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 담대히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였다.”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
오늘로써 부활 시기를 끝내는 우리 교회는
사도행전과 요한복음도 끝부분을 들려줍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가 어떻게 죽었는지,
그 최후를 두 성경이 들려줄 법도 한데 그러지 않고,
아무 방해받지 않고 바오로 사도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얘기와
아무 상관 말고 주님 따르라는 말씀을 베드로 사도가 듣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이것은 영화나 소설에서 결말을 짓지 않고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것과 같은 수법일까요?
제 생각에 이것은 그런 것이기보다는 주님을 따름과
복음의 선포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런데 계속되기 위해서는 누구에 의해 그만두지도 않고,
내가 그만두지도 않는 두 측면이 있습니다.
오늘 사도행전은 바오로 사도가 아무 방해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방해하는 사람이 진짜 아무도 없었다는 그런 뜻일까요?
그런 뜻일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에 그것은
방해하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바오로 사도가 방해받지 않은 겁니다.
그것은 복음 선포의 일념으로 누가 방해해도 상관하지 않은 결과이고,
총탄이 아무리 빗발쳐도 고지를 향해 달려가는 전사와 같은 것입니다.
상관하지 않기에 방해받지 않는 것,
이것이 오늘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이고,
오늘 우리가 이 세상에서 그러니까 죽기 전까지는 본받아 살아야 할 점입니다.
사도행전과 요한복음은 우리에 의해서 계속돼야 한다는 말이기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