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형제적 동등성이 있는 곳에 공존과 평화가 있습니다.

 

새로운 아침마다 무상의 선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려하고 다양한 색깔로 날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체계적인 이론을 동원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직 열어놓은 가슴과 눈으로 아름다운 사물들이 다가오도록 놓아주면 됩니다.

 

먼동이 트는 하늘과 잠에서 깬 새들과 아침이슬을 머금은 꽃들, 두 팔을 벌리고 나를 맞아주는 나무들의 몸짓, 계절마다 다른 옷을 갈아입는 피조물을 목격하면서 그들은 자기네가 서로 속해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내가 시간을 내어 충분히 바라보면 그들은 자신의 신비를 열어 보입니다. 우주를 돌보시는 아버지께서 피조물의 하나로 여기 머물게 해주시고 나도 그들과 함께 찬미가를 부르도록 내 몫의 악기를 찾아내어 창조주의 지휘에 따라 조화로운 교향악을 연주하게 하십니다.

 

내가 사라지면 참여의 의미가 없습니다. 매력적인 우주를 유산으로 물려받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내가 그분을 위하여 창조되었다는” (골로 1,16)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나는 생명을 주고받는 생명의 사슬에 연결되어 있기에 내어주는 몸으로 우리를 가르치신 하느님을 내어주는 몸으로 드러냅니다. 어디서나 듣고 볼 수 있는 생성과 소멸을 통해 자연이 우리를 가르치는 교사라는 사실을 배웁니다. 왜냐하면 자연은 아버지의 품이며 그 품에 안겨있는 어린아이처럼 안전과 풍요를 거기서 누리기 때문입니다.

 

다른 피조물과 비교하여 우월하다는 자아도취와 중독의 감옥에서 벗어나려면 다른 피조물과의 동등성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같은 기원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실에 굴복하는 마음이 없으면 결국 나를 지배자와 통치자로 만듭니다. 그것은 하느님이 하실 일이지 우리가 할 일이 아닙니다. 성프란치스코의 작음의 영성은 피조물과의 동등성을 넘어 우리를 그 아래에 두도록 초대합니다. 피조물들은 저마다 본래 창조된 모습으로 창조주를 찬미합니다. 그러나 인간이 창조의 목적을 상실하고 지배의 영역을 넓히면서 통제가 목적이 되어버렸습니다.

 

과학 문명과 더불어 태어난 개인주의는 서로 연결되어 생명의 에너지를 주고받는 관계를 지배의 구조로 만들어 하느님처럼 행세하려고 합니다. 여기에서 인간의 비극이 시작되었고 탐욕과 지배라는 구조적 실재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상호 간에 내어주는 공존보다 독점과 소유를 확장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킵니다. 인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지구 안에 전쟁이 멈춘 날은 하루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하여 더 많은 사람을 죽이는 악순환 속에서 불안과 공포와 절망의 신음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흥건하게 들립니다.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동등성을 포기하고 인간의 동등성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을 낮추어 꼭대기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관계의 동등성을 회복하려면 너와 피조물과의 동등성에 기반을 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형제적 동등성이 평화를 가져오게 합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형제적 동등성 위에 수도회를 세웠습니다. 관계의 기초가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위로부터 새로 태어나는 사람, 새 인간은 자기 창조주의 형상을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지면서 참된 지식을 가지게 됩니다.” (골로 3,10) 참된 지식은 우리와 동등해지기 위하여 하느님의 동등성을 포기하신 예수님처럼 온유하고 겸손하게 하느님과 너를 받아들일 공간을 마련하려는 내적 가난에서 깨닫게 되는 신비입니다. 그리스도를 아는 앎이 참된 지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몸의 지체들은” (골로 2,19) 하느님의 자리를 넘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동등성이 가져오는 관계의 신비 안에서 무상의 선물을 받아 굴복하고 누리고 내어주면서 동등함을 넘어 발을 씻어주는 위치로 스스로 내려갑니다.

 

아침마다 눈을 제대로 뜨고 잠에서 깨어나는 사람은 실존 세계도 깨어납니다. 깨어나지 않은 가슴은 깨어난 실재를 인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침마다 무상의 선물을 바라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피조물과의 동등성 안에서 그들을 형제라고 불렀던 성 프란치스코처럼 우리도 그들을 형제라고 부르며 그들과 함께 성대한 찬미가로 주님을 찬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생생하게 살아 있고 신선하며 사랑이 가득 찬 하느님께서 가까이서 나를 감싸고 계심을 느낍니다. 잠에서 깨어난 우리가 상호 간에 자신을 내어주는 창조물의 경이로움에 감탄하면서, 동등함을 지닌 형제로서 하느님의 선을 공유하는 거기에 기쁨이 발생합니다. 모두가 같은 바탕 위에, 어머니 땅 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새 하늘과 새 땅으로 (묵시 21,1) 돌아갈 희망이 생겼습니다. 이는 당신의 거처를 사람들 가운데로 옮기신 육화의 신비를 통해 너와 나의 관계 안에서 자비와 선이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작음의 꽃이 피어 동등의 열매를 맺기까지 온유와 겸손을 배우는 사랑의 학교에서 너와 피조물이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수업을 시작합니다. 1교시 내려가는 길, 2교시 내려놓는 길, 3교시 허용하는 길, 4교시 놓아주는 길, 종합시험 관계 안에서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의 현장실습

 

동등해져야 사랑하기 쉽습니다. 동등해져야 내어주고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동등해져야 용서하기 쉽습니다. 이것이 우리와 동등하게 된 하느님이 가르쳐주신 진리입니다.

