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신앙의 신비는 두려움의 신비와 매력으로 끌어당기는 신비와의 충돌

 

프란치스칸 가난은 자기를 열어드리고 내어드려 하느님께서 말씀을 잉태할 모태가 되게 해드리는 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철저하게 도구적 존재로써의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가난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나를 포기하게 합니다. 관계 안에 선이 흐르도록 하려면 내려가고 내려놓는 자기 포기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가난의 실재입니다. 자기 포기라는 내면의 죽음이 없이 하느님을 만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루가복음은 포기의 복음으로도 불립니다. 루가복음 사가에게 있어서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은, 돈이나 눈에 보이는 우상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의 우상과 관심사까지 모두를 포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복음은 혁명적입니다. 뒤집어엎는 복음입니다.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되는” (루가 13,30) 것과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하느님께서는 하찮게 보신다는 것, 세상의 꼭대기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느님 눈에는 밑바닥에 있다는 것, 세상의 밑바닥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느님 보시기에는 꼭대기에 있는 것을 온갖 이야기를 동원해서 증언하고 있습니다. 또한 루가복음은 자비의 복음으로 폭넓은 용서가 많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십자가에 달린 강도를 포함하여 잃었던 아들과 기도하는 세리에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을 용서하시는 예수님이 출현합니다. 용서는 새로운 창조로써 관계 안에 잉태된 말씀을 출산합니다.

 

