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어제 예수 성심 대축일에 이어 오늘 티 없으신 성모 성심 축일을 지냄은
당연하다고 여러분도 생각하실 것이고 그 이유도 여러분이 다 아실 겁니다.
예수님 가신 길을 가장 완전히 따르신 분이 어머니 마리아시니
예수 성심과 제일 많이 닮은 분도 당연히 어머니 마리아시지요.
그런데 거룩한 마음이라는 면에서는 두 분의 마음이 같지만
그 거룩함이 조금은 다른 것 같습니다.
성모 성심에는 ‘티 없이 깨끗하신’이라는 말이 붙으니 말입니다.
그러니까 성모 성심은 깨끗하심/정결에 방점이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깨끗하신 성모 성심은 주님을 위한 거룩한 마음입니다.
무슨 말입니까?
예수 성심이 주님께서 인간의 죄 때문에 마음에 상처받으시면서도
인간구원을 위해 당신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시는 마음 곧
인간을 향한 마음인 데 비해 성모 성심은 주님을 향한 마음입니다.
주님을 향한 마음이고,
주님을 위한 깨끗한 마음이라고 하니 즉시 생각나는 것이 빈 구유입니다.
비어서 깨끗한!
주님께서는 더러운 것과 관련하여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안에서 곧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그런데 성모님 마음에는 이런 것들이 일절 없어서 깨끗한 마음입니다.
이런 것들을 마음에서 다 비어내어 깨끗한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주님을 모셔서 깨끗한 것입니다.
빈 구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주님을 모신 것이 중요한 것처럼.
그러므로 저는 오늘 강론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비어서 깨끗한!
채워서 더 깨끗한!
욕심을 비어서 깨끗한!
사랑으로 채워서 더 깨끗한!
주님을 모셔 들여서 더욱더 깨끗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