 

공존과 평화의 열매는 거기서 열립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고”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 있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7 마주하는 얼굴들 마주하는 얼굴들   행동하는 자비와 선은 창조에 대한 응답이며 새로운 창조를 이룬다. 홀로 있는 시간, 고독한 시간, 외롭다고 느끼는 시간은 광야로 나가... 이마르첼리노M 2021.10.21 376
216 손옥연 자매님의 팔순을 축하드리며 손옥연 아녜스 자매님의 팔순을 축하드리며   삼위일체 샘에서 흐르기 시작한 자비의 물줄기가 지리산 기슭에 자리한 경호강에까지 흘러내렸습니다. 저희 형제들... 이마르첼리노M 2022.03.14 375
215 놀라움 놀라움   기쁨 경이와 경탄의 샘 창조 때 받은 선물   기쁨 묶이지 않는 자유 너를 위해 쪼개는 나   기쁨 복음의 완성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마르첼리노M 2020.11.20 375
214 관계 안에 불을 놓으시는 진리이시며 선하시고 아름다움이신 성령 관계 안에 불을 놓으시는 진리이시며 선하시고 아름다움이신 성령   마르틴 부버는 ‘모든 관계는 너와 나와의 관계이며 너와 나와의 관계가 아닌 관계는 나와 그... 이마르첼리노M 2023.08.14 374
213 역설이 남긴 유산 역설이 남긴 유산   십자가는 삶의 유산이다. 십자가의 역설을 삶의 계시로 받아들이는 믿음, 비극적인 것을 통합하여 선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생명의 에... 이마르첼리노M 2021.10.27 374
212 꽃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꽃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연초록 바다에 핀 산벚꽃 라일락 향기를 하얀 수건에 싸서 너에게 보낸다.   초원에 앉아 눈을 떠 보니 철쭉들의 얼굴엔 ... 이마르첼리노M 2021.04.09 372
211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은밀한 동기로 자신을 높이거나 내세우던 사람이 아버지의 자비를 경험하면 진지하게 자신을 살피기 시작한다. 자기 생각으... 이마르첼리노M 2020.02.23 372
210 부산물로 얻는 행복 부산물로 얻는 행복   진리는 나의 소유가 아니다. 예수님의 진리는 사람들이 소유하지 않을 때 진리로 남는다. 진리를 소유하기 위해 도덕적 완벽을 자기... 이마르첼리노M 2020.01.28 372
209 권위는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권위는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거룩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나 자신이 되어 가는 것이고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아내는 것이다.   내 존재... 2 이마르첼리노M 2022.01.19 371
208 정동 이야기 (7) 정동 수도원 이야기(7) -  언어학원 명도원 정동에 수도원 건축을 결정했을 때 건축 계획안에는 언어학원 설립 계획이 포함되어 있었고 로마의 승인도 마친 ... 이종한요한 2021.12.28 371
207 정동 수도원 이야기 (4) 정동 수도원 이야기 (4)  -  이 아뽈리나리스 관구장 관구장으로서 임기를 끝낸 후 로마 총본부로 가서 양성 학문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세계적으로 우리 ... 이종한요한 2021.11.11 371
206 변화로 가는 길에서 변화로 가는 길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름으로 변화된 사람은 관계적 변화로 나아가며 관계적 변화는 보편적 변화로 나아간다. 이러한 변화가 없으면 변화... 이마르첼리노M 2021.10.18 370
205 변화를 허용하는 너의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내면의 불안을 내어 맡겨라 나에게 있어 성장과 변화의 길로 나를 안내하는 깨달음은 단순하고 유약하게 표현되는 내면의 불안을 주님께 내어 맡기려는 가운데 ... 1 이마르첼리노M 2022.10.16 369
204 신앙의 현주소 신앙의 현주소   나의 내면에 깊은 골짜기에서는 그분에게 소유된 나와 나에게 소유된 하느님을 만난다. 내가 그분께 더 많이 속하면 속할수록 그분도 나에게 자... 1 이마르첼리노M 2022.02.26 369
203 우월감의 필요성이 사라진 땅에 피는 자유의 꽃 우월감의 필요성이 사라진 땅에 피는 자유의 꽃   나는 내가 선하지 않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혹시라도 나에게서 선한 ... 1 이마르첼리노M 2022.01.21 369
Board Pagination ‹ Prev 1 ...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