마리아가 예수님을 잉태했다는 사실은 마리아께서 하느님께 그렇게 해달라고 청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먼저 다가가셔서 잉태되었다고 루가복음은 전해주고 있습니다. 마리아가 예수님을 잉태한 것이 우리와 다르게 영웅적인 무엇을 행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마리아가 자기를 열어놓았을 때 그분은 세상을 위하여 그리스도를 잉태한 어머니가 되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전부는 자기를 열어놓는 것 곧 자신의 자유와 의지를 내어드릴 때 우리에게도 주님의 영이 우리 안에 말씀을 잉태한 모태가 되게 하십니다. 우리에게 말씀의 잉태는 관계 안에 하느님의 자비와 선을 낳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믿음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일반적으로 두려움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이들이 많습니다. 우리 모두 그것이 무엇이든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원초적으로 두려워하는 대상들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통제권 밖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복된 소식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두려움을 뚫고 우리 가운데 하나로 육화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천사의 방문을 받은 마리아가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괜찮다. 나를 겁내지 않고 살아도 된다.” 이 말은 우리를 안심하게 해줍니다. 두려움은 징벌을 생각할 때 나옵니다. 하느님 나라의 현장인 우리의 관계는 내어주는 사랑으로 하느님의 선하심이 드러납니다. 하느님의 선하심이 드러나는 곳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통제하려는 기도는 종교심을 믿음이라고 믿는 이들이 하는 기도입니다.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자만하는 자들이 만들어 낸 하느님입니다. 이들은 기도문을 셈하고 희생을 샘하면서 마치 하느님과 거래하듯이 기도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유를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누구도 하느님께서 자유롭게 하시는 일을 방해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업적과 공로가 아무리 크다 하여도 그분께서는 그것에 반응하시지 않으십니다. 기도가 거래의 수단처럼 되어가는 현상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경험할 때 두 가지의 현상을 경험합니다. 하나는 하느님의 이미지가 두렵고 떨리게 하는 무서운 하느님과 다른 하나는 매혹적이고, 황홀하고, 너무나 좋고, 놀랍고, 친근한 매력으로 끌어당기시는 하느님입니다. 두려움과 떨림 속에서 만나게 되는 하느님은 한없이 멀고, 한없이 초월해 계시고, 너무나 거룩하셔서 겁먹고 뒤로 물러서게 하며, 힘이 너무나 강해서 그 앞에 서면 무력감만 느껴지는 하느님입니다. 이러한 하느님 앞에 서면 죄와 죄책감 때문에 전체에서 떨어져 나온 느낌이 자신을 사로잡습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매혹적이고, 황홀하고, 너무나 좋고, 놀랍고, 친근한 매력으로 끌어당기시는 하느님에 대한 경험은 자비롭고 안전하고 따습고, 편한 아버지의 품을 관계에서 발견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두려움의 신비와 매혹적인 신비는 충돌합니다. 충돌을 경험한 이들이 가난을 통해 배우는 것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내어주는 사랑을 받아서 자신도 관계 안에 내어주기 시작합니다. 내어주는 사랑이 얼마나 기쁘고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자유가 그 무엇으로도 대치할 수 없는 행복감을 주는지를 경험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01 형제적 동등성이 있는 곳에 공존과 평화가 있습니다. 형제적 동등성이 있는 곳에 공존과 평화가 있습니다.   새로운 아침마다 무상의 선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려하고 다양한 색깔로 날마다 새로운 모습... 이마르첼리노M 2024.06.12 426
1500 여덟째 날: 경탄함과 경외함 여덟째 날: 경탄함과 경외함 당신의 삶에서 경탄함의 문으로 들어갈 때, 당신이 일상사의 빛을 경험하게 하는 단순한 방식들은 무엇인가? 다른 말로 하면, 당신의... 김상욱요셉 2024.06.12 80
1499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구원의 실재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구원의 실재   우리는 언제나 자신과 자신이 하는 일에만 관심을 두어 주변에 있는 실제 사실을 보지 못하고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무거운... 이마르첼리노M 2024.06.09 288
1498 우상에 빠진 인간 (틀을 만드는 사람은 틀로 망한다) 우상에 빠진 인간 (틀을 만드는 사람은 틀로 망한다.)   하느님은 인간이 만든 틀 속에 계시지 않는다. 틀에 묶여있는 사람과 틀을 벗어난 사람의 차이는 자유의... 이마르첼리노M 2024.06.03 248
1497 마리아의 노래, ( 마니피캇) - 내어주는 사랑과 받아들인 사랑의 만남 마리아의 노래, ( 마니피캇)  -내어주는 사랑과 받아들인 사랑의 만남    삼위일체 하느님의 내어주는 사랑이 이 땅에 사람이 되시어 우리 눈에 볼 수 있는 존재... 이마르첼리노M 2024.05.31 123
1496 갈망이 멈추는 곳에서 부르는 노래 갈망이 멈추는 곳에서 부르는 노래   내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존재하고 있고 어떤 희망을 두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회상하는 삶은 회상을 통하여... 이마르첼리노M 2024.05.29 106
1495 삼위일체 하느님은 우리들의 관계로 이사를 오셨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은 우리들의 관계로 이사를 오셨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손에 들면 그 이상 바라 것이 없는 듯, 모든 복잡하고 깊이 있는 질문을 완전히 잊... 이마르첼리노M 2024.05.26 128
1494 무상의 선물을 받아 들고 자신을 내어주는 사람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무상의 선물을 받아 들고 자신을 내어주는 사람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진실로 포장된 가면을 벗으면 웃을 수 있습니다. 기억 속의 신비로운 화환처럼, ... 이마르첼리노M 2024.05.25 164
» 신앙의 신비는 두려움의 신비와 매력으로 끌어당기는 신비와의 충돌 신앙의 신비는 두려움의 신비와 매력으로 끌어당기는 신비와의 충돌   프란치스칸 가난은 자기를 열어드리고 내어드려 하느님께서 말씀을 잉태할 모태가 되게 해... 이마르첼리노M 2024.05.24 157
1492 일곱째 날: 세 겹의 부르심 일곱째 날: 세 겹의 부르심 당신이 세 겹의 부르심을 들을 때, 무엇이 당신 마음에 떠오르는가? 하느님을 깊이 사랑하라. 다른 이를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김상욱요셉 2024.05.22 107
1491 은총 앞에서 약해져야 우리 자신이 살아계신 그리스도로 변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은총 앞에서 약해져야 우리 자신이 살아계신 그리스도로 변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복음 생활은 따르고 사랑하고 용서하는 자비의 길)   세례성사로 시작되는 그... 이마르첼리노M 2024.05.21 161
1490 기도는 관계적 변화로 나아가는 삶의 태도 기도는 관계적 변화로 나아가는 삶의 태도   복잡한 세상에서 하느님을 찾는 프란치스칸들은 하느님과의 관계, 사람들과의 관계, 세상과의 관계에서 영적인 길을... 이마르첼리노M 2024.05.17 132
1489 질문과 대답 사이 (“오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리고 저는 무엇입니까? ) 질문과 대답 사이 (“오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리고 저는 무엇입니까? )   성프란치스코에 대한 글에서 그는 어느 날, 밤을 새워가며 이렇게 기도하였다고... 이마르첼리노M 2024.05.11 264
1488 아테네 사람들에게 선포한 바오로 사도의 복음과 우리 신앙의 성찰 창조의 사랑을 알아야 도구적 존재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레오파고 법정에서 아테네 시민들에게 한 바오로 사도의 설교 내용을 보면 지금 우리가 자주 잊어... 이마르첼리노M 2024.05.09 262
1487 온유하고 겸손한 사랑을 배운 사람은 너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온유하고 겸손한 사랑을 배운 사람은 너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위로부터 사랑을 받을 때 변화가 가능합니다. 신비체험은 나를 몸소 선택하시는 하느님에 ... 이마르첼리노M 2024.05.04 215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4 Next ›
/ 10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