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과 말을
마리아는 마음 속에 간직하였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아들을 잃어버렸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그 마음은 애가 탔다고 마리아는 말합니다.
그에 대한 아들 예수의 대답은
실수로 가족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성전에 남다보니
가족과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리아의 애타는 마음은 이제
이해되지 않는 의문으로 바뀝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대화는 이어지지 않고
마리아는 그 마음을 간직하게 됩니다.
루카복음사가는 마리아에게
이 이야기를 직접 들었을 것입니다.
마리아의 감정을 세세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보아
전해 들었다기보다는
직접 들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루카가 이 이야기를 들을 때
마리아의 심정은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래전의 일을 떠올리면서
마리아는 그때의 일을 곰곰이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제서야 하나하나 이해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우리는
삶 속에서 종종 마주치곤 합니다.
이해되지 않아서 답답한 것도 있지만
세상 속에서 지식이 넘쳐나면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왠지 잘못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바뀌어 갑니다.
그러다보니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늘어나는 한 편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쉽게 잊히기도 합니다.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 느끼는 답답함은
그 상황과 연결된 사람을 거부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마치 그 사람 때문에 이해되지 않는 것 같고
이 상황을 잊고 거기에서 벗어나려면
그 사람을 더 이상 만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합니다.
마리아의 경우 그 대상은 아들 예수였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여기에서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머무는 것을 선택합니다.
애타는 마음, 이해되지 않아서 느끼는 답답함 등이
있었겠지만
그 안에 머무를 수 있던 힘은
아들 예수에 대한 사랑에서 왔을 것입니다.
사랑을 이처럼 이해를 넘어갑니다.
몰이해에서 오는 힘겨움에도
관계를 계속 이어갈 힘을 줍니다.
마리아의 마음을 기억하면서
우리 안에도 사랑의 마음을 키워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