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갈망이 멈추는 곳에서 부르는 노래

 

내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존재하고 있고 어떤 희망을 두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회상하는 삶은 회상을 통하여 현재를 더 아름답게 살고, 더 나은 미래를 내다보려는 데 있습니다. 나는 초가 다 녹으면 촛불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려 했지만 그런 걸 본 적이 없었습니다. 내 생애가 끝나갈 무렵의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나는 평범한 상태로 흘러가는 삶은 너무 지루하고 어리석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경쟁과 비교의 현장에서 널 위해 애를 쓰기엔 내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도움이 간절히 필요했던 나는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청할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홀로된 자의식 속에선 하느님의 부재와 자만심으로 가득 찬 현재만 있었기에 손을 내미는 건 수치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난 내가 누구인지 잘 몰랐습니다. 어제의 내가 아니라면 다음 문제는 난 도대체 누구라는 말인가? 하고 수없이 물었지만 알 수 없었습니다.

 

나는 누군가의 지지로 명분을 얻어 항복을 받아내려고 했습니다. 나는 달리고 싶을 때 달리고 멈추고 싶을 때 멈추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쉽사리 흥분하는 건 안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나는 다시 울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외롭고 울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마음을 둘 곳이 없어 깊은 심연에서 나의 갈망을 바라보았습니다. 내 눈물에 내가 빠지는 벌을 받으면서 앎이 시작되었고 예수 그리스도의 인간성 안에서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갑작스러운 변화 때문에 상당히 겁을 먹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기뻤습니다.

 

내 주변의 관계들과 이 모든 상황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찾아낸 건 결국 하느님이었습니다. 아니 하느님이 나를 찾고 계셨다고 말하는 게 더 쉬울 것 같습니다. 내가 만난 이들 가운데는 좋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다 기억나지 않아도 그들은 장점이 많은 이들이었습니다. 나는 사람들 가운데서 일하시는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창조의 손길로 내가 존재하게 되었을 때 나는 낙원에 있었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이 베푸시는 혼인 잔치에 선택받고, 초대받고, 사랑받는 경험을 안겨 주었습니다. 유혹과 황홀함, 추락과 상승의 반복, 받아들여짐과 무조건적인 용서, 끝없는 그리움과 갈수록 깊어지는 친밀함이 성스러움의 신비를 일깨워 주었습니다. 지옥과 형벌로 겁을 주는 종교가 아니라 내어주는 사랑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옥과 형벌은 낙원에서 추방된 이들이 만든 종교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렸습니다.

 

나는 생각했습니다. 하느님이 인간을 붙잡아주셔서 안전함을 느끼는 것이 사람들을 같은 방식으로 대하게 하는가? 아니면 인간의 다정함과 온유함이 하느님도 그런 분으로 상상하게 하는가? 진짜로 중요한 건 하느님이 인간 영혼과 친밀해지기를 바라시고 추구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하느님께서 감추어두셨던 비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의 갈망과 하느님의 갈망이 만나는 곳에 주님 영의 현존이 있고 영의 현존은 친밀함을 경험 뒤에 일어나는 관계의 현실들이었습니다. 신비로움과 놀라움, 친절함과 단순함, 수치에 대한 벌거벗음, 모험과 황홀함, 그리움과 고통까지, 그리고 사랑하면 연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말하게 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이 사랑이라는 사실이 상호 간에 내어주는 사랑이며 모든 관계의 표본이자 모델이라는 사실이 사랑의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서의 중심 내용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고 사람은 사랑이 되셨습니다. 그 사랑이 바로 너로 존재하는 당신입니다. 당신과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 태어났습니다. 하느님 없는 내가 의미가 없듯이 너 없는 나는 의미가 없습니다. 아울러 피조물 없는 나 또한 상상할 수 없습니다. 육화의 현장에는 언제나 관계에서 태어나는 아기가 있습니다. 서로의 관심을 다 뺏어가는 아기가 있습니다. 사랑스럽고 귀엽고 활짝 웃은 아이의 웃음은 서로의 관심을 다른 데에 돌릴 수 없게 만듭니다.

 

웃음으로 표현하는 내적 기쁨은 살아 숨 쉬는 이들이 드리는 최상의 기도이며 하느님께는 영광이 됩니다. 자신의 명랑한 현존으로 인간에게 친절하고 사랑이신 하느님을 찬미하기 때문입니다. 갈망과 갈망이 만나면 비밀의 방이 보입니다. 하느님의 갈망과 나의 갈망, 너의 갈망과 나의 갈망, 피조물의 갈망과 나의 갈망이 만납니다. 갈망이 멈추는 그 비밀의 방에서 나는 이렇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맑은 햇살 가득한 하늘에 떠가는

하얀 구름 한 조각을 네 가슴에 품어보아라.

