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물으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이 질문은
베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이어지는 말씀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베드로의 대답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내 양들을 돌보아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양들을 이제 베드로에게 맡기실 것인데
그것에 앞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베드로의 관계를 다시 확인하십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관계 확인이라기보다는
관계 회복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입니다.
세 번의 부인으로 베드로는
예수님에게서 멀어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부인을
결코 잘못이라고 지적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스스로 그 사실이 부담으로 다가와
예수님께 다가가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세 번 예수님을 부인한 베드로가
세 번 사랑 고백을 하면서
멀어졌던 관계는 회복됩니다.
오늘의 대화는 아침 식사가 있은 다음
이어지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호숫가에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십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가서 보니
그곳에는 숯불이 있고
그 위에 물고기와 빵이 있었습니다.
요한복음사가는 숯불을 언급하면서
숯불 옆에서 예수님을 부인한 베드로가
이제 숯불 옆에서 예수님께 사랑 고백을 할 것을
복선으로 깔고 있습니다.
부인의 사실을 직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욱이 숯불을 바라보면서
베드로도 부인의 사실을 떠올렸을 것이고
피하고 싶은 마음과
다시 사랑을 고백하고 싶은 마음이
섞여있는 자신을 보았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먼저 예수님께서 물어보십니다.
'너 나를 사랑하느냐?'
인간으로서 저지르는 실수들이
중요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피하지 않고 직면하면서
다시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이끌어 주십니다.
우리의 약함에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을 믿으며
우리의 부족함에도
하느님께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