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가운데에 고통을 겪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기도하십시오.”
오늘 야고보서는 고통을 겪을 때 기도하라고 합니다.
이 말은 고통을 겪을 때 기도하지 않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고통을 겪을 때 기도하지 않고 무엇을 할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에 고통을 겪을 때 의외로 기도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무신론자들이지요.
이들은 신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니 고통은 물론
어떤 경우든 무엇을 하든 하느님과 관련 없이 생각하고 행위를 합니다.
하느님이 없다고 믿는 사람이 기도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하느님을 믿는다는 사람 가운데 기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존재를 부정하지 않을 뿐 실제의 삶은 하느님과 상관없이 사는 사람이겠습니다.
그들에게는 하느님이 실제 삶에 깊이 들어와 있지 않은 것입니다.
강론을 들을 때나 누가 하느님 얘기를 하면 그때 잠깐 그의 귀에
하느님께서 머물다가는 이내 자취를 감추시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 이런 사람은 기도하지 않고 무엇을 합니까?
껌을 계속해서 씹듯 고통을 씹고 또 씹습니다.
고통에 대해 분노하고 고통과 싸웁니다.
고통 때문에 이웃과 싸웁니다.
그래서 고통 때문에 불행해지고 맙니다.
그런가 하면 고통을 남에게 토로합니다.
고통을 가지고 상담을 합니다.
이것은 혼자 고통과 씨름하고 불행해지는 것보다는 낫고
점쟁이한테 가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사제에게 가지 않고
하느님께 달려가지 않고 기도하지 않는 면에서는 매한가지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야고보서는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 신자라면 고통이 있을 때
고통을 곱씹지 말고 기도하라고,
고통과 싸우지 말고 기도하라고,
고통으로 남과 싸우지 말고 기도하라고,
고통 때문에 불행해지지 말고 기도하라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이것은 서로 원망하지 말고 하느님을 원망하라고
어제 말씀드린 바 있는데 그와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는 병 주고 약 주냐고 화를 내기도 하는데
하느님이 바로 그런 분이십니다.
병을 주기도 하고 고쳐주기도 하시는 분입니다.
불교는 모든 것이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 하느님께 달렸다고 믿는 자들입니다.
설혹 내 잘못과 내 죄로 병이 나고 고통이 왔을지라도
그것들이 하느님과 전혀 무관치 않다고 믿는 자들이고
그것들에 하느님의 뜻이 있고 무엇보다 치유가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술을 많이 먹어 간이 나빠졌을 경우,
내 잘못으로 간이 나빠진 것이 분명하지만
벌로 주셨건 사랑의 매로 주셨건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것이 맞습니다.
그러니 벌로 하느님을 만나건 사랑으로 하느님을 만나건
하느님을 만나는 것이 우리 기도이고 우리의 신앙입니다.
그리고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 언제나 하느님을 만나는 것이
우리의 기도이고 신앙이어야 한다고 오늘 야고보서는 말합니다.
즐거울 때는 하느님 찬양 기도가 나오는 것이 다를 뿐이겠지요.
즐거운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찬양 노래를 부르십시오.
즐거울 때 혼자 싱글벙글하거나 히죽거리지 말고
찬양 노래합시다. 오늘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