 

너 자신을 잊어버리고

한 줌의 구름이 인도하는 대로

너의 노래가 흐르도록 해보아라.

 

특정한 목적이나 목표 없이

마음대로 흐르게 하다 보면

하늘 아래 이보다 더 아름다운 건 없을 것이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 불붙이는 사람들 불붙이는 사람들 추위네 방문 앞엔 외출 중 얼음장을 살찌우던 추위가 남녘의 봄기운에 밀려난 것일까 차갑지만 맑고 깨끗한 날이다 여기 저기 들려오는 건 추위... 이마르첼리노 2011.02.06 4403
21 설 정월 초하루 가는 해와 오는 해의 교차로에서 네 탓을 네 덕으로 덕담을 건네는 날 시린 손을 잡아주고 빈손을 채우며 유실과 절망 단절의 벽을 넘어 용서와 ... 1 이마르첼리노 2011.02.03 3817
20 겨울 해 겨울 해 연한 회색하늘 한 가운데 겨울 해가 흐릿한 주홍빛 물감으로 풀어져 있다 창호지 넘어 조명등을 켜 놓은 듯 눈이 전혀 부시지 않아 그렇게도 편하고 부... 2 이마르첼리노 2011.01.25 4684
19 두 세계 사이에서 두 세계 사이에서 선행에 자만 한다는 것 스스로를 높이는 것 하느님의 선물을 자기 것으로 하는 것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사랑하는 것 보이기 위한 것 상대방... 이마르첼리노 2011.01.15 4080
18 우리 안에 뿌려진 씨앗 우리 안에 뿌려진 씨앗 사람의 관계 속에서 발생되는 모든 어려움들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어지게 하는 씨앗들입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선이 드러나게하는... 1 이마르첼리노 2010.12.29 4142
17 성탄절에 듣는 전설 ♡성탄 때 듣는 넷째왕의 전설♡ 넷째 왕의 전설 (넷째 왕의 전설)이라는 작은 책 속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아래에 요약해 보았습니다. 그리스도 성탄 때 아기 예수... 3 이마르첼리노 2010.12.24 4097
16 성탄송가 성탄절 천상천하 온갖 조물들아 기뻐하고 기뻐하여라 우리의 구세주 그리스도 오늘 탄생 하셨도다. 만민들아 노래하라 노래불러라 정결한 백설의 송가로 갓 피어... 이마르첼리노 2010.12.24 4767
15 세상 안에서 발견하는 하느님 세상 안에서 발견하는 하느님 소유와 독점 자아속의 고질병 지독한 부담이다. 공감하는 능력이 삶의 밑바닥에 깔리게 된 후로 미래가 너무 빨리 오면서 현재가 &... 이마르첼리노 2010.12.22 4736
14 자유는 자유롭기에 자유를 선택한다. 자유는 자유롭기에 자유를 선택한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위대한 선물은 생각하는 능력이 아니고 사랑할 수 있는 자유이다. 모든 피조물들을 지배하려는 자유가... 이마르첼리노 2010.12.15 4691
13 잉태와 출산 잉태와 출산 네 앞길에 어려움이 없길 바라지 마라 어렵고 곤란한 일 이 없으면 남을 업신여기고 우습게 본다. 고통과 괴로움 번민과 슬픔 상처 난 가슴은 네 삶... 2 이마르첼리노 2010.12.08 5143
12 기쁨의 꽃 기쁨의 꽃 기쁨은 꽃이다. 삭풍과 눈보라 모진 비바람과 긴긴 밤을 홀로 견디면서 피는 꽃이다. 염원과 갈망이 생명의 아픔들과 함께 황량한 겨울 벌판을 지나 ... 3 이마르첼리노 2010.12.05 5107
11 공동체의 가치 공동체의 가치 같이의 가치 가치의 같이 혼자서 여럿이서 이마르첼리노 2010.12.04 5492
10 관 상 관상 십자가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거울 거기서 친구를 위해 목숨을 내어 놓는 하느님을 본다. 모든 창조물은 하느님의 좋으심을 보여주는 거울 거기서 진... 1 이마르첼리노 2010.11.30 5090
9 내가 사는 이유 내가 사는 이유 내가 모욕을 받았을 때 그분도 모욕을 받으셨다. 내가 박해를 받았을 때 그분도 박해를 받으셨다. 나를 거슬러 누명을 씌우고 거짓과 사악한 말... 1 이마르첼리노 2010.11.28 5494
8 낙엽따라 가고 싶어 낙엽따라 가고 싶어 엄동의 나목으로 움츠리다가 연두 빛 새순들이 초록이 되고 천지가 홍엽으로 불타오르더니 붉은 얼굴에 화장기가 아직 남아있는데 오늘은 땅... 이마르첼리노 2010.11.22 5466
Board Pagination ‹ Prev 1 ...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