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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 누리에 평화가 가득

 

얼마전 동대문에 갔다가 꽃시장에서 30Cm 정도 되는 작은 '편백나무' 한 그루가 눈에 띄어

저에겐 거금인 3만원을 주고 사다가 정원의 햇볕 잘 드는 한가운데에 심었습니다.

하루라도 잘 자라 커다란 '편백나무'로서 존재하기를 바라는 희망과 기도를 하면서 말입니다.

그래선지 장마 속에서도 연한 새 잎이 1Cm 정도는 자라고 있어

볼 때마다 고 귀여움에 손끝으로 가만히 쓰다듬어 준답니다.

 

그런데 왜 그것이 많은 식물 중에서 유독 제 눈에 띄었을까요?

편백나무는 식물 중에서도 피톤치트가 제일 많이 나오는 나무라고 합니다.

이런 이로움 하나 때문인 관심을 둔 건 좀 치졸하단 생각이 들지만,

암튼 제 눈에 띈 이 '작은 편백나무'는 저와 깊은 인연이 있는 것 만은 확실하지요.

 

30여전 전 인도에 세미나 관계로 잠깐 가 본 적이 있는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었지요.

인도의 오랜 관습 중에서 재미난 이야기가 있는데-

 

<나이 오십이면 '바나프라스' 즉, '산을 바라보는 나이'라고 하여

세상에 태어나 공부하고 결혼, 사업, 자식들 출가시킨 후 50 정도가 되면 모든 걸 버리고

숲으로 들어가 명상과 기도로 은둔생활을 하면서 여생을 보낼 수 있으면 가장 성공적인 삶을

산 것>이라는 거죠.

 

공자님의 "오십이지천명五十而知天命)"(나이 오십 정도면 하늘의 뜻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하는)이라는 말씀도

어쩌면 비슷한 뜻이겠고요.

 

요즘에 걸핏 회자되는 '월빙(Well-being)'에 걸맞는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원래 인생이란 숲에서 나와 숲으로 돌아가는 것이 행복하다는 철학이 아닐런지요.

 

하도 복잡다단한 도시의 삶이 버거운나머지 일찌감치 젊었을 때부터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 역시 위와 같은 맥락이겠습니다.

 

100여전 남짓 자동차와 비행기 시대가 도래하기까지

숲이란, 오랜 세월 인류의 생태적 기반이었음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지요.

 

나무 한 그루가 우리 삶에 주는 의미는 어쩌면 대단한 게 아닐까요?

가로수마저 없는 도시의 거리를 생각하면 상상 만으로도 끔직하지 않나요?

정원의 나무들이나 많은 숲으로 이루어진 깨끗한 도시들 역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우리 삶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죠.

 

자주 '인왕산 길'을 산보하면서 그 길목 작고 큰 나무들을 대하며,

"나의 진짜 나이는 몇이지...?"라는 질문을 던져 봅니다.

그리고는 정원에 옮겨다 심은 '작은 편백나무'가 꼭 공감이 가지는 내 나이가 아닐까 하면서

은근한 미소를 짓게 됩니다.

 

햇볕이 잘 들지 않는 방에라도

편백나무와 같은 작은 식물 한 그루라도 애지중지 곁에 두고 지낸다다면,

피톤치트는 둘째 치고라도

아마도 우리 모두의 정서 역시 '웰빙'의 삶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막힌 생각도 잠시 해본답니다...ㅋ

  • 은천 2013.08.05 11:52
    동감입니다, 수사님. 아파트 베란다에 떨어지는 부족한 햇빛을 옹기종기 나눠받으며 나름의 빛깔로 여름을 나고 있는 식물들을 보노라면, 마음이 소란해졌더라도, 어느새 얌전해지는 내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내 욕심으로 바람 한껏 못맞고 사는게 안쓰럽기는 하지만, 그런 마음으로 한번 더 쓰다듬어 주는 오늘입니다. 수사님 정원의 새 식구가 무럭무럭
    크기를~~
  • 김맛세오 2013.08.05 14:20
    T 식물 하나와의 교감 역시 사랑을 나누는 정서가 싹트게 되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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