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하느님은 끝날까지 언제나 함께 계시는 분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끝날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분이고,
세상이 있기 전부터 사랑으로 계시던 분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그래서 세상이 있기 전에도 삼위일체로 존재하신 분이십니다.
사랑의 존재이시기에 사랑의 행위를 하실 때
사랑하시는 성부께서 계시고 그 사랑을 받으시는 성자가 계셨으며,
성부와 성자 간에 오가는 사랑이신 성령께서 계셨습니다.
그래서 사랑으로 한 분이 셋이 되실 수 있으셨고,
사랑으로 셋이 완전한 하나를 이루실 수 있으셨습니다.
삼위일체로 존재하시는 하느님이 이제는 삼위일체로 우리를 창조하십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의 사랑은 삼위 안에서만 머물지 않고 창조로 이어집니다.
이는 남녀의 사랑이 자녀의 출생으로 이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오, 사람이여, 주 하느님께서 육신으로는 사랑하시는 당신 아들의 모습대로,
그리고 영(靈)으로는 당신과 비슷하게 그대를 창조하시고 지어내셨으니,
주 하느님께서 그대를 얼마나 높이셨는지 깊이 생각해보십시오.”
우리를 창조하신 하느님은 우리를 창조하신 것으로 사랑을 그치지 않으시고,
당신 사랑을 계속하시기에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를 구원하십니다.
창조에서 구원까지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이시고,
낳아놓고 내버려 두는 사랑이 아니라 구원까지 책임지시는 하느님 사랑이며,
이것이 창조 때부터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사랑입니다.
이것이 육화하신 주님이요 임마누엘 주님이시고,
이것이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시어 돌아가시기까지 사랑하신 주님이시고,
돌아가신 다음에는 성령을 보내시어 끝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삼위일체 대축일을 지내는 우리는
어떻게 한 분 하느님이 세 분이 되시고,
세 분이 하나가 되셨는지 골머리 아프게 쓰지 말고,
다만 삼위일체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주님의 현존과 사랑을 느끼고 감사할 것입니다.
삼위일체로 존재하시는 하느님,
삼위일체로 창조하시는 하느님,
삼위일체로 구원하시는 하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