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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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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에서 그리스도의 신비로,

 

우리 인생을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눈다면 전반부와 후반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대부분 전반부의 인생은 전통에 근거하여 살아갑니다. 돈 벌고, 교육받고, 결혼해서 자녀 낳아 기르는 일로 채워집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지키는 데 나머지 인생을 모두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0년쯤 그렇게 살다 보면 이것이 내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상상할 수 없게 됩니다.

 

전반부 인생에 속한 그리스도인들은 행복하게 살다가 죽어서 천국 가는 데 몰두해 있습니다. 내세를 위한 피난처를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 최소한 지킬 것들과 바칠 것들을 챙겨야 한다고 숙제하기 바쁩니다. 계명 준수와 기도와 희생과 재물봉헌을 셈하는 데에 여념이 없습니다. 사후 보상과 처벌이라는 틀에 묶여 있기에 행동하는 동기들이 거기에 맞춰져 있습니다. 상을 받기 위해서나 벌을 받지 않기 위해서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만 중요할 뿐, 이웃과 소외된 이들, 가난한 사람들과 하느님까지도 그들을 향한 실천적 사랑이 설 자리가 없습니다. 이것이 전반부 인생의 종교이며 대를 이어 살아가는 흔한 현상입니다.

 

전반부 인생은 생존을 위한 문제입니다. 그들의 관심은 대체로 번식과 먹을 것, 생존에 쏠려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일은 나름대로 하느님을 기쁘시게 해드린다고 여겨지는 개인적이고 도덕적인 우월감뿐입니다. 도덕은 다양한 수준의 순결 윤리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들의 기도는 눈앞에 있는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기도는 자기 목적만을 위한 지향이라는 데 미안한 나머지 체면치레로 할 뿐입니다.

 

후반부 인생은 그리스도의 신비에 연결되어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전반부 인생이 상승을 위한 시도였다면 후반부 인생은 내려감과 내려놓음으로써 하강의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덧셈이 아니라 뺄셈을 통해 나를 개방하고, 내어주는 데 맞춰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하여 나에게서 내가 해방되는 자유를 위한 길을 내야 합니다. 상생을 통해 공존의 지혜를 배우고 꼭대기에서 내려와 동등하게 너를 대하고 내면의 평화가 깨지지 않도록 관계를 새로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삶을 즐겨야 한다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나의 삶이 얼마나 지속될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순간을 맛보며 살아가야 합니다. 이 순간은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이 선물이라면 먼저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굴복에서 출발해야 즐길 수 있습니다. 편한 멍에와 가벼운 짐은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굴복으로 얻을 수 있는 복입니다. 자진해서 굴복하는 것이지, 마지못해 굴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온전한 현재는 존재의 아름다움과 삶의 충만함의 실재입니다. 인생은 짧아도 하느님께 허락받은 것이니 사는 동안 기쁨과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나를 떠나보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무상의 선물을 받아 들고 내어주는 삶이야말로 지금 여기서 누리는 최상의 행복입니다.

 

후반부 인생은 내가 없어야 행복합니다. 전반부 인생에서 내가 중요했다면 후반부 인생에서는 너와 피조물이 중요합니다. 너와 피조물을 통해 전달되는 하느님의 자비와 선이 나를 기쁘게 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미래는 우리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큽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다 보면 변화하는지 모르게 변화되고, 죽는지 모르게 죽습니다. 내어주는 사랑이 그렇게 합니다. 예수님은 인간을 위하여 하느님을 해방하고 하느님을 위하여 인간을 해방하러 오셨습니다. 해방이 있는 곳엔 내가 없으며 오직 하느님의 선하심과 아름다움만 남아 있습니다. 그것을 어찌 하느님 나라라고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신심과 예배로 하느님을 통제하려는 이들은 죄에 대한 사면과 보속을 통하여 하느님을 사려는 온갖 시도를 멈추지 않습니다. 선의 흐름이 있는 관계는 하느님께 가까이 갈 자격과 순결함을 얻으려고 팔고 사는 장사치들을 추방하는 현장입니다. 기도와 희생을 바쳐 하느님과 거래하려는 이들을 단숨에 물리치는 현장입니다. 하느님은 인간의 보속으로 대체하실 수 있는 분이 아닙니다. 그분은 아버지로서 무상으로 주실 뿐입니다.

 

인생의 후반부는 선택과 결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선택과 결단에 따른 책임감이 후반부 인생의 내 얼굴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책임 있는 사랑이며 그 사랑이 모든 관계 안에 흐르는 선의 실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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