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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에 빠진 인간 (틀을 만드는 사람은 틀로 망한다.)

 

하느님은 인간이 만든 틀 속에 계시지 않는다. 틀에 묶여있는 사람과 틀을 벗어난 사람의 차이는 자유의 차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인과응보의 틀 속에서 율법과 도덕적 성취로 편 가르기와 죄인으로 단죄하려는 의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로 인하여 성스러운 것과, 속된 것 사이에 분별이 없어졌다. 육화는 순수한 인간 안에 자신을 낮추시어 하느님의 동등성을 포기하고 사람의 동등성을 취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이다. 인간의 나약함과 한계를 받아들이신 육화는 내어주시는 볼 수 있는 아버지의 사랑이 되었다. 만물은 그분 안에서 존재의 의미를 발견한다. 그러므로 모두가 거룩한 것이다. 그분에게는 인과응보라는 틀이 없다. 아버지께서 창조하신 모든 만물은 성스럽다. 세속은 속된 이들이 찾는 자기중심적인 나라다. 이들에게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내어줌의 관계적 신비와의 연결이 없다.

 

바리사이와 세리의 기도에서 바리사이는 스스로 의인이라는 틀을 가지고 살았다. 그들은 자기가 지킨 율법과 전통에 따라 성스러움을 지키는 우월한 존재요 중요한 사람이라는 의식 속에서 남을 판단하면서 살아왔다. 그는 자기가 다른 인간과는 같지 않을뿐더러 세리와도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 은밀하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서 기도하지만,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았다. 바리사이는 인과응보라는 틀 속에서 자기 함정에 빠져 있었고 신비와 연결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리사이와 견주어 세리는 로마 점령군을 위하여 속되고 부정한 돈을 거두고 날마다 이방인들과 거래하는 공개적으로 확인된 죄인이지만 그의 기도는 최소한 정직하고 겸손하였다. 예수께서는 누가 봐도 성스럽지 못한 그의 신분을 부인하지 않으시며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바리사이가 아닌 세리였다.”라고 말씀하셨다. (루가 18,14)

 

예수님에게는 오직 거룩하지 않은 가슴과 머리가 있는 사람들뿐이다. 본질적으로 예수님에게는 거룩하거나 거룩하지 않은 장소, 사람, 행동이 없었다. 우리가 하느님이 아닌 무엇을 하느님으로 만들 때마다, 수단을 목적으로 삼을 때마다 거기에 우상숭배가 있다. 우리 자신을 황금송아지로 만드는 모든 시도가 우상이다. 우상숭배는 성서 전체에서 유일하게 진짜 죄로 언급되고 있다. 사도 베드로는 마침내 그것을 이해하였다. “하느님이 나에게 어떤 사람도 속되다거나 불결하다고 하지 말라고 이르셨습니다. (사도 10,28) 자신을 중심으로 만드는 세속적 가치는 우상숭배의 현장이다. 하느님의 무상성과 보편성이 사라진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은 삼위일체 하느님과 너를 이용하면서 자신을 우상화한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보이지 않는 것들, 곧 영원한 권능과 신성은 창세 이래 이미 피조물을 통해 인간 이성의 눈에 보이게 되었습니다. (로마 1,20)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를 아는 심오한 지식 때문에 율법과 도덕성의 가치를 쓰레기로 버렸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나에게는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무엇보다도 존귀합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모든 것을 잃었고 그것들을 모두 쓰레기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그리스도를 얻고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려는 것입니다. 내가 율법을 지킴으로써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얻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리스도를 믿을 때 내 믿음을 보시고 하느님께서 나를 당신과의 올바른 관계에 놓아주시는 것입니다. (필립 3,8)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들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면 우상숭배가 얼마나 일반화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우상숭배를 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그러나 인과응보의 틀로 만든 우상숭배의 실질적인 우상의 모습은 성스러움과 종교심을 분별없이 받아들이는 데서 나타난다. 인간이라면 모두가 지닌 종교심이 인과응보의 틀 안에서 거룩함으로 착각을 일으키는 이들을 찾아보기는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다. 이들이 찾는 거룩함은 얼마나 많은 기도문을 외우고 희생을 바치느냐에 집중되어 있다. 수량에 따라 거룩함도 달라진다. 다양한 기도문의 수와 종류를 셈하고 희생을 셈하고 봉헌하는 제물을 셈하면서 봉사라는 명분으로 이러저러한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종류와 수에 따라 거룩함도 달라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특별히 많은 양의 기도를 하는 이들이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에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서 자신이 바치는 공로와 업적에 따라 하느님이 반응하실 거라고 믿는다. 자신이 우상이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에 스스로 거룩하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산다고 하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업적과 공로를 거룩함의 척도라고 생각하기에 권한이 주어진 사람처럼 행동한다. 이들의 말은 지시하고 명령하듯 말한다. 말투, 사용하는 단어와 억양, 태도는 겸손하지 않을뿐더러 자만심에 가득하다. 그런 식으로 사람들에게 명령하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누가 이러한 권한을 주었는가?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처럼 걱정스러운 표정들, 앞으로 일어날지 모르는 일을 상상하기 시작하여 착하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고 집이 덜덜 흔들릴 정도로 몸을 떤다.

 

복음적 가치는 무상의 선물을 받아 들고 자신을 내어주는 가치다. 성스러움은 처음부터 있었고 우주적이고 보편적이다. 우리는 지금 성스럽고 황홀한 우주에 살고 있다.

 

틀을 만드는 사람은 틀로 망한다. 자신이 만든 틀에 갇혀 하느님으로부터 생명의 에너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상숭배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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