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399 추천 수 1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나는 허무주의자다.

그런데 그것이 내가 허무에 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허무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저는 오늘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인데요,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다 싫어하는 허무를 저는 왜 좋아할까요?

물론 그 허무가 제가 좋아할만한 허무이기 때문인데요,

제가 좋아할만한 허무란 창조적 허무입니다.

창조적 파괴와 맥을 같이 합니다.

 

새 집을 짓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살던 집을 파괴해야만 하는데,

공연히 집을 부수는 게 아니라 그 집이 이제는 더 이상 집으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보기 흉하기 때문에 부수는 겁니다.

 

그러므로 허무는 천지창조 이전의 상태이고,

허무의 원조는 천지창조 이전의 허무입니다.

 

그러므로 심지어 이렇게 애기할 수도 있습니다.

허무는 천지창조 이전의 상태일 뿐 아니라 곧 하느님이다.

하느님은 천지창조 이전의 허무이셨고 거기서 모든 것이 생겨났으며

생겨난 모든 것은 이 하느님이신 허무로 되돌아가게 되어있다.

 

이것을 조금 더 풀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허무란 말은 빌 허虛와 없을 무無로 이루어졌습니다.

 

우선 하느님은 무無이십니다.

그러나 무이시지만 안 계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없애시며 모든 것을 있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무로부터(ex nihilo) 모든 것이 생겨났다는 말이 이 뜻입니다.

 

다음으로 하느님은 허虛이십니다.

허이신 하느님은 끊임없이 자신을 비우시고,

그래서 텅 빈 분으로 늘 계시지만

비우심으로써 모든 것을 채우시시고,

텅 비어 계심으로 사실은 가득 차신 분, 곧 허허실실虛虛實實이십니다.

 

하느님은 이러하신데 우리 인간은 허무로 되돌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허물기는커녕 더 쌓으려고 하고,

비우기는커녕 더 채우려고만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재산문제로 다투는 사람에게

탐욕에 빠지지 말라는 뜻으로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그런데 탐욕貪慾이란 게 무엇입니까?

욕구하는 것을 탐하는 것인데,

비우려하지 않기에 욕구가 생기고,

욕구를 채우려 하기에 탐욕이 생기는 것입니다.

 

어제부터 저와 수련자들은 여름 체험 프로그램에 돌입하였습니다.

그래서 대전 수련소를 떠나 지금 전남 장성 노인 요양원에 와 있습니다.

오는 길에 저희는 전에 제가 녹음해두었던 노래 하나를 듣게 되었는데,

그 노래의 내용이 <Everything is dust in the wind>입니다.

 

오래 간만에 이 노래를 들으며

진정 모든 것이 바람결의 먼지와 같음을 다시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어머니께서 얼마 전에 돌아가셔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지만

진정 모든 것은 허무로 돌아가게 되어 있고,

우리의 삶, 특히 영적인 삶이란 바로 허무화의 삶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허무화가 바로 창조적 허무화입니다.

창조적 허무화는 상태를 천지창조 이전으로 돌리는 것이며,

하느님께서 새롭게 창조를 하시도록 모든 것을 허무로 만드는 것인데,

어차피 허무로 돌아갈 우리는 스스로 자신과 모든 것을 허무로 만드느냐,

아니면 스스로 허무로 만들지 않기에 하느님께서 허무로 만드시느냐,

우리는 이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을 뿐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8Nov

    연중 33주 월요일-사람이 일보다 중요하다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오늘 복음은 한 맹인이 주님을 만나 다시 볼 수 있게 되는 얘기인데 늘 그렇지만 이 얘기에서도 우리는 큰 배움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우선 우리는 맹인에게서...
    Date2013.11.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68
    Read More
  2. No Image 18Nov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시끄러운 골목길,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 길가에 앉아 매일 구걸을 하던 눈먼 이는, 상황을 볼 수는 없지만, 오늘은 평소와 다름을 느끼고 그 이유를 묻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  매일 길가에 앉아 있던 그였기에, 길...
    Date2013.11.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953
    Read More
  3. No Image 17Nov

    연중 제33주일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믿음 때문에, 사람들에게 박해를 받고, 미움을 받고, 죽음까지 당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믿음을 통해서 사업이 잘 되고, 재산이 늘어나고, 무엇이 더 잘 될 것이라는 말씀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믿음 때문에 고통 받을 것이...
    Date2013.11.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2116
    Read More
  4. No Image 17Nov

    연중 제 33 주일-지옥도 천국인 경지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오늘 주님께서는 자기를 그리스도라고 자처하는 자들이 나타나 말세가 왔으니 자...
    Date2013.11.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81
    Read More
  5. No Image 16Nov

    연중 32주 토요일-낙심치 말아야 기도할 수 있다.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   낙심이라는 한자어가 재미있습니다. 떨어질 낙落자에 마음 심心자입니다. 이것을 우리말로 바꾸면 마음이 떨어져 나간 것이라고 할 수 있고, 마음이 무너져 내렸거나 마음이 꺾인 거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Date2013.11.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163
    Read More
  6. No Image 15Nov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

    연중 제32 주간 금요일(루까 17,26-37) 며칠 전 어느 신문의 논설위원이 방송에 나와, "유신독재가 왜 나쁘냐?"고 했다는 말이 들린다. 또 어제 구미시장이라는 작자가 말하기를 "박정희는 반신반인과 같은 존재"라고 했단다. 이 정도면 우상 숭배도 도가...
    Date2013.11.15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3872
    Read More
  7. No Image 15Nov

    연중 32주 금요일-그 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사람의 아들의 날에도 노아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롯이 소돔을 떠난 그날에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사람의 아들이 나타나는 날에도 그와 똑같을 것이다.”   사람의 아들의 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사람의 아들의 날, 사람의 ...
    Date2013.11.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71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79 980 981 982 983 984 985 986 987 988 ... 1348 Next ›
/ 134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