달마사의 불자들 가끔 가는 현충원엔 '지장사'란 오래된 절이 있고, 그 넘어 흑석 3동의 산 꼭대기에 '달마사'가 있다. 지장사는 초교 1년생들이 으례히 가는 소풍 장소로서, 당시... 김맛세오 2019.06.21 1400
426 마(魔)에 시달리는 어느 자매 이야기 T 온 누리에 평화가...   한 생을 지내면서 어느 경우엔 참으로 신비로운 만남도 다 있으니, 오늘 올리고자 하는 경험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역시 2012... 김맛세오 2018.01.09 1405
425 흠영(欽英)의 성지순례 길 T 평화와 선   참으로 무던히도 많이 다녀 본 국내 성지순례 길이었다.   그렇게 2016년 나의 '안식년'과 더불어, 1년이란 짧고도 긴 시간들이 지나 어느덧 ... 김맛세오 2016.12.02 1411
424 연민이란 인간(관계)을 잘 이어주는 다리 T 평화와 자비   지난 해, 교황님이 강조하신 '자비'의 의미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 봅니다.   어느 유명한 절 앞,커다란 바위에다 새겨놓은 '자비무적(慈悲... 김맛세오 2017.01.17 1413
423 소풍같은 성지순례길 T 평화와 자비   금년 말까지 주어진 '안식년'을 기해 참으로 많은 국내 성지순례를 다녔다. 지금까지는 주로 멀지않은 경기도 일대를 순례하여지만, 얼마 전... 김맛세오 2016.10.06 1431
422 이왕이면 좋은 습관을 들여야...^^ T 평화와 자비   2월의 첫 날!  시끌벅절하던 연말 연시가 지나 2016년 금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났네요.   찬바람을 이기려 외출시엔 두터운 잠바에다 벙어리 ... 김맛세오 2016.02.01 1432
421 어김없이 봄이 오고있음을... T 온 누리에 평화가 오기를...   가끔 가슴이 먹먹해지면,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란 싯귀절이 떠오른다.   지금 한창 열기가 더해가는 평창 올... 김맛세오 2018.02.12 1439
420 임자 잘 만난 채송화들... T 온 누리에 평화     채송화씨를 보셨나요?     먼지만큼 너무 작아, 요것을 심으면 도대체 싹이 나오기나 할껀가 의심스러울 정도죠.   작년에 채송화씨를... 김맛세오 2015.05.11 1442
419 강 따라 걸으면서...(2) T 평화와 자비 비가 오는 창 밖을 물끄럼히 내다보노라니 떨어지는 낙숫물처럼 상큼하게 떠오르는 가까운 추억들...  며칠 전 저희 5명의 형제들이 걸었던 ... 김맛세오 2016.05.03 1452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