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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1 11:36

알래스카의 눈물

조회 수 2555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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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와 선

 

우리 정원의 텃새, '직박구리' 가족마져도 피서를 간건지,

상큼한 새 소리를 들으며 새벽 눈을 뜨 곤했는 데...

길고 긴 장마와 습도 높은 이 무더위에

무슨 시원한 생각 만이라도 할 수 없을까요?

 

정확하게 '안식년'을 지낸 2006년이었으니까 꼭 8년 전이네요.

평소에 여행 복을 타고 난 거 겠지요? 그 해 7월에 롱아일랜드에서 이민의 삶을 살아가고 계신

막내 숙부 내외께서 알라스카 여행을 하시기로 했다면서 저를 초대해 주셨거던요.

 

동토(凍土)라는 말만 들어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저에게 '웬, 알래스카...?'

더운것은 물론 추위에 무척 약한 저로서는 만년설에 덮여있을 알라스카 같은 곳은 생각 만으로도 소름이 돋으니까요.

그래서 숙모님의 전화에 일언지하로 "가고싶지 않아요!"라고 답해 드렸거던요.

숙모님, 알(謁)! "얘는 시간 낼 수 있을 때 오는 거지...여러 말 말고 비자 준비해 7일 후 공항엘 가면 전자 티켓이 마련되어 있으니까 번호만 대면 표를 찾을 수 있다, 그리 알렴!" 그러고는 끊으시는 겁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무슨 재주로 그 어려운(당시 비자 발급받기가 하늘 별 따기만큼 어려웠음) 미국 미자를 받는담.

핑게김에 잘된 거지요. 7일 이내로 받는다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그래서 형식적으로나마 미대사관엘 가 신청을 했답니다. 여자 담당자와의 이런저런 인터뷰를 했고,

웃음 띈 낯으로 "여행 잘 하십시요!"하면서 며칠 기다리라는 것이겠죠. 5일 만에 비자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았구요.

꼼짝없이 숙모님께 핑게 될 일이 없게 된거죠.

 

그렇게 날아간  '알래스카'!

거긴 밤 11시에도 대형 수퍼마켙의 문이 열려 있어 말로만 듣던 백야(白夜)를 실감할 수 있는 곳.

그래서 1-2시간만 깜깜한 밤이다가 이내 벌건 대낮이 되는 지구의 가까운 꼭지 점!

그런데 뜻하지 않게 그곳의 기후는 전혀 춥잖은 따스한 기후라 여기저기 예쁜 봄꽃들이 피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예상치 않게 극성스런 모기떼들 등쌀에 뻐스에서 내렸다 하면 사정없이 물어대었고요.

 

제일 환상적이면서도 서글펐던 곳은

크루즈 여행을 하며 빙하 조각을 헤치며 가는 선상에서 만감이 교차했던...!!!

태고로부터 빙산(氷山)으로 우뚝 존재해 오던 거대한 얼음 산이 녹아내리며 바다로 철썩철썩 떨어지는 얼음 조각들! 

그 굉음 소리는 이 지구가 괴로워하는 마지막 신음소리 같았으니까요.

그런 장면에 환상은 뒷전이고 제 눈에서도 굵고도 슬픈 눈물방울이 뚝뚝...

 

그래요, 전문 과학자들이 지구의 긴급 위험성을 알려 주어도

지구의 대중들은 물건너 불구경처럼 남의 일처럼 예사로 여기니까요.

아마도 그리 멀지않은 훗날 우리 후손들에게 과연 무얼 물려줄 수 있을까요?

멋진 비닐에 잘 포장된 아이스케익 하나하나가 이 지구를 심히 멍들게 하는 비자연의 시작이요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심각성을 염두에 둔다면...

  

 

무더위를 시키려 알래스카 여행 얘기를 꺼냈다가

지구의 멸망까지 치달은...결코 허구가 아닌 더위가 오싹으로 변한 자못 심각한 이야기였나요?


생